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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165

다시 솟는 태양 앞에서 다시 솟는 태양 앞에서 권말선 자본주의 모순의 수레바퀴 굴리다 지쳐 쓰려져 버리면 저 어린 것들 누가 돌보나 하는 두려움, 혼자 뒤척이며 잠 못 들곤 했는데 생각해 보니 어릴 적 내 아버지 나와 동생 안쓰럽게 바라보시며 '눈동자 새까만 어린 것들 때문에...' 하시다 더 말 못 이으시고 허공으로 눈길 돌리셨었다 물려받은 가난 대물림도 싫지만 그렇다고 돈을 쫓아 살기는 싫고 무엇하나 변변히 잘 난 것 없는 그저 그런 삶이 무의미하게 흐르는데 무엇에 내 남은 열정 바쳐야 하나? 마흔 넘어 겨우 자각하게 된 나란 존재의 생 앞에 던져진 커다란 물음표 하나, 나를 흔들었다 그러다 발견하게 되었다 민족과 역사 민족과 운명 민족과 철학 통일된 조국 하나되는 우리 민족! 언제부터 나는 민족을 떠나 살고 있었나 누가 .. 2014. 3. 19.
대동강과수종합농장 2 대동강과수종합농장 2 권말선 사과꽃 하이얀 꽃바다에 꽃보다 환한 웃음 또다시 활짝 피어났네 벌 나비야 네 가는 길 내 마음도 함께 실어다 주렴 붉은 사과랑 온갖 과일 한가득 따다가 나도 님께 드리고 싶구나 들판가득 알알이 사과 맺히고 사람들 웃음 태양아래 넘쳐나는데 훨훨 날아가고만 싶은 내 꿈은 언제 닿을까 벙긋벙긋 웃으며 손짓하는 우리들 꿈은 언제 만날까 벌 나비야 네 가는 길 그리운 이 마음 싣고서 하이얀 꽃꽃송이에 담뿍담뿍 뿌려다 주렴 (2012. 5. 16) 2014. 3. 19.
발악, 국가보안법 2 발악, 국가보안법 2 권말선 이 땅에 사는 미국의 식민지 백성들은 도무지 같은 민족에 대해 관심을 가져서도 안되고 알려고 해서도 안되고 말을 걸어서도 안되고 그들이 사랑하는 그 누구도 그들이 좋아하는 그 무엇도 함께 좋아해서도 안되고 그들의 곁에 가려고 해서도 안되고 누구에게도 그들이 거기에 있다고 나와 한 형제들이 거기에 있다고 함께 그들을 보자고 말하여도 안되고 그들이 아름다운 눈망울을 하고 그들이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고 그런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그들에게 배워보자고 하면 결국엔 끌.고.간.다 미국의 식민지 백성은 절대 자기의 역사를 바로 알려고 해도 미제의 마수에서 벗어나려 해도 악몽에서 깨어나려 해도 아니 된단다. 아픈 아이가 있는 여인을 끌고 갔다 세상 어떤 아이가 엄마의 돌봄을 필.. 2014. 3. 19.
발악, 국가보안법 발악, 국가보안법 권말선 요즘은 왜 이리 살기가 힘든지 자꾸만 목줄이 당기는게 입 안이 바짝바짝 타들어 간다 어리석은 사람들 목줄 내가 틀어쥔 줄 알았는데 그 줄이 어째 내 목을 감고 있는 불안한 이 느낌 또다시 선거철 이번에 못이기면 모가지 날아갈 판 그런데 어쩐지 영 망가질 것만 같아 BBK, 4대강, FTA, 디도스, 돈봉투, 그리고 전쟁놀음.... 너무 많이 해먹었나 아직 더 해먹으려 했더니만 그래서 다시 한 번 망나니 칼춤 걸판지게 춰봐야지 번뜩이는 칼바람 휙휙 날리면 모두들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겠지 너는 간첩, 너는 빨갱이, 너는 종북 악을 쓰며 손가락질 해대면 떠나가던 표들이 다시 돌아오겠지 미친듯이 휘둘러보자 날아간다 국보법칼! 어쩐지 이상하다 어쩐지 불안하다 빨갱이라 침튀기며 기진맥진 춤.. 2014. 3. 19.
