시::권말선457 [산문시] 미 대사 해리 해리스를 구속하라! [산문시] 미 대사 해리 해리스를 구속하라! - 미 대사관저 담장을 타고 넘은 대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한 해 1조! 차고 넘치게 빼앗아간 돈으로 이자놀음 했던 놈들이 이제는 6조의 ‘방위비’ 상납을 요구하며 노동자 해고라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 마당에 ‘날강도 해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는 외침은 마치 그 놈 아가리를 한 방 세게 날려 준 듯 통쾌하기 그지없다. 미 대사관저 담장을 호기롭게 줄줄이 타고 넘고 침략자의 정원을 가로지른 우리 대학생들, 너무 대견하고 고마워 절이라도 하고픈 심정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대신 해 주어 속이 아주 시원-하고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간다. 악마의 소굴 같은 미 대사관 앞을 지날 때마다 분노에 치를 떨며 침이라도 뱉고 싶었다. 똥물이라도 퍼 던지고 싶었다... 2019. 10. 19. [시] 안녕, 온유 안녕, 온유 권말선 안녕, 온유교대역 지하철을 내리면 보이는너의 초상을 마주한 어느 날부터다짐, 약속, 기억의 고리인 양자꾸만 네 이름 불러본다 안녕, 온유하고 불러 보면 빙긋 웃는 듯네 볼은 살짝 동그랗게 부풀고부푼 네 볼을 가만히 쓸어보면부드런 온기를 넘겨주는 너 안녕, 온유갑판 위에서 기다렸다면 살았을 텐데울음소리 비명소리 들리는 곳으로너, 구명조끼도 없이 친구들 곁으로돌아올 길 대신 택한 친구들 곁으로 너는 수많은 발길 속 초상으로 고요히찾았느냐고 나를 향해 묻고 있는데나는 이렇게 걷고 뛰면서도 네 앞에 서서 아무런 답이 없구나 진실을 끌어올리지 못해네 앞에 멍하니 서 있는 것이냐진실을 끌어내기 위해너를 뒤로하고 걷고 또 뛰는 것이냐 안녕, 온유많고 많은 까만 눈동자의 온유들아 파묻힌 모든 진실 .. 2019. 9. 30. [시] 아름드리 큰 나무로 자라라 아름드리 큰 나무로 자라라- 차별에 맞서 싸우는 우리학교 아이들에게 권말선 솜털 보송하고 눈동자 까만 아이들아천둥 번개에 움츠리지 말고 자라렴사랑과 보살핌의 양분을 먹고지지와 응원의 볕을 쬐며손잡고 자라나라 넓고 높게 방울꽃 같이 울리는 네 노래물결치듯 펄럭이는 네 춤활짝 터치는 네 웃음 앞에차별과 배제, 탄압의 시련은머잖아 곧 사라지고 말거야 제국의 칼날은 산산조각 부러지고이제 저들의 시대는 저물었으니 밝은 태양아래 꿈꾸는 아이들아이제 곧 너희 세상이 온다이제 곧 너희 날들이 온다네 주변이 온통 너를 지키리니아름드리 큰 나무로 자라라 마지막 비바람이 너를 흔들어도스스로 지켜내는 너를 믿으렴너를 둘러싼 큰 숲을 믿으렴손잡고 어깨 겯고 거침없이 자라나마침내 무성한 숲으로 우뚝 서렴 2019. 9. 20. [시] 어머니의 작은집 어머니의 작은집 권말선 어머니 집 밥그릇은 장난감 같아설거지하는 내 손 안에 쏘옥 들어오네나한테 큰 그릇 장만해주시느라이렇게 작아졌을까, 어머니 밥그릇은 어머니 집 냉장고는 조그마해서반찬그릇 몇 개밖에 들어가질 않아자식들 냉장고에 김치냉장고까지채우고 채우시느라 그만 작아져버렸나봐 부엌도 밥상도 작아지고밥솥이며 냄비도 자그맣고걸음걸음 보폭마저도 작아져아장아장 걸으시는 어머니 명절이라 찾아 온 딸자식바리바리 챙겨서 보내고 나면덩그렇게 남는 허허로움기도로 채우실 어머니 다 떠나고 홀로인 단칸방에무릎 꿇고 손 모으느라더 작아지시겠구나 우리 어머니 2019. 9. 20. [시] 아베의 얼굴 아베의 얼굴 권말선 아베의 얼굴에는 아베만 있는 게 아니다 을사늑약, 강제병탄으로사무라이 칼날 휘두르며조선땅 꾸역꾸역 먹어가던 놈들그가 쓴 가면을 들추지 않아도 보이는일제의 게걸스런 야만이 새겨있다 어디 그 뿐인가그 놈들 배속에 나라를 밀어 넣은 이완용부터백성들 피눈물 갖다 바친 앞잡이들 -한일협정의 박정희, 독도를 바치려던 이명박성노예합의, 군사정보 팔아먹은 박근혜까지,전쟁에 미친 일제를 부추기며 제 이익 챙기던제국주의 나라들 탐욕도 있다저 간사스런 아베의 얼굴에 다 어려 있다 그러니 일제의 총칼에 강토가 짓밟혔던무자비한 세월은 이제 끝났다고 누가 말할 수 있으랴 총칼에서 돈으로 모양만 바꾼 경제침략으로다시 우리 땅에 발 들이미는전범의 자손 아베가 있는 한,전쟁을 위해서는 기꺼이 미국의 졸개가 되어동해.. 2019. 