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권말선457 [시] 정히 받습니다 정히 받습니다 권말선 한달음에 가고팠을발걸음 대신먼저 보내신따뜻한 그 마음은9월의 천지물에외투깃 적실새라살짝 들어주시던 손길처음하는 손가락하트살그머니 받쳐주시던가지런한 손받침 같은순전한 마음이겠지요 닿을 듯 닿은 듯그리운 통일오시는 듯 오신 듯기다리는 님 누구도 흐릴 수 없는아무도 막을 수 없는가로챌 수도 없는크고 맑은 사랑으로달래어주시고위로해주시는 정히 보내신그 마음정히 받아 안습니다 아, 그 사랑조금이라도 닮아보려 합니다. 2020. 10. 23. [시] 나는 반미反美한다 나는 반미反美한다 권말선 국민(초등)학생이던 열 살 무렵학교에서 친구에게 말했지‘야, 어제 박정희가 죽었대’친구가 쉿, 손가락으로 입을 막으며‘조용히 해, 그런 말 하면 안 된댔어!’반공교육에 빨갱이 타령 무한 세뇌시키던박정희는 죽어서도 아이들 입을 틀어막았지그 때를 떠올리며 나는 반미한다 첫 아이 품에 안고 어르던 스물 몇 살에TV뉴스를 보며 이해할 수 없었던 건나쁜 짓 하고 감옥 갔던 정치인이어느 날 다시 의원나리가 되어 나타났을 때사계절 빼어난 경관만큼이나 우리 사회도 아름다운 게 맞는 걸까저런 부정한 자를 용납해도 되는 걸까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렸었지아가야, 네가 커서 어른이 된 세상에는 저런 나쁜 사람들 더 없었으면 좋겠구나막연히 바랬었지, 순진하게도…부정한 자들의 여전한 득세가 싫어 나는 반미.. 2020. 9. 21. [시] 하늘이 엎어진 날 하늘이 엎어진 날 권말선 버스 창밖으로 비가 억수로 퍼붓습니다 페이스북을 여니 폭우에 홍수, 온통 비 소식입니다 전 국토에 물난리가 났습니다 큰, 큰물이 산과 길, 집 논과 밭과 나무와 자동차를 쓸고 다리와 강을 타 넘고 온갖 농작물을 헤집어놓고 게다가 소를… 사람을… 어떡하면 좋을지 마음에도 철철 비가 옵니다 버스가 편도 1차선 시골길 정거장에 멈춥니다 할머니 한 분이 오르십니다 비옷에 장우산, 큰 수레를 얹으며 힘겹게 올라 운전석 뒷좌석에 조심스레 앉으십니다 “할머니, 내리는 문 가까이 앉으시면 이따 내리기 쉽지요.” 기사님 말씀에 천천히 내 앞자리에 옮겨 앉으십니다 할머니가 앉으시길 기다렸다 다시 출발합니다 할머니도 나도 조용히 창밖을 바라봅니다 두어 정거장 지났나, 할머니가 휴대전화를 꺼내십니다 .. 2020. 8. 9. [시] 백두 아래 삼지연시 백두 아래 삼지연시 권말선 그림이다화가의 붓이 아닌불가능을 모르는건설노동자, 군인들의엑센 팔뚝과 듬직한 어깨쉼 없는 발길이 빚어낸살아 숨쉬는걸작이다 귀틀집 열 몇 채에서 시작해어엿한 산간도시로천지개벽 이뤄낸하늘 아래백두 아래 첫 동네삼지연시 눈 쌓인 계절이면흰 광목천 길게 펼쳐 놓은 듯저 먼 언덕에서부터 스키장이 늘어지고솜털옷 입은 집집마다 고이 간직한 추억들긴 밤 내도록 아껴 풀어보는 곳 눈 녹은 계절이면백두에서부터 푸름이 밀려 내려오고삼지연 연못가에 진달래 무성히 피는 곳봇나무 사이 시원한 바람 넘나들면초록이 골목마다 함뿍 물드는 곳 아아, 내 눈으로 볼 날 곧 올까내 발길 허락해 줄까두렵고 눈물나는 것은그토록 아름다운 도시갸륵한 정성으로 쌓아 올린 마을자갈 한 톨, 나무 한 그루와백두의 글발에 깃든.. 2020. 8. 8. [시] 신의주 태양아파트 신의주 태양아파트* 권말선 반도의 서쪽에태양이 떠올랐구나 구름 뚫고 솟아난 저 붉디 붉은해덩이!빛덩이! 억센 산이건 거친 바다건앞을 막는 그 무엇에도 거리낌없이박차고 일어났도다 보아라저 둥근 태양과그 옆을 받치고 선두 바위의 위용어찌 든든하지 않을까붉은 심장으로교육과 과학의 미래창창히 밝히겠노라는다함없는 약속인가귀에 익은 만세소리들리는 것 같아라 둥그런 여유강인한 자신감 앞에통쾌한 웃음무릎치는 탄복절로 난다‘일심단결’네 글자 앞에 선다면어찌 없으랴오만한 제국주의고개숙인 경탄이 한방울 땀 보태지 못했지만자랑스런 우리 민족 향한뿌듯한 마음집들이 손님인양기꺼운 웃음축하의 박수앞날의 축복가득 보내고 싶어라 아, 태양의 나라인가반도의 서쪽에아침해가 솟아올랐다! *건물의 정식명칭인지 확실치 않으나 주민들이 그렇게 .. 