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권말선456 [시] 노숙 (사진 : 헤럴드경제) 노숙 권말선 초삼월 오후 6시 노루꼬리보다 길어져해는 아직 환한데광화문역 지하도 기둥 사이 듬성듬성삐죽 돋은 검은 침낭들삶이란 온통 살을 에는 겨울 찬바람이었을까일찍 접은 희망잊힌 무덤인 듯끝없는 서늘함 속에가라앉아있다초삼월 오후 6시해도 찾아들지 못한광화문 지하도는형광등버짐 하얗게 핀출구 없는 동굴같다 http://v.media.daum.net/v/20171214090433499 [노숙현장 보고서①] "막걸리 한잔이면 뜨뜻해져.." 거리 노숙인의 겨울나기 2018. 3. 5. [시] 길 길 권말선 이념의 가시덤불 엉킨 골짜기 헤치고 겹겹이 가로막은 외세의 벽 무너치고닫혔던 길 열며 그리운 님 오시네환한 햇빛 쏟아지네 어린이들은 생기가득 웃으며 뛰들고젊은이들은 노래하며 발맞춰 걸어가네어른들은 길 앞에 서서 눈물을 닦는환희에 찬 길, 민족의 길 우리 민족끼리 오가는 사랑의 길우리 함께 손잡고 걸어가게 될새세상 향하는 자주통일의 길보아라, 새희망 솟구친다 함께 걷는 큰 길 위로하늘이여 활짝 열리고태양이여 오래도록 눈부시라태양이여 영원토록 비추시라 2018. 2. 18. [시] 통일이예요 통일이예요 권말선 따사론 바람으로포근한 햇살로검은 구름 몰아내고환한 새세상 열어내는아가야, 통일이란 이런거구나너와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레임자그만 몸짓에도 방긋 웃음에도마냥 신기하고 행복했지밝고 맑고 투명한 환희였지곱게 자라나는 보배같은아가, 널 닮은 통일이구나! 어머니, 굽어진 허리 펴고덩실 더덩실 춤을 추자요관절에 남은 고통들은 우두둑 털어버리고만세, 만세를 부르자요눈물이 나면 어때요기쁨의 눈물인데웃음이 나면 더 웃자요세상 모두 따라 웃도록어머니, 넓으신 품에 안아주셔요어머닐 닮은 통일, 통일이예요! 2018. 2. 8. [시] 구부러지다 (사진 : 경남일보) 구부러지다 권말선 한 몸 따사로이 뉘일 안온한 집이란 한갓 꿈일까웅크린 채 잠들어야 하는 그녀의 밤, 길기만 하다 하루의 무게만큼이나 버거운 손수레 몇 천 원과 바꾸고 돌아온 방냉골바닥에 등 다 붙일 수 없어 모로 누워 가늘어진 다리 겨우 끌어다 안아본다버석거리는 체온 보듬어긴 밤 버텨야 하는데빈 창자에선지 빈 가슴에선지절로 터지는 소리 으으으짠 눈물 목에 걸려 쉬 잠들 수도 없다 추위보다 짙은 냉기에 잠도 꿈도 달아났나어느 봄날 흐릿한 기억만 잠시 머물다 눈물에 쓸려간다 넓디넓은 세상에 어쩌다 혼자가 되었을까언제 이렇게 늙어졌을까 젖은 한숨에 묻힌 그녀조금 더 웅크러진다점점 더 구부러진다 [사진으로 보는 세상] 폐지 줍는 할머니의 고단한 일상http://www.knnews.co.k.. 2018. 2. 6. [시] 제주 동백꽃 (사진 : 눈 덮인 제주 동백꽃, 강영주) 제주 동백꽃 권말선 눈 쌓인 동백꽃사이로 난 빈 길저 멀리 아스라이 그대 사라지고 말았는가 딸 아들 손주들과기념사진 찍어도 좋을고운 풍경 두고 그대 어디로 갔는가 그대 없음으로시리고 아픈 길그리움만 붉어진 길 칠십 세월바람으로 눈발로꽃잎으로 울다 심장을 다친 채 뚝 뚝동백꽃무더기 속 어디맨발로 떨며 숨었는가 흔들리는 꽃잎으로떨어지는 눈송이로지금 거기 혹… 그대, 그대인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덧붙임::올해는 제주 4.3항쟁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에서는 4.3의 가해자 미국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10만인 서명운동과 강연, 전국분향소 설치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 이 땅에서 행세하는 한 어찌 우리 민족의 한과 눈물을 다.. 2018. 