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그래
권말선
바다가에 선
키 큰 나무는
바람의 엄마 같다
파도와 뒹굴고 놀던 바람
춥다고 달려와 안겨들면
나뭇잎 손 스르르 펼쳐
물젖은 얼굴 닦아주며
그래그래
갈매기 부리에 쪼여
울고 뛰어 오면
퉁퉁부은 얼굴 감싸쥐며
그래그래
주머니에 넣어둔 햇살 한 줌
손에 꼭 쥐어주며
그래그래
밤늦도록 노는 바람
무섭지 말라고
엄마 여기 있어
그래그래
행여 넘어질까
팔 뻗어 받쳐주며
그래그래
파도가 잠든 날은
바람도 잠이 들고
꽃잠 자라 토닥이며
그래그래
다 자란 바람이
수평선 너머
먼 나라로 떠날때면
눈물 꾹 참으며
그래그래
해는 저물고
마른 잎 한 둘 떨어질 때
아득한 수평선 바라보며
옛생각에 젖은 얼굴
그리운 가슴 붙안고
그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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