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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할머니와 꽃송이

by 전선에서 2020. 8. 2.


사진 : 조선학교 차별반대, 유보고교무상화 적용을 요구하는 오사카 동포, 시민들의 화요행동(출처 https://blog.goo.ne.jp/okuyeo)


할머니와 꽃송이

 

권말선

 


- 할머니는 어디서 태어났나요?

 

낯설고 차가운 이국땅

기차가 지나며 흔들어대는

산기슭 옆 싸구려 여인숙에서

, 조선의 딸은 태어났어요

늘 조국의 품이 그리웠던 내게

우리말, 우리글을 가르쳐주는

<우리학교>는 든든한 울타리였고

그 안에서 넘치게 사랑받았지요

나도 귀한 조선사람으로 자랐으니

우리학교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조선의 꽃송이로 자라나도록

있는 힘껏 받쳐주고 싶었어요

 

- 할머니는 왜 싸우나요?

 

광복을 맞고 75해나 흘렀건만

내 할아버지의 등을 때렸던

식민이라는 이름의 채찍이

오늘은 차별이라는 가시로

우리 가슴에 박혀있어요

일본땅에서 100여 년

5번의 대를 이어가며

조선사람의 맥박으로 살아가는

우리 삶은 전사의 나날입니다

매주 길거리에서 호소하고

매일 탄압에 맞받아 싸우고

매 순간 차별에 분노하지요

 

- 할머니는 꽃송이를 참 사랑하지요?

 

<조선학교 차별반대 화요행동>의 날

길가에 핀 어여쁜 꽃송이 찰칵-

사진기에 담으며 아이들 떠올립니다

누구에게도 함부로 차별 받지 않고

누구나 사랑의 눈길로 응원해주는

이 꽃처럼 소중히 길러내야지

, 우리 아이들만 생각하면 저절로

진달래 꽃동산처럼 마음 설렙니다

청년처럼 발걸음 날아오릅니다

"아이들아, 우리를 거름 삼아 자라나라,

송이여, 더욱 향기롭게 피어나라"고

오늘도 뜨겁게 투쟁가를 부르렵니다

 

<승리의 그 날까지!


¹오사카에서 매주 화요일에 진행하는 조선학교 차별반대 화요행동때 참가자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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