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599 [시] 나무를 보면 오르고 싶어지네 나무를 보면 오르고 싶어지네권말선나무에 올라 감 따 먹고나무에 올라송충이에 쏘이고나무에 올라동생의 뻗은 손 잡아주고나무에 올라집 떠나는 언니, 언니를 불렀었지나무에 오르며오르고 내리며나는 자라났고어린 시절을 그 나무에 올려둔 채떠나온 뒤론나무를 보면나무만 보면오르고 싶어지네나무여다시 나를 올려주렴, 허락해 주렴꺼슬함마저 정겨운 네 껍질 그러잡고디딤돌 같은 네 옹이에 발 디디고그때처럼 번쩍 오르려니나무에 올라나무에 올라여태 날 기다리는 어린 추억들즐거이 만나려니안아주려니...나무를 보면나무만 보면오르고 싶어지네 2025. 11. 19. [시] 자주란 무엇인가 자주란 무엇인가권말선깡패 같은 트럼프가 우리를 향해돈 될 만한 건 죄다 내놓으라고땡빚도 내고 미래도 저당 잡히라고남의 나라 전쟁에도 동원되면서영원히 제 하수인으로 살라고쇠줄로 묶어 이리저리 끌고 다닐 때주먹을 우르르 떨며나에게 묻는다,자주란 무엇인가깡패 같은 미국이 우리 안방에서반란에도 참견질대선에도 참견질극우망동에도 특검에도감 놔라 배 놔라 씨불일 때이빨을 우두둑 갈며또 묻는다,자주란 무엇인가전 세계를 돌며 전쟁으로 협잡으로이 나라 저 나라 등쳐먹는 재미로 사느라막상 제 집 망해가는 꼴은 몰라이제 내란과 내전을 목전에 둔쑥대밭 난 저 제국을 보면서도여전히 한미동맹이 최선이라며MASGA에서 무궁화 훈장까지가스라이팅에 갇힌 우리를 볼 때밤새 심장을 퍽퍽 뜯으며또 물어본다,자주란 무엇인가자주!자주는 무엇인가.. 2025. 10. 20. [시] 촛불풍물단 만세 촛불풍물단 만세- 촛불풍물단 3년 자축시권말선우리는 광장에서 만났네스스로 한 줄기 촛불이 되어악기로 가락으로 흥으로 싸웠네싸우고 이기며 하나가 되었네촛불풍물단 걸어온 천일에승리의 사연 맥박 쳐 흐르네반란이 우리를 가로막았을 때분노에 차 그러잡은 악기에서쏟아져 나온 것은 흥이었다네흥으로 촛불의 길 열어주고흥으로 승리, 또 승리했네촛불풍물단, 역사를 만들었네촛불풍물단이여 어서 오시라아스팔트도 설레며 기다리네어서어서 풍물을, 흥을 펼치라촛불시민도 웃으며 반기시네발끝보다 심장이 먼저 달려가네저 광장, 우리의 싸움터로풍물에 진정을 담아 두드리면넘치는 힘, 악기는 무기가 되네반란세력 한 톨도 남기지 말자!적들을 단죄하는 회초리라네얼마나 근사한가 투쟁은 승리는얼마나 소중한가 함께 하는 동지는외세 없는 자주세상 꼭 만.. 2025. 10. 20. [시] 조지아에서 개성공단을 불러보다 조지아에서 개성공단을 불러보다권말선떠올려 보아도 불러만 보아도 가슴에서인지눈샘에서인지불쑥 밀려들어선뭉글대다 툭 터지고 마는느꺼운 이름아, 개성공단조지아를 겪고 개성공단을 돌아보니거기가 과연 그처럼 불손한 곳이었나버리고 떠나올 만큼 동토였단 말인가주적이라느니 멸공하자느니반란의 그들이 전쟁을 획책했던 땅동맹이란 작자들이 여전히 적대하는 땅그리하여 이 추억은 이 안타까움은한낱 허망한 모순, 신기루란 말인가우리 민족 마음 모아 만들었던꿈의 둥우리 개성공단노동자도 자본가도 모여들어웃으며 일하고 통일을 가꾸던애지중지 겨레의 옥동자로 키우던지금쯤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을개성공단, 그 따스한 둥지를 떠나조지아, 바다 건너 먼 먼 남의 땅에서선한 겨레 대신 악한 동맹에게기꺼운 웃음 대신 공포의 사슬에 묶여옥동자 대신 분.. 2025. 9. 