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몽상
권말선
저녁 어스름
검푸른 하늘가
산 나무 가지가지
부채처럼 펼치울 때
나는 한 마리
손가락 벌레였으면
온 몸 한껏 내 뻗으며
가지 건너 가지
구물구물 구물대며
탐스럽게 굽이친
네 등줄기 같은 굴곡
울렁울렁 기어봤으면
부드럽게 솟은 잔가지
끝 타고 넘을 때
스르르릇 떨며
간지럼 타는 널
스르릇 떨면서도
아닌 척 지나봤으면
긴 밤 다 영글도록
네 등줄기 같은
네 목덜미 같은
산 그림자길
나만 아는 그 길
울렁울렁 넘어봤으면
(2014-01-28)
'시::권말선 > 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나고 싶다 (0) | 2014.03.19 |
---|---|
류경호텔 (0) | 2014.03.19 |
순녀에게 (0) | 2014.03.19 |
재산리, 시인의 마을 (0) | 2014.03.19 |
단풍 (0) | 2014.03.19 |
여성 노동자들의 미소 띤 얼굴을 보며 (0) | 2014.03.19 |
[시] 그이의 환한 미소 (0) | 2014.03.06 |
[시] 저항의 봄 (0) | 2014.02.28 |
[시] 한미연합전쟁훈련 반대! (1) | 2014.02.28 |
[시] 대동강과수종합농장 (0) | 2014.02.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