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마을을 지나는 철탑과 철새 도래지>
재산리, 시인의 마을
권말선
철새들 잊지 않고 해마다 찾아 온다는
운무가 눈 앞을 흐르는 해발 700미터
강원도 평창군 재산리, 정설교 시인 댁에
벗들이 모여 왁자하니
웃음꽃이 피는데 모두들 한 마디씩
나도 여기서 살고 싶소!
하길래 나도 마음 속으로
아, 나도 이런 곳에서 살았으면
그런데 애통하게도
눈 부릅 뜬 거인같은 송전탑 무리들
철새 도래지를 무참히 짓밟아
떨어져 죽은 새들이 너무 많다고
새 박사님도 농사 짓는 시인도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이래선 안된다, 사람도 못 산다 절규하는데
어쩌자고 언덕 위 작은 마을을
철탑은 싸늘한 발자국 찌르고 섰는지
따뜻한 땅의 기운으로 농사지으며
아름다운 고향을 노래하는 시인에게
광우병쇠고기반대 촛불시위,
철탑소송, FTA반대투쟁,
보안법재판, 남는 것 없는 농사
누가 그리 무거운 짐들을 지우는지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쉬다가
마침내 얻은 결론은
'통일만이 답이다'
하여, 세 살 어린아이부터 여든 어르신까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열창하였다
부르면 내일이라도 그 날이
담박에 오기라도 하듯
다함께 입을 모아 목청껏!
201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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