27. [시] 질경이가 아이폰에게 질경이가 아이폰에게권말선나는 이 땅에 피고 지고 피고 지는찔레요 민들레요 질경이다소중한 제 땅 아끼고 사랑하며다정한 내 식구들 귀히 여기며가늘어도 억척스레 살아가는당찬 풀꽃, 민초다조금 더 돈을 모아다시 아이폰을 사려했다반짝이는 신형 아이폰비싸지만 오래 쓰리라 생각하며사치 아닌 실용이라 여기며다시, 아이폰을 사려했다이 땅 한 포기 어수룩한 민초가너희 제국의 상표 아껴주니나를 우습게 보았느냐우리를 만만히 보았느냐쇠사슬로 묶고 감금해도 되는설마, 식민지 노예로 보았느냐민초! 우리가 오천 년 역사 속을 걸으며얼마나 변화무쌍, 강인하게 살아왔는지빈 드럼통 같은 너희는 정녕 몰랐으리라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때론 짱돌로 때론 죽창으로화살로 육탄으로 총알로 촛불로똘똘 뭉쳐 이 땅을 지켜왔다, 우리는제국의 탐욕에 신.. 2025. 9. 21. [시] 피 묻은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 피 묻은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권말선그는 두 손 벌려 그걸 얻었지요굴욕의 아메리칸 파이히죽히죽 도리도리 열창하곤주인이 던져 준 개목걸이냉큼 제 목에 걸었지요주인이 한 입 깨물면우수수 떨어지는 빵부스러기그걸 주워 먹겠다며기꺼이 무릎 꿇고 기었지만결국엔 내쳐졌죠 버려졌죠 야만의 아메리칸 파이우린 이제 즐기지 않기로 했어요원주민의 피와 살로이웃 나라들의 피와 살로동맹 나라들의 피와 살로지구상 숱한 나라의 피와 살로반죽하고 구운 아메리칸 파이탐욕으로 비대해진 제국의 파이이제 버리기로 했어요악연의 고리 끊어내기로요그들의 콜라와 커피를 버려요그들의 소고기와 햄버거를 버려요그들의 컴퓨터와 자동차그들의 음악과 영화도 버려요끝없이 강요하는 간섭과 노예사슬무기강매와 현금탈취, 전쟁동원그 모든 폭력적 동맹을.. 2025. 9. 15. [시] 호수 호수권말선집을 나와호숫가에 서서호수에 안긴하늘과 산과 들마을과 길을 본다안온하고나어머니 품 속잠든 아이들처럼저녁 어스름이 되자문득나만 없는 저 풍경이서럽고 싫어집으로 간다나도 이제그 품에 안긴다 2025. 8. 24. [시] 칡넝굴 칡넝굴권말선맹렬하구나쭉쭉 타고 오르는마구 뻗어나가는저 기세채찍처럼 꽂히는땡볕 아랑곳없이길도 산도 다 덮어버리려는악바리 습성뒤튼다붙든다감는다당긴다오른다 또뒤튼다더위 주춤해지고해 짧아져시나브로 누군가바스락, 울음 터치기 전산을 타 넘자면길을 다 건너자면한 걸음이라도 더더 내달려야지해마다 저 너머서 울리는목소리 당신 목소리부르기 전 이미 듣고야 만목소리 귀 익은 그 목소리그러니 올해는 기필코!허나 시간이 없다 얼마 없다고 마른 눈물 삼키며달린다 앞만 보고앞서 내달리던 순햇살에 또 찔렸는가꽃잎에뚜-욱,붉다 2025. 8. 24. [시] 갈마 갈마권말선반도 땅에숱하게 주렁진 반도, 그중에서도 호랑 등줄기 타고 쭉 올라가다갑작스레 움푹 굴곡진 곳동해 파도가반도 땅 가장 깊숙이 밀려가는 거기'나 예 있소!' 하며 손 번쩍 들듯길게 뻗어 난 반도,갈마바다를 두고 서로 마주 선 호도반도와는바다를해변을세상을 둥그렇게 그러안은 듯 보여서마치도 왼 종일 동네방네 뛰놀다어둑해지면 품에 안겨드는 어린 녀석들너무도 귀타고 어여쁘다고 사랑 담은 눈으로 바라보며두 팔 벌려 꼭 품어 안는어머니, 어머니 같달까시공 넘어 자자한 명사십리부드런 그 모래 비결은 뭘까따스한 어머니 품 닮아서그 품에서 자란 아이들과까륵까륵 뒹굴고 놀아서태양이 넉넉히 뿌려주는 볕에바다는 오묘한 색으로 물들고바람에 등을 맡긴 파도는쉴 새 없이 해변으로 와와 달리고오가는 사람들 얼굴마다엔해바라기 .. 2025. 7. 22. 이전 1 2 3 4 ··· 1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