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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단풍

by 전선에서 2014. 3. 19.

    

 

단풍


                    권말선

      
곧 가마던 약속
아직은 지킬 수 없어
먼저 보낸 따뜻한 바람이
산 넘고 바다를 건너는 동안
찬바람되어 도착했습니다
찬바람이 왔다는 얘기에 안쓰러워
입김을 호 불어주었지만
그마저도 서리로 내려 앉았네요

그래도 나는 춥지 않아,
눈을 감으면
당신이 옆에 있는 것 같아
혼자 배시시 웃곤 하지요
웃다가 살그머니 두 볼이 빨개질 땐
내가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당신은 아마 모르실거예요
어쩌면 당신도 모르실걸요

당신의 나뭇잎에도
붉은 그리움, 함뿍!
물들었나요

201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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