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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165

부디, 이날을 견디어 부디, 이날을 견디어 - 북녘 형제들께 드리는 글 권말선 불끈 쥔 주먹으로 영원히 한길을 가리라던 어제날의 패기넘치던 다짐의 목소리 오늘은 떨리고 통곡하니 땅을 치는 그 슬픔, 그리움에 목메인 절규에 산천도 따라우는 듯 떨고 있네요 그 얼마나 깊은 정을 나눴기에 눈물, 눈물, 눈물은 끝이 없나요 통일의 날에 만나면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만 흘릴 줄 알았는데 먼저 흘리는 눈물 바라보다가 나도 몰래 영상 속 얼굴에 비낀 얼룩 옷깃으로 닦아봅니다. 상실의 모진 슬픔을 이 작은 심장이 어찌 짐작이나 할까요 그래도 다시금 다지는 맹세 힘과 용기 얻어 뭉치겠노라는 울음 삼키는 그 말씀에 가슴 저립니다 부디 이 날을 견디어 우리 그토록 바라던 통일 맞는 날 못다한 울음, 설움 함께 나눠요 그림 속 아름다운 흰 꽃바.. 2014. 3. 19.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다 권말선 그리운 얼굴 만나고 싶다 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나처럼 생긴 사람들 학교가고 율동하고 연주하고 조잘대고 쳐다보고 길을 걷는 아이들 낚시하고 농사짓고 식사하고 상점에서 공장에서 일하는 어른들 주택건설 언제건설 행진하고 보초서고 훈련하는 듬직한 군인들 같은 말로 인사 할 수 있는 정다운 얼굴인데 말없이 그저 바라만 봐야 한다. 혼자 웃고, 감탄하고, 감동하며 인터넷을 의지해 그리움을 전한다 그리운 그 곳 가보고 싶다. 통일되면 갈 수 있는 지금은 절대로 못 간다는 고향의 옛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고 놀라운 절경이 아름답다 칭찬듣는 새빨간 사과 과즙 얼마나 달콤한지 알아준다는 식당은 맛이 정말 기막힌지 대단한 건축물도, 역사의 유적지도 민족정기 살아 있는 백두산 천지에도 내 눈으로 보고 .. 2014. 3. 19.
류경호텔 류경호텔 권말선 심장의 고동소리 얼마나 뜨거웠나 그대를 위한 열정 그대를 향한 사랑 말하라 류경이여 하많은 시간 침묵은 눈물로 진주를 엮는 인고의 날이었음을 하늘향해 솟아난 늠름한 그대는 지상의 별이요, 등대요, 표상이니 빛나라 류경이여 태양빛 가득 품고 밤에도 낮에도 밝은 빛 비추어라 나그네여 어서오라 바람이 이끄는 곳 강물이 반기는 곳 햇살이 눈부신 곳 노래하라 류경이여 만인의 소리모아 하나의 울림으로 하늘땅 우주끝까지 아름다운 발자욱 그대, 류경이여! 이제는 함께 웃고 춤추며 얼싸안자 반짝이는 이 곳에서 우리도 빛이되자 층층마다 어려있는 숱한 애착, 그 정성을 그냥은 볼 수 없어 눈물로 우러른다 거룩한 별! 2011-12-04 ******************* 위키백과 류경호텔 : http://k.. 2014. 3. 19.
순녀에게 순녀에게 권말선 너는 잊었니 같이 갈 수 없어 이별해야 하니 후에 안동 어느 거리의 '에덴' 꽃가게를 찾아 오라던 꼭 나를 찾아 와 달라던 막연했던 약속 고향 떠나고 에덴도 떠나왔지만 아직 기억해 다시 만나자던 다짐 열일곱 같은 나이라도 언니처럼 든든했던 너 막 시작한 공장 생활 졸음과 싸우던 날들 하루의 노동 끝내고 야학가는 버스에서 기대 잠들던 네 어깨는 어쩌면 그리도 포근했는지 아무 준 것도 없는 내가 떠나올 때 너는 왜 눈물로 아파했었니 친구야, 잊지 말아 줘 짧았던 몇 달 순했던 우리 우정 언젠가 다시 만나 여전히 네 어깨 따스한지 기대어도 보고 이제는 내 어깨도 내어줘야지 커다란 네 눈, 하얀 네 웃음 지금도 똑 같겠지 보고싶은 내 친구 순녀야! 2011-12-04 2014. 3. 19.