1. 28. [시] 트럼프 탄핵 미리 축하 (사진인용: 허핑턴포스트코리아 http://www.huffingtonpost.kr/2017/01/30/story_n_14489502.html) 트럼프 탄핵 미리 축하 권말선 금방이라도 전쟁 일으킬 듯 말폭탄 펑펑 쏟아내더니 ‘NO TRUMP! NO WAR!’ 촛불 든 우리 민중들 함성에 놀라 광화문에서 역주행으로 달아나버린불쌍한 트럼프를 한껏 비웃어주자세상 사람들이여, 미국 대통령토끼는 걸 본 적 있으신가? 전쟁의 나라 미국 대통령이랍시고 얼룩무늬 군복에 쌍안경 들고 폼 잡고 군사분계선 설 줄 알았는데 안개 핑계 대며 근처에도 못 간 것은실은 촉새 같은 주둥이 한 방 맞을까후들후들 떨며 오줌똥 지려서겠지백악관 앞마당에 미사일 떨어지면 안개보다 짙은 불구름엔 어찌 토끼누? 전쟁망나니 트럼프에 마침맞게못된 .. 2017. 11. 12. [시] 도쿄의 천둥소리 도쿄의 천둥소리 권말선 도쿄의 천둥소리 들어 본 적 있나요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혹은 맑은 날에도우렁한 천둥소리 거리를 들썩입니다 금요일만 되면 높다란 빌딩 앞 건물의 벽돌보다 더 딴딴한조선의 아이들 오망조망 모여“ 차별 말라!”“고교무상화 적용하라!”가슴에서 터치는 천둥 같은 외침일본 정부를 때립니다문부과학성을 때립니다 아직 스물도 안 된 학생들은책가방에 교복 입은 채로이제 갓 스물 넘긴 청년들은시민들 손에 전단 쥐어 주며도쿄의 거리가 들썩이도록커다란 건물 화들짝 놀라도록천둥 같은 함성 쏟아냅니다 그렇게 우릉우릉 천둥 치는 날이면병풍처럼 둘러 선 어머니들은빗물 같은 눈물 꾹꾹 삼키겠지요한 백년 묵은 쓰라린 설움 애써 가슴 저 밑으로 밀어 넣고웃으며 노래하고 박수치면서아이들 등 토닥여 주겠지요 도쿄 거.. 2017. 11. 10. [시] 그래그래 그래그래 권말선 바다가에 선 키 큰 나무는 바람의 엄마 같다 파도와 뒹굴고 놀던 바람춥다고 달려와 안겨들면나뭇잎 손 스르르 펼쳐물젖은 얼굴 닦아주며그래그래 갈매기 부리에 쪼여 울고 뛰어 오면퉁퉁부은 얼굴 감싸쥐며그래그래 주머니에 넣어둔 햇살 한 줌손에 꼭 쥐어주며그래그래 밤늦도록 노는 바람무섭지 말라고엄마 여기 있어 그래그래행여 넘어질까 팔 뻗어 받쳐주며그래그래 파도가 잠든 날은바람도 잠이 들고꽃잠 자라 토닥이며그래그래 다 자란 바람이 수평선 너머 먼 나라로 떠날때면눈물 꾹 참으며 그래그래 해는 저물고마른 잎 한 둘 떨어질 때아득한 수평선 바라보며옛생각에 젖은 얼굴그리운 가슴 붙안고그래, 그래… 2017. 10. 27. [시] 불을 삼킨 개 (사진 ; 자주시보 펌) 불을 삼킨 개 권말선 침략과 탈취로 비대해진 몸뚱이 흔들며온 동네 들쑤시고 다니는포악한 개 한 마리저를 노려보는 눈앞의 불꽃어찌 꺼버릴까 고민하다그만 낼름 삼켜버렸다네삼키면 맥없이 사라질 거라 생각했지저를 활활 태워버릴 줄이야 몰랐지 펄펄 끓는 열기에미친 듯 뛰어 봐도저를 휘감은 불꽃은 꺼지지도 없어지지도 않아목구멍에 낀 기름뱃속에 낀 기름오장육부의 기름기름기 만나 활활 아주 잘도 타더라지 불을 삼킨 미친개가온 동네 시끄럽게왈왈거리며 짖어댔지제발 살려 달라 애걸하며불을 꺼 달라 복걸하며제가 삼킨 불이 저를 아주 새까맣게 태워버릴 줄아, 글쎄 어찌 알았겠어미치광이 트럼프 걔가 2017. 10. 26.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