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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끼 밥 한 끼 밥권말선진공포장 기계에 밥을 준다 오늘 밥은 숙주다네모난 비닐 밥그릇 속에150g 때론 130g 그보다적지도 너무 많지도 않게일정한 리듬으로 쉬지도않고 내미는 밥그릇 바삐 바삐 채운다 그릇 밖으로삐져나가지 않게 요리조리쉼 없이 마구 밀어 넣자면숙주 허리 부러지는 똑 똑소리 누군가의 한 끼가 될차돌박이 숙주볶음 혹은소고기샤브샤브 밀키트에묶여 팔리기 직전 숙주가내지르는 비명 그렇지만멈출 수는 없다 내 허리도찌릿찌릿 끊어질 것 같다덩치 큰 기계에 매달려서등허리 구부리며 무릎도꺾어가며 호흡보다 더 더빠른 속도로 몰아쳐대는채찍질 같은 기계음 맞춰부지런히 밥 다 먹여놔야나도 겨우 먹고 살 수 있다몇천 그릇 다 먹이고 나면지쳐 떨어져 내 밥 한 그릇챙길 기운 남지도 않지만내일도 모레도 바삐 바삐먹여야 한다 그.. 2025. 2. 17.
[시] 권영세에게 경고한다 권영세에게 경고한다권말선권영세, 너는 절대 참회하지 마라새누리당 시절엔 박근혜를국힘당에서는 윤석열을대통령 만든 덕에 호의호식영달을 누리며 잘 살았으나네가 힘써 만든 대통령들 모두하나같이 탄핵당한 자들그러니 너도 그 작자들과몰락의 길 함께 가라아서라, 참회하지 마라마음에도 없는 참회 대신다음 선거를 위한 눈물쇼 대신네 욕망 다 끌어안고그들과 함께 끝내 저물거라너는 참회를 모르는 인간말종국민을 기만한 자를전쟁불구름 도모한 자를국민에게 총부리 들이댄 자를독재망상에 빠진 자를네 밥그릇 네 권력 네 영달 위해방조, 옹호하다 다시 권좌에 앉혀독재와 전쟁을 완성시키려는내란수괴와 공범내란수괴의 비호세력끔찍한 괴물일 뿐이다파면에 놓인 윤석열 따라감옥에서 최후를 맞으라국민을 배신한 자의 최후내란을 싸고 돈 자들의 최후발악.. 2025. 2. 12.
[시] 오래전 그 사람에게 오래전 그 사람에게권말선그대가 떠나고영영 사라지고혹시나 올까 기다려도그대는 오지 않고영영 오지는 않고때때로 꿈속으로편지만 보내시더이다찾아갈까 그랬나요보낸 이 주소도 없는사랑의 그리움의 말도 없는희미해져 다 읽을 수 없는아침이면 흩어지고 마는편지나마 또 받고 싶어꿈으로 꿈으로 달려갔어요다른 사람 사랑치 말 걸십 년 아니 그보다 더 오래기다려볼 걸 그랬나요꿈속 편지도 끊긴 지 오래서로를 잊은 지 이제는 꽤 오래때때로 그대 닮은 그림자 태연히기억의 골목 서성입니다 2025. 2. 6.
[시] 별 보러 간다 별 보러 간다권말선초저녁 본 별다시 그리워새벽녘 별 보러 간다가로등 없는 데서 올려다보면고운 설탕 뿌린 듯하얀 별밭이라는그 뽀얀 별들 보고파서가장 가까이서 별인척별 가리우고 미혹하는가로등일랑 꺼버리고잠들었던 마음의 눈 깨워먼 하늘 참별 찾아본다메밀꽃송이 따다 꽂은 듯굵은소금 몇 줌 톡톡 심은 듯설탕가루 타르르르 뿌린 듯촘촘히 서서 반기는저 별 별 별들초저녁 본 별 그리워새벽녘 다시 별 보러 간다차마 놓지 못한 이름들 숱하게별이 된 이름들 숱하게신호처럼 아롱아롱 속삭인다잊지 말라고 아직잊지 말라고(2025. 1. 18 산청에서) 2025. 2. 6.
[시] 광장은 우리의 힘 광장은 우리의 힘권말선너무도 선명해서금방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다민주주의 세워 놓고 마구 총질해댄내란수괴 윤석열을그래, 이참에 다 뿌리뽑자 싶었다제 세상이다 싶어 설치는극우세력과 내란동조 국힘당여기저기 뿌리내린 암적 존재들까지역사청산 제대로 하자 싶었다 빙산의 일각이라 했던가보이는 건 전부가 아니라고생각보다 그들은 더 넓고 촘촘하다생각지 못한 그곳에도 그들이 있다윤석열 뒤에서 김건희 주변에서언론 군부 검찰 정부 그 안에서내란은 아직 스러지지 않은 채이무기 망상처럼 불안스레 꿈틀댄다 일을 하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밥을 먹다가도자칫 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까혹시나 저들이 또 발광하지 않을까나약해진 우군이 타협하지 않을까각성이 소스라치게 벌떡 일어나신경을 마구 두드려 댈 때생각나는 곳은 오직 광장가야할 곳은 오.. 2025. 1. 8.
