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순녀에게

by 전선에서 2014. 3. 19.

 

 

 

순녀에게



                             권말선


너는 잊었니
같이 갈 수 없어
이별해야 하니 후에
안동 어느 거리의
'에덴' 꽃가게를
찾아 오라던
꼭 나를 찾아 와 달라던
막연했던 약속

고향 떠나고
에덴도 떠나왔지만
아직 기억해
다시 만나자던 다짐

열일곱 같은 나이라도
언니처럼 든든했던 너
막 시작한 공장 생활
졸음과 싸우던 날들
하루의 노동 끝내고
야학가는 버스에서
기대 잠들던 네 어깨는
어쩌면 그리도 포근했는지

아무 준 것도 없는
내가 떠나올 때
너는 왜 눈물로
아파했었니

친구야, 잊지 말아 줘
짧았던 몇 달
순했던 우리 우정
언젠가 다시 만나
여전히 네 어깨 따스한지
기대어도 보고
이제는 내 어깨도
내어줘야지

커다란 네 눈, 하얀 네 웃음
지금도 똑 같겠지
보고싶은 내 친구
순녀야!

 

2011-12-04

 

'시::권말선 > 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길  (0) 2014.03.19
아버지 2  (0) 2014.03.19
부디, 이날을 견디어  (0) 2014.03.19
만나고 싶다  (0) 2014.03.19
류경호텔  (0) 2014.03.19
재산리, 시인의 마을  (0) 2014.03.19
단풍  (0) 2014.03.19
여성 노동자들의 미소 띤 얼굴을 보며  (0) 2014.03.19
[시] 그이의 환한 미소  (0) 2014.03.06
[시] 저녁 몽상  (2) 2014.03.0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