목련에게 ▲ 4월초, 경기 의왕(좌)에는 목련꽃 봉오리가 맺혔습니다. 경남 진주(우)에는 꽃이 활짝 피었네요. 자연의 봄 기운은 남도에서부터 북으로 올라가고 있고 민족의 봄은 우리들 가슴 속 열망에서 피어나고 있습니다. 목련에게 권말선 너도 많이 기다렸구나 작은 입 앙다문 채 따뜻한 바람 불어 오기를 포근한 봄볕 가득 쬐기를 겨우내 너는 꿈꾸었겠지 봄 활짝 펼쳐지는 날의 향긋한 꽃나팔 소리 벌들의 붕붕대는 꽃웃음 소리 빈 들에 거름 입히는 농부처럼 남녘에서 시작된 포근한 바람이 봄볕 한 아름 싣고 와 대지에 솔솔 뿌리면 바람결 따라 북으로 달리는 꽃들의 함성 너와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봄, 축제를 보게 되겠지 너는 함박웃음으로 노래하고 나는 벌 나비처럼 마음껏 날아보련다 아! 얼마나 좋으랴, 얼마나… 네 웃음 활.. 2014. 3. 19.
푸른숲의 주인들 ▲ 기록영화 '푸른숲의 주인들'의 한 장면 푸른숲의 주인들 권말선 아가, 귀여운 수림아 얼마나 컸나 어디 풀나무랑 키재어보자 네 작은 발자국 아장아장 찍고 간 산허리 아버지는 온 몸으로 땅을 고르고 나무모 기르고 이깔나무 종자 키우며 너의 미래를 가꾸듯 푸른숲을 가꾸신단다 일제가 베고 간 자리 미제가 태우고 간 자리 수십년 세월 지극한 정성으로 심고 가꾼 푸른숲 산자락 마다에 찍힌 발자국 세월에 씻겨 사라졌어도 천오백년 은행나무는 알리라 누가 저 푸르른 숲의 주인인지를 자연도 그 앞에 고개를 숙이고 무심한 돌도 마침내 꽃을 피우리 노루 사슴 뛰놀고 딸기도 대롱대롱 왕밤에 머루 다래 도토리 도라지꽃이며 기름진 잣나무 온 산이 풍요로 설레일 때 무릉도원 펼친 숲을 누구라도 기뻐하지 않으리! 아가, 아장아장 .. 2014. 3. 19.
뭉게구름 피는 날엔 뭉게구름 피는 날엔 권말선 강가 빨래터에서 다정한 언니랑 거머리잡기 빨래하기 나물씻기 머리감기 조잘조잘 재미나게 지내다가 언니는 공장으로 떠나가 버리고 명절날만 볼 수 있는 울언니 너무 그리워 하늘보며 울 때 뭉실뭉실 뭉게구름 가득 피는 그 모습 어찌나 반갑던지 구름 속 저 너머에 울언니 날 기다리며 빨래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며 좋아했지 비누거품 뭉글뭉글 커다랗게 만들면서 길다란 사다리 타고 올라가 휘휘 커다랗게 두 팔 저어 흰거품 다 걷어내면 그립던 언니 거기서 나를 보며 환히 웃어 줄 것 같았는데 지금도 가끔 뭉게구름 뭉실뭉실 하얗게 피어날 땐 저 구름 다 걷어내면 어린 날의 다정한 언니 얼굴 볼 것 같아 하늘향해 휘휘 커다랗게 팔 저어 보곤 하지 2012-03-24 2014. 3. 19.
까치집 우리집 까치집 우리집 권말선 나뭇가지 하나 입에 물고 까치야 까치야 너 어디가니 아하! 높은 나무 꼭대기에 어여쁜 둥지를 만드는구나 까치야 너는 참 좋겠다 마음에 드는 나무 골라 물어 온 잔가지 차곡차곡 쌓으면 뚝딱! 집이 되니 새벽 김밥장사 나가시는 울엄마 뒷모습 바라보며 아파서 일 못 가는 울아빠 휴우! 한숨만 쉬셨단다 나도 이담에 크면 너처럼 멋진 집 뚝딱! 지어 놓고 울엄마 울아빠 그리고 나 셋이서 행복하게 살아갈거다 까치야 까치야 내일 새벽엔 반가운 소식 들려 오려나 울엄마 환하게 웃을 수 있게 까악깍! 큰소리로 노래해줄래 2012-02-25 2014. 3. 19.
저 찬란한 별 저 찬란한 별 권말선 어머나, 저기 별 좀 봐 저렇게 밝은 별 언제부터 하늘가에 맑으레 떠 있었을까 손 내밀면 잡아 줄 듯 가깝고 쳐다보면 함께 웃는 듯 다정해 큰 별 작은 별 한움큼 따다가 알롱달롱 곱게 엮어 놓은 듯 신기하게 크고도 밝아라 오늘도 하늘가에 환히 떴구나 저 찬란한 별, 별을 좀 보렴 달빛 곤히 잠든 흐린 밤도 저 별은 기어이 잠들지 않고 혼자 걷는 나의 밤길 지켜 주겠지 손 내밀면 잡아 줄 듯 가깝고 쳐다보면 함께 웃는 듯 다정한 하늘가에 환히 뜬 찬란한 별, 저 별이 나는 참 좋아 저 별을 나는 사모해 2012-02-15 2014.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