[시] 다시 깃을 펼쳐 다시 깃을 펼쳐권말선생과 사는 왜 이다지도한 치 빈틈 없이 단호하게다른 세계 다른 영역인가꼭 그래야만 하는가강물이 한 줄기로 엉켜 흐르듯생사도 함께일 수는 없는가다시는 마주할 수 없는다시는 느낄 수 없는공간 너머 알 수 없는건너지 못할 아득함이토록 가혹해야만 하는가고통은 파동에 실려끝 간 데 없이 번지는데생과 사는 왜 서로넘볼 수도 오갈 수도 없는가왜 그래야 하는가울음으로도 세월로도다독일 수 없는 슬픔사랑이여 내 사랑이여이별이란 말 따위 흙먼지 털듯 툭툭 털어내고 어서 다시 깃을 펼쳐이리로 날아오려무나사랑이여 어여쁜 내 사랑이여 2025. 1. 1.
[시] 총알받이 총알받이- 촛불풍물단 '마마'님의 소회를 받아 적다권말선아들아계엄이터졌단다비상계엄이그염병할인간이드디어미쳤나보다얼렁국회로가야것다사람들이거기로모이고있단다넌집에있거라나오지말어총소리가나도모른척해국회앞에서총맞아죽은사람있다고해도당장은엄마를찾지말어괜히빨갱이자식이란소리들으면어쩌냐너까지잡혀가면어쩌냐나중에나중에엄마가영집에안돌아오면나중에실종자신고나해놔라급히택시잡아타고국회로가는데다리못건너길은막히고걸어서라도가자싶어한강다리건너는데웬젊은사람들이이렇게나많이듣자하니국회로간다고아니젊은너들이거길왜장갑차가깔리고헬기가떴다는데군인들이총을잡았다는데새파란너희들이어쩔라고거길나이많은우리가가면되는데광주에서살아난목숨여태죄스런마음으로살아왔는데그때그총소리아직도들리는데그한오늘에나씻을라고살만치산목숨이제사총알받이라도할라는데젊은너들이어쩔라고이다리를건넌다냐 어머니,.. 2024. 12. 23.
[시] 흥으로 이겼노라 흥으로 이겼노라- 촛불풍물단 헌정시권말선"찬성 204표!" 국회의장 방망이 세 번 다 때리기도 전에우리는 들었노라꽹과리 먼저 일어나 승리를 고하는 소리깨갱깽갱갱그 작은 동그라미에서 시작된 것은덩실 춤 마음껏 춰 보자는 신호환호를 내뱉으라는 허락눈물 웃음 모두 다 쏟자꾸나풍물소리에 맞춰 춤추는 사람들강강술래, 아리아리랑여기저기 동그라미 어우러져흥겹구나 소중한 승리로구나정으로 의지하며 다져온 시간우리가 오늘의 독립군이라며오랜 세월을 두고 빼앗겨 왔던마지막 한 방울 민중의 피까지다 기억하고 함께 승리하자는가락마다 어린것은 다짐이었다촛불풍물단 가는 길 마다들썩이며 함께 춤추던 시민들흥에 겨워 주고받던 환한 웃음들감히 누가 우리를 막아 세우랴감히 누가 우리 손에서 채를 앗으랴바짝 마른 가죽 온몸으로 때려고요에 젖.. 2024. 12. 21.
[시] 폭설, 그 후 폭설, 그 후권말선목숨까지 위협하며 퍼부었던 폭설산비탈 응달에만 희끗 남았을 즈음살기 앞세운 계엄 폭설처럼 쏟아졌다요망한 것들의 사악한 반란으로오천만 생가슴은 물론이고지난날 이 땅의 목숨이었던어여쁜 산과 강, 작은 길거기 깃든 나무와 풀과 돌하늘에 의지한 별들까지도그만 옛 기억에 움푹찔리고 말았다제 아무리 두꺼운 폭설이라도설령 넘어지고 미끄러진대도아파하고 때론 웃어가며쓸고 밟고 던지고 굴리다 보면결국엔 다 사그라지고 말듯계엄이라는 검은 폭설도 그렇게 없애려던 것일까선뜻 그 속으로 뛰어든 이들은아아, 두려움 대신 발랄한 저항으로아아, 주저함 대신 흥겨운 분노로밀어버렸다, 저 반란 따위 막아버렸다, 아주 단숨에사랑, 아니겠는가나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이들을 향한예의, 아니겠는가먼저 가신 이들의 뜨거운 목숨에.. 2024.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