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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165

활짝 열려라, 지상낙원 활짝 열려라, 지상낙원 권말선 지상낙원이라고 말하지 않았지만지상낙원이라 했다며 짖어대는 너희에게묻고 싶다지상낙원이라 하면 안 되는가지상낙원을 바라면 안 되는가 학비와 사교육비보험료와 병원비월세와 집값 걱정 없고영어보다 우리말서양 것보다 우리 것아끼고 사랑하는 풍토돈 많은 사람만이 아닌나와 내 이웃 우리 모두함께 잘 살자는 사회라면 자본에 치여 살며부패와 굴종에 덧정없어진나 같은 사람에겐 그런 곳이지상낙원일 수 있는 거지 시골은 가난한 곳도 있다더라넉넉치 못한 생활보면 맘 아프다더라그 얘기에 눈물 찡 하더라나도 시골에서 그렇게 살았거든가난해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야했거든학교도 제대로 못 다녀 주경야독 했거든그런데도 나는 왜 늘 시골에서 살고픈지 붉은 과일 푸른 풀잎 싱그럽고계절마다 꽃들은 피고지고볕 따신 .. 2015. 1. 6.
꼭두각시인형, 줄을 끊자 꼭두각시인형, 줄을 끊자- 익산 통일콘서트 폭탄테러 오 모군 사건을 보며 나도 세뇌의 보기 좋은 결과물이던 시절엔'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은혜로운 땅'에태어났음을 감사했지뿔 달린 머리, 새빨간 얼굴의 사람들 따위비상식적인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그들이 소중한 내 형제 우리 민족인 건 생각지 못한 바보였었지 그래, 나는 꼭두각시인형이었어머리는 돌처럼 굳어지기 일보직전이었고팔다리 관절은 보이지 않는 줄에 매달려그들의 조종을 받고 있었지‘생각하지 마라이리로만 가라저리로는 가지 마라멀리 눈 돌리지 마라네 코앞만 보아라’나를 움직였던 건분단에서 자라난 정치, 언론 그리고 자본그 속에 교묘히 발톱을 숨긴 제국주의 촘촘한 그물에 갇혀 살았지갇힌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내 아들 또래인 .. 2014. 12. 11.
인권고발 인권고발 - 12월 10일은 국제인권기념일, 우리의 인권을 돌아본다 권말선 지하 셋방 싸늘한 밥상 위엔 밥 대신 죽음이 깃들고노숙자의 신문지 홑이불에 애초부터 온기란 없었으며떡볶이 장사 리어카는 용역깡패 주먹질에 곤두박이 쳐졌다. 열심히 일하고 싶은 아비는 노동현장 아닌 고공철탑 위로송전탑으로부터 고향을 지키려는 할매는 땅 구덩이 속으로아파트 경비의 짓이겨진 자존심은 화마 속으로 쫓겨났다. 대학에선 교수가 예배당엔 목사가직장의 상사가 군대의 상관이찐득거리는 손길 음탕한 눈빛으로 영혼을 파괴하는 성추행 일삼아도피해자의 고통은 쇳덩이지만 가해자의 죄는 깃털보다 가볍다. 꽃잎 같던 자식 잃고 애간장 녹아내린 부모들 앞에진실이 다 뭐냐며 배부른 돼지나 되라고 사촉하는 권력은무릎 꿇고 빌어도 한겨울 천막에서 몸을.. 2014. 12. 5.
[동영상] 세포등판 시 '세포등판' 동영상 버젼 2014. 11. 13.
되돌아본다 되돌아본다 권말선 그대가 처음 내 이마에살짝 입 맞추었을 때화산이 터진 듯 뜨거웠고지진이 난 듯 자르르 떨렸지뜨끈한 진동이 멈추질 않아 그대 입술이 머문 자리를 짚어봤지만내 이마는 멀쩡해서구멍도 떨림도 없었더랬지 사랑에 깊이 빠진 건 아니었지만설레던 날이었어 그대는 내 웃음이밝고 환한 웃음이 좋다 했지크게 웃으면 사랑스럽다 했지 사랑에 깊이 빠진 건 아니었지만설레던 날이었겠지 사랑에 깊이 빠졌지만그대를 향한 내 사랑이 두렵고 고통스러울 때가 있어나를 향한 그대의 사랑이부족하다 느낄 때가 있어 문득 예전이 그리워지면 아직 사랑에 빠진 건 아니었던조용히 설레던 날들이 있었음을 되돌아본다 2014. 11. 6.