8. 1. [시] 용산미군기지 포위작전 용산미군기지 포위작전-풍물패 '미르마루(龍山)'와 함께 권말선 갠지 갠지 갱깨 깨 개갱 갠지 갱깨 깨 용산미군기지 둘레를 꽹과리 징 장구 북치며 길놀이 간다 마흔 넘어 처음 북이며 장구를 배우는 사람도 대학생때 이후로 20년 만에 다시 치는 사람도 미군기지 앞에서 투쟁은 처음한다는 사람도 사연은 가지가지나 마음은 다 한가지 미군이 오염시킨 용산 깨끗하게 정화하고 온전히 반환하라는 목소리 전하려 비밀과 은폐의 소굴 미군기지 주위를 돌며 풍물을 친다 덩기 덩기 덩따 쿵따 더덩 덩기 덩따 쿵따 용산미군기지 길고 긴 담장 따라 길놀이 간다 무자비한 얼굴의 철문이 팔짱 낀 채 노려보고 담장 위 뒤엉킨 철조망이 푸른 하늘 찔러대는 곳 아무렇게나 쏟아버린 기름 속 발암물질, 실험실의 세균무기들 주한미군 우글우글 모여.. 2019. 7. 10. [시] 촛불이 폭도에게 (사진 : 인터넷검색) 촛불이 폭도에게 권말선 그 때 나는 폭도였다박근혜 퇴진 촛불이 막 시작될 무렵경찰차는 여지없이 광화문 광장인도와 차도를 갈라 벽을 치듯 늘어섰고사람들의 공간을 침범한 경찰차가 미워그 큰 바퀴 한 발 냅다 걷어 차버리자누군가 뒤에서 어깨를 잡으며 간절한 음성으로“폭력은 안 돼요!”촛불 든 우리를 폭도로 매도하려했던 그들에게 보란 듯폭력의 ‘ㅍ’도 용납하지 않고 질서정연했던 촛불들경찰차에 꽃 스티커를 붙이고경찰에게 손난로를 건네던 사람들 눈에경찰차를 발로 차던나는 어쩌면 위태로운 폭도였다 그러나 그 때 진짜 폭도가 검은 막 뒤에 숨어그들의 총을 갈마쥐며 때를 노리고 있었음을그들의 군대가 은밀히 움직이려 하고 있었음을계엄군의 눈초리가 사람들을 막아서고계엄군의 수갑이 어딘가로 사람들을 끌.. 2019. 6. 7. [시] 다시, 촛불 다시, 촛불 권말선 그 때 우리는 알고 있었다박근혜 탄핵 사유에왜- 왜-세월호만 안 되는 거냐고한 아버지(예은 아빠)가 쉰 목으로 울부짖을 때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우리,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때 우리는 분명 승리했지만자식을 빼앗긴 아비의 절규 앞에 모두 울어야했다 1,700만의 촛불로 추위와 어둠 몰아냈던 광장에민의가 내버려지지 않고 떠받들려야 할 국회에암흑 같던 지난날보다는 나아져야 할 이 나라에 금수들이 사람의 껍데기를 쓴 채악에 받쳐 거짓말을 내뿜고온갖 잡스런 깃발 흔들며 발광하고토악질하듯 오염된 말들을 쏟아내는데저 금수들이 언제고 다시 총칼과 대포로광장을 짓이기려는데저 짐승들이 언제고 다시 외세를 등에 업고풀 꽃 나무 하늘 공기마저 조각내려는데 눈에서 흐르는 것이 눈물이 아닌뼈를 저미고 .. 2019. 5. 24. [시] 노동절(MAY DAY)에 뿌려진 전단 노동절(MAY DAY)에 뿌려진 전단 권말선 내가 산 구두 한 켤레걸을 때마다 또각또각기분 좋게 울려 퍼지는 경쾌한 그 소리는맨 처음 어디서 왔을까 내가 산 구두 한 켤레 속장시간 노동과 최저도 못 되는 임금에 지친제화노동자의 한숨 섞인 탄식은공장을 나서는 순간 삭제당하고파닥파닥 돈다발 세는 소리기름진 손가락들의 술잔 찧는 소리골프공 튕기는 소리로 바뀌고 말아또각또각 명랑한 소리로 바뀌고 말아 노동자들의 축제여야 할 노동절에"유통수수료 낮추고 모두 함께 살자!"광장에 뿌려진 제화노동자들의 외침은살려 달라 손 내미는 절박함은힘 있고 돈 있는 자들 귀에까지 닿을 수 있을까 내가 신은 구두 발걸음 맞춰 일정하게 뱉어내는또각또각 그 소리는제화노동자들이 망치로 바늘로심고 꿰매놓은 응급구조신호 “MAYDAY MAY.. 2019. 5. 6.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