2020. 8. 6. [詩] ハルモニと花房 「ハルモニと花房」 クォン・マルソン/번역 : 허옥녀 시인 クォン・マルソン―ハルモニはどこで生まれたの?見知らぬ冷たい異国の地 汽車が通るたび揺れ動く 山のふもとの木賃宿で 私、朝鮮の娘は生まれたんだよ いつも祖国の懐が恋しかった私に 朝鮮語、朝鮮の文字を教えてくれる ウリハッキョは 頑丈な垣根だった その中で溢れんばかりの愛を頂いた 私も尊い朝鮮人に育ったのだから ウリハッキョ、私たちの子どももそのように 朝鮮の花房に育つように 力のかぎり支えてあげたかったんだ―ハルモニはなぜ闘うの?解放の日を迎え75年が過ぎさったけれど 私のハラボジの背中を打った 植民という名の鞭が 今日は差別というとげになり 私たちの胸に刺さっているんだよ 日本の地で100余年 5回もの代をついで 朝鮮人の脈拍で生きてゆく 私たちの生は戦士の日々なんだ 毎週 街頭で呼びかけ 毎日 弾圧を跳ね返しながら 毎瞬.. 2020. 8. 4. [시] 할머니와 꽃송이 사진 : 조선학교 차별반대, 유보‧고교무상화 적용을 요구하는 오사카 동포, 시민들의 화요행동(출처 https://blog.goo.ne.jp/okuyeo) 할머니와 꽃송이 권말선 - 할머니는 어디서 태어났나요? 낯설고 차가운 이국땅기차가 지나며 흔들어대는산기슭 옆 싸구려 여인숙에서나, 조선의 딸은 태어났어요늘 조국의 품이 그리웠던 내게우리말, 우리글을 가르쳐주는는 든든한 울타리였고그 안에서 넘치게 사랑받았지요나도 귀한 조선사람으로 자랐으니우리학교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조선의 꽃송이로 자라나도록있는 힘껏 받쳐주고 싶었어요 - 할머니는 왜 싸우나요? 광복을 맞고 75해나 흘렀건만내 할아버지의 등을 때렸던식민이라는 이름의 채찍이오늘은 차별이라는 가시로우리 가슴에 박혀있어요일본땅에서 100여 년5번의 대를 이어가며.. 2020. 8. 2. [시]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권말선 하노이를 출발한 기차가 평양에 도착했을 때마중 나온 아이들을 안아주시는 모습먼 길 떠나 있는 동안 너무나 그리웠다는 듯고단함을 씻어주는 보람, 귀중한 안식이라는 듯무척이나 살뜰하고 다정스레 보였다 북녘의 아이들동포의 아이들남녘의 아이들 동무되어 손잡고민들레 피어난 봄 동산 함께 뛰놀며흰 눈속에도 푸르른 소나무처럼 자라는그 어떤 꿈보다 소중하고 달콤한그 날을 상상해 본다 같은 언어지만 조금 다른서로의 말투도 배우고읽던 책을 빌려주고영화도 공부도 함께 하며 커가는 모습“이번 방학엔 우리집에 놀러와,내년엔 백두산에 함께 오를까?”함께 대륙을 누비고대양을 헤엄치고산맥을 타고 넘으며든든한 동지로 끈끈한 가족으로 자란다면 얼마나, 얼마나 뿌듯할까! 남녘도동포들도북녘에서도누구나 똑같이 이.. 2020. 7. 18. [시] 오장육부에도 애국은 있다 오장육부에도 애국은 있다- 너희 백선엽들에게 권말선 일제에 나라 빼앗겼던 조선에는 애국과 매국이 있었다 애국은 일제 향해 독립만세 불렀다, 총을 잡았다매국은 애국 향해 총칼을 휘둘렀다, 마구 죽였다 그때나 오늘에나 매국노를 보면 구역질 나고 소름 끼치고 치를 떨게 되는 것은 오장육부도 매국노를 가려보고 거부하기 때문이다 살아서 제 민족 버린 대가로 호의호식하고 부를 축적하더니 죽어서는 영웅으로 떠받들려 또다시 애국을 욕보이는가 독립을 원했다는 이유로 무수한 백선엽들의 총칼에 스러져 영웅은커녕 이름조차 묻혀버린 그니들 원성 들리지 않는가 '뼈에는 이념이 없다'며 매국배족의 상징 백선엽에게 발 뻗고 누울 자리를 허락하는 사악한 저놈들 죄 모아다 나라를 빼앗겼던 조선사람들에겐 애국이 이념보다 먼저였다고 오장육.. 2020. 7. 15.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