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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용산미군기지 포위작전

by 전선에서 2019. 7. 10.

용산미군기지 포위작전

-풍물패 '미르마루(龍山)'와 함께

 

권말선


갠지 갠지 갱깨 깨 
개갱 갠지 갱깨 깨 
용산미군기지 둘레를 꽹과리 징 장구 북치며 길놀이 간다

 

마흔 넘어 처음 북이며 장구를 배우는 사람도
대학생때 이후로 20년 만에 다시 치는 사람도
미군기지 앞에서 투쟁은 처음한다는 사람도
사연은 가지가지나 마음은 다 한가지 
미군이 오염시킨 용산 깨끗하게 정화하고 
온전히 반환하라는 목소리 전하려 
비밀과 은폐의 소굴 미군기지 주위를 돌며 풍물을 친다

 

덩기 덩기 덩따 쿵따 
더덩 덩기 덩따 쿵따 
용산미군기지 길고 긴 담장 따라 길놀이 간다

 

무자비한 얼굴의 철문이 팔짱 낀 채 노려보고 
담장 위 뒤엉킨 철조망이 푸른 하늘 찔러대는 곳 
아무렇게나 쏟아버린 기름 속 발암물질, 실험실의 세균무기들 
주한미군 우글우글 모여 살며 싸지른 똥때문에
80만평 너른 땅이 괴로움에 토악질하며 우는 곳 
주인인 우리가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다는 미군기지를 
울분에 찬 마음에도 허허헛 웃으며 길놀이 간다

 

갠지 갠지 갱깨 깨 
개갱 갠지 갱깨 깨
상쇠는 용의 머리인양 펄쩍 뛰며 꽹과리 울려라
징 장구 북은 용의 몸짓인듯, 천둥번개인듯 내달리자
민족의 혼이 깃든 우리 가락으로 너희 못된 침략 다 몰아내련다
둥 둥 둥 둥 
두둥 둥 둥 둥

 

114년 동안 일제와 미제의 군화에 짓밟힌 땅
이제 온전히 돌려받고 아름답게 물려주자고
미군기지 담장따라 한바탕 들썩들썩 뛰어 놀련다
입 크게 벌리고 와아 와아 함성을 지르자
부릅뜬 눈으로 놈들의 심장을 찌르자
껄 껄 껄 웃음으로 놈들의 혼을 빼놓자
긴 몸 풀어헤쳐라, 용틀임으로 솟아올랐다 다시 내려라
온 힘 다해 미군기지 담장따라 칭칭 감아 묶어라
한 놈도 남기지 말고 꽁꽁 묶어버려라

 

덩기 덩기 덩따 쿵따 
더덩 덩기 덩따 쿵따 
둥 둥 둥 둥 
두둥 둥 둥 둥 
징 징
징 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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