재산리, 시인의 마을 재산리, 시인의 마을 권말선 철새들 잊지 않고 해마다 찾아 온다는 운무가 눈 앞을 흐르는 해발 700미터 강원도 평창군 재산리, 정설교 시인 댁에 벗들이 모여 왁자하니 웃음꽃이 피는데 모두들 한 마디씩 나도 여기서 살고 싶소! 하길래 나도 마음 속으로 아, 나도 이런 곳에서 살았으면 그런데 애통하게도 눈 부릅 뜬 거인같은 송전탑 무리들 철새 도래지를 무참히 짓밟아 떨어져 죽은 새들이 너무 많다고 새 박사님도 농사 짓는 시인도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이래선 안된다, 사람도 못 산다 절규하는데 어쩌자고 언덕 위 작은 마을을 철탑은 싸늘한 발자국 찌르고 섰는지 따뜻한 땅의 기운으로 농사지으며 아름다운 고향을 노래하는 시인에게 광우병쇠고기반대 촛불시위, 철탑소송, FTA반대투쟁, 보안법재판, 남는 것 .. 2014. 3. 19.
단풍 단풍 권말선 곧 가마던 약속 아직은 지킬 수 없어 먼저 보낸 따뜻한 바람이 산 넘고 바다를 건너는 동안 찬바람되어 도착했습니다 찬바람이 왔다는 얘기에 안쓰러워 입김을 호 불어주었지만 그마저도 서리로 내려 앉았네요 그래도 나는 춥지 않아, 눈을 감으면 당신이 옆에 있는 것 같아 혼자 배시시 웃곤 하지요 웃다가 살그머니 두 볼이 빨개질 땐 내가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당신은 아마 모르실거예요 어쩌면 당신도 모르실걸요 당신의 나뭇잎에도 붉은 그리움, 함뿍! 물들었나요 2011/10/29 2014. 3. 19.
여성 노동자들의 미소 띤 얼굴을 보며 여성 노동자들의 미소 띤 얼굴을 보며 1 나이 스물 몇 살 되어 보이는 젊은 여성들 커다란 방직기계앞에서 일하는 모습 깔끔한 작업장, 단정한 옷차림, 당당한 표정. 사진 속 그녀들 얼굴 어찌 그리 환한지 한참을 가만히 들여다 보는데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오래된 지난 날 그녀보다 더 어린 열일곱 나이에 가난한 집안에 일반고등학교는 사치라고 친구따라 대구 언저리에서 시작한 공순이 생활 끼니마다 먹어도 허기졌던 식판 위의 찐 밥, 친구어깨 베개삼아 졸음과 싸우던 일, 먼지나는 공장과 어둡고 우울하던 기숙사, '꾸리'라는 기다란 막대에 실을 감아 꽂아주면 어린가슴 삼켜버리려 달려드는 무쇠 손아귀 무지막지 철커덕대며 돌아가던 괴물같던 기계, 나중에라도 꼭 만나자던 어깨를 내어준 순녀와의 약속도 한때나마 가졌을.. 2014. 3. 19.
[시] 그이의 환한 미소 그이의 환한 미소 - 옥중동지 귀환을 환영함 권말선 어쩌다 그대도 영원히 바라보게 될 아름답고 큰 사랑 만나 깊은 감동, 그리움 가슴에 켜켜이 쌓고는 사람은 그저 사람이 아닌 조국과 민족, 민중을 위해 사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감옥은 그냥 갇히는 곳이 아닌 투쟁의 빛나는 초소가 되는 거라고 그리도 큰 웃음 웃었던가요. 감옥 안에서 동지와 잠시의 만남에 행복해 하고 동지가 실형을 받음에 분개하고 동지가 풀려남에 기뻐했나요 의회주의자, 사민주의자 나쁜 인사들! 야단치다가도 태양아래 하나되어 오붓이 함께 살아야 하는거라고 마음고생 스스로 달래도 보고 노랗게 빨갛게 물드는 단풍 애써 외면하고 평화통일대통령 만들어야 한다며 미 대사관 앞으로, 천막농성장으로 대선투쟁 향해 달려가겠노라던 기어이 승리의 붉은 길 .. 2014. 3. 6.
[시] 저녁 몽상 저녁 몽상 권말선 저녁 어스름 검푸른 하늘가 산 나무 가지가지 부채처럼 펼치울 때 나는 한 마리 손가락 벌레였으면 온 몸 한껏 내 뻗으며 가지 건너 가지 구물구물 구물대며 탐스럽게 굽이친 네 등줄기 같은 굴곡 울렁울렁 기어봤으면 부드럽게 솟은 잔가지 끝 타고 넘을 때 스르르릇 떨며 간지럼 타는 널 스르릇 떨면서도 아닌 척 지나봤으면 긴 밤 다 영글도록 네 등줄기 같은 네 목덜미 같은 산 그림자길 나만 아는 그 길 울렁울렁 넘어봤으면 (2014-01-28) 2014.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