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이의 환한 미소
- 옥중동지 귀환을 환영함
권말선
어쩌다 그대도
영원히 바라보게 될
아름답고 큰 사랑 만나
깊은 감동, 그리움
가슴에 켜켜이 쌓고는
사람은 그저 사람이 아닌
조국과 민족, 민중을 위해 사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감옥은 그냥 갇히는 곳이 아닌
투쟁의 빛나는 초소가 되는 거라고
그리도 큰 웃음 웃었던가요.
감옥 안에서
동지와 잠시의 만남에 행복해 하고
동지가 실형을 받음에 분개하고
동지가 풀려남에 기뻐했나요
의회주의자, 사민주의자
나쁜 인사들! 야단치다가도
태양아래 하나되어 오붓이
함께 살아야 하는거라고
마음고생 스스로 달래도 보고
노랗게 빨갛게 물드는 단풍 애써 외면하고
평화통일대통령 만들어야 한다며
미 대사관 앞으로, 천막농성장으로
대선투쟁 향해 달려가겠노라던
기어이 승리의 붉은 길 만들겠다던
그대의 맹세!
치켜든 주먹,
날카로운 눈매,
여전히 날 선 붓대로 싸우는
존경하는 동지여..!
그대 걷는 투쟁의 길에
나는 어제처럼 응원하며
그대가 옥중에서 기어이
나를 울렸던 사연,
기억해 주기를 당부합니다.
철문 굳게 닫힌
좁다란 운동장 담벼락
누군가 그리움 가득 채워
정성스레 썼더라는 희미한 글씨
'그이의 환한 미소'
동지여!
그 일곱 글자는
저 신천군당방공호
'연기에 그슬려 꺼매진 벽'1)
'천마디 백마디 사연대신'2) 썼다는
'《조선로동당 만세!》'3)
일곱 글자와 만나 하나 되어
내 가슴에 화인처럼 새겨졌습니다.
국가보안법 무너지고
통일 조국 맞는 날
꼭 그 담벼락 앞에 서서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더듬으며
어느 전사가 남긴 섧고도 아름다운 사랑,
온 몸으로 느끼며 되뇌어 볼
그리움의 한 마디,
오늘은 내가 그대에게 전하렵니다.
'그이의 환한 미소'
(2012-11-24)
주)_ 1), 2), 3) 1962년, 리광근 詩 《조선로동당 만세!》에서 인용
[시] 전선에서, 한성
http://fromfront.tistory.com/17
[기사] 미군, 한국전쟁시 북 신천군민 35,383명 학살, 인병문 기자
http://jajuminbo.net/sub_read.html?section=sc4&uid=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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