그대와 나 그대와 나 권말선 친구 만나러 간다기에잘 다녀오라고 손인사잘 갔다오마고 손인사 그렇게 보내고서 아차!잊은 게 생각나쪼르르 쫓아가니그대도 아차!되돌아오네 빈 지갑 보이며"나 만원만!"2만원 주며"나 뽀뽀!" 그대는 차비 받고나는 뽀뽀 받고 많은 걸 갖지 않아도넉넉히 나누는 우리 2014. 11. 5.
광화문으로 오세요 광화문으로 오세요- 11월 1일은 세월호 200일, 모이자! (청계광장) 권말선 광화문으로 오세요가을 광화문은노란색 꽃밭이에요 벗들이 만드는작고 노란 리본소망의 꽃 되어광화문 광장 가득물들였어요, 보세요!그대를 기다리는꽃들의 출렁임 만화가의 그림도시인의 눈물도가수의 노래도촛불의 물결도노랗게 타올라가슴에 흐르고거리에 흐르고하늘로 번져요세상을 덮어요 가을 광화문에는노란 꽃을 피우는가족들이 살아요세월호를 아파하고세월호를 기억하는사람들 모두 한 가족 당신과 나의가슴을 태워노란 깃발노란 깃발저 하늘 향해흔들어 주어요 가을 광화문에우리 모두 모여그리움의 노래함께 불러요저 하늘 끝까지전해질 수 있도록저 하늘 끝까지닿을 수 있도록 2014. 10. 29.
[창작동화] 강현이의 풍선여행 강현이는 눈이 초롱초롱하고,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꼬마친구예요.오늘은 강현이네 가족이 공원에 놀러왔어요.수현이 누나는 아빠와 자전거를 타고, 강현이는 엄마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러 왔지요.엄마가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동안 인자한 미소를 띈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왔어요. “안녕, 강현아. 내가 너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데...” 강현이는 선물이라는 말에 신이 나서 물었어요. "우와, 선물이요? 뭔데요?" 할머니 손에는 어디서 났는지 알록달록 풍선 열 개가 있었어요. “이건 여행풍선이라고 한단다.” “여행풍선이 뭐예요?” 강현이가 눈을 반짝이며 묻자 할머니가 말했어요. “풍선을 타고 여행을 하는 거야, 여행하면서 친구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렴. 풍선을 다 나눠주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단다.” "고맙습니다, 친구들과.. 2014. 10. 29.
가을산책 사진 더 보기http://fromfront.tistory.com/381 가을산책 권말선 내가 거리로 나선 게 소문났는지가을이 성큼성큼 따라 나온다 바닥을 뒹구는 잎 하나내리쬐는 햇살 받더니하품 한 자락 길게 하고 건방지게 돌아눕는다바스락,뒤척이는 저 게으름 푸른 하늘 베고 누운 앙상한 가지들하늘빛에 흠뻑 물젖었고푸르름 한 방울 금방이라도 뚝!땅을 베고 누운 낙엽 위로떨어질 것 같다 고요한 듯 시끌한 가을 오후은행잎은 나 몰래어제보다 좀 더 노오래지고아무도 앉지 않는 빈 의자햇살과 바람만 분주히몰려왔다 스쳐가곤 한다 앙탈 부려봤자 소용없대도 한 번 뻗대보자는 심산인게지철쭉은 기어이 빰빠밤 꽃나팔 불며 하나 둘 셋 넷 다섯... 봉오리들 깨우느라 용을 써 댄다10월도 하순인데, 저러다 서리맞을라 그만 집으로.. 2014.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