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창작동화] 강현이의 풍선여행

by 전선에서 2014. 10. 29.

 

 


<강현이의 풍선여행>


 

강현이는 눈이 초롱초롱하고,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꼬마친구예요.

오늘은 강현이네 가족이 공원에 놀러왔어요.

수현이 누나는 아빠와 자전거를 타고, 강현이는 엄마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러 왔지요.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동안 인자한 미소를 띈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왔어요.

 

안녕, 강현아. 내가 너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데...” 

강현이는 선물이라는 말에 신이 나서 물었어요

"우와, 선물이요? 뭔데요?" 

할머니 손에는 어디서 났는지 알록달록 풍선 열 개가 있었어요


이건 여행풍선이라고 한단다.” 

여행풍선이 뭐예요?” 

강현이가 눈을 반짝이며 묻자 할머니가 말했어요

풍선을 타고 여행을 하는 거야, 여행하면서 친구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렴

풍선을 다 나눠주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단다.” 

"고맙습니다, 친구들과 나눠가질게요!"

강현이는 할머니께 배꼽인사를 꾸벅 했어요


그런데 할머니는 금새 사라지고 없었어요

강현이는 할머니가 주신 풍선을 손에 꼭 쥐었어요. 

풍선을 잡고 있던 강현이 몸이 갑자기 둥둥 하늘로 떠올랐어요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지만 발가락을 꼼지락꼼지락 해 보았더니 수영하는 것처럼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어요

강현이는 신이 나서 하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했어요





한참 구경하는데 어디선가 강현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강현아, 그게 뭐니, 맛있는 떡 같아. 나 하나 줄래?” 

소리가 나는 곳을 봤더니 배가 고파 홀쭉해진 달님이었어요

이건 그냥 풍선이예요. 하지만 달님에게 하나 줄게요.” 

달님은 하얀 풍선을 받더니 얼른 꿀꺽 삼켜버렸어요

그랬더니 달님 몸이 뽕! 하고 풍선처럼 동그래졌어요

, 배불러. 정말 고마워, 강현아!” 

 

그러자 옆에 있던 작은 별님이 다가와 말했어요

나도 하나만 줄래? 심심해서 친구하려고!” 

강현이는 환하게 웃으며 별님에게도 초록 풍선을 얼른 건네줬어요

풍선을 받은 별님은 노래를 부르며 좋아했어요

 

이번엔 구름이 다가와 말했어요

강현아, 그 베개 나 하나 줄래?”

강현이는 구름에게 보라색 풍선을 내밀었어요

뭉실구름이 떠다니다가 피곤했는지 풍선베개를 베고는 쿨쿨 잠들었어요

 

그 때 갑자기 부엉이 아저씨가 날아와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어요

강현아, 나도 하나 줄 수 있니? 우리 아기들에게 주고 싶어” 

강현이는 숲 속에 사는 부엉이 아저씨에게 파랑 풍선을 주었어요

풍선을 받은 부엉이 아저씨는 고맙다고 인사하며 큰 날개를 저으며 훨훨 날아갔어요

아기부엉이들은 이제 심심하지 않을 거예요

동그란 나무 집에서 통통 풍선 튕기기를 하고 놀거니까요





강현이는 하늘 저 쪽 환한 곳을 향해 날아가 보았어요.

그 곳에는 햇님이 심심해서 하품을 하고 있었어요.

강현이를 보더니 햇님이 반갑게 인사하며 말했어요

강현아, 안녕. 나도 풍선하나 줄래?” 

좋아요. 하지만 햇님이 뜨거워서 풍선이 녹아버리면 어떡하죠?” 

하하하, 괜찮아. 강현이 선물이니까 내가 터트리지 않고 잘 가지고 놀게” 


햇님의 멋있는 웃음에 안심하며 강현이가 풍선을 내밀었어요

그런데 그만 풍선이 뻥 소리를 내며 스르르 녹아버렸어요

으앙! 그것 봐요. 풍선이 녹았잖아요!” 

, 미안해. 내가 너무 신나서 얼굴이 더 빨개져서 그랬어. 다시 하나만 줄래? 이번엔 안 녹일게” 

햇님이 너무나 간절히 부탁해서 다시 하나를 주었어요

조심조심 풍선을 받아든 햇님은 후! 후! 풍선띄우기 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았어요.

 

 

햇님이 풍선놀이 하는 것을 보고 있는데 바람이 다가와 강현이 볼을 살금살금 간질이며 말했어요

"나도 풍선 하나 줄 수 있니?" 

"그럼요, 분홍풍선을 드릴게요!“

바람은 풍선을 이리저리 휙휙 날리며 깔깔 웃으며 쫓아다녔어요

강현이는 개구쟁이 바람과도 인사하고 헤어졌어요

 

풍선은 이제 세 개 남았어요.

강현이의 몸이 점점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어요

소나무 한 그루가 강현이의 풍선을 보더니 달라고 졸랐어

"난 노란 풍선이 좋아, 내 머리에 예쁘게 꽂아줘!"

노란 풍선을 리본처럼 달고 소나무는 기분이 좋아 몸을 흔들며 랄랄라 노래를 불러요

 

이제 풍선은 두 개로 줄어들었어요.

강현이가 누구에게 또 풍선을 나눠줄까 생각하며 걷는데 발밑에서 누군가 말했어요

"엄청 큰 쇠똥이다. 나 하나 줄래?" 

쇠똥구리가 발을 버둥거리며 부탁했어요

이렇게 큰 풍선을 잘 굴릴 수 있을까 걱정되었지만 쇠똥구리에게도 주기로 했어요

쇠똥구리는 어영차 풍선을 굴리기도 하고 풍선위에 올라가 버둥거리기도 했어요

그 모습이 재미있어서 강현이는 까르르르 웃었어요

 




하나 남은 풍선을 들고 강현이는 가족과 놀던 공원까지 오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 쪽에서 온서가 혼자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강현이는 온서에게 뛰어가서 물었어요

"온서, 왜 울어?" 

"용화가 풍선을 끌어안다가 터져버렸어. 나도 풍선놀이 하고 싶은데!" 

온서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계속 울었어요

"온서, 풍선은 내가 줄게. 울지마!" 

강현이는 하나 남은 빨간 풍선을 온서에게 주었어요

온서는 눈물을 뚝 그치고는 강현이를 보았어요

"고마워, 강현아. 우리 같이 놀자

 

온서와 풍선놀이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강현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강현아, 우리 강현이 어디 있니?" 

"엄마, 저 여기 있어요!" 

온서와 강현이는 엄마에게 달려갔어요

엄마가 강현이를 꼭 안아주며 말했어요

"우리 강현이, 온서랑 놀고 있었구나

"강현이가 풍선도 줬어요!" 

온서가 신나서 말했어요


엄마가 웃으며 강현이의 통실통실한 볼을 쓰다듬었어요

"우리 강현이는 친구를 사랑하는구나, 엄마도 강현이를 사랑해

엄마의 웃는 얼굴을 본 강현이는 마음이 붕 뜨는 것처럼 행복했어요. 

"강현이도 엄마를 사랑해요!" 

강현이가 엄마를 안으며 큰 목소리로 말했어요.

 


강현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 아빠에게 달려갔어요. 

아빠는 강현이를 번쩍 안아 목말을 태워줬어요.

수현이 누나는 아빠 목에 올라탄 강현이를 잡으려고 깡충깡충 뛰어요.

온서와 용화는 풍선을 뻥, 뻥 차며 축구놀이를 해요.

공원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와글와글 넘쳐납니다.



'시::권말선 > 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권고발  (0) 2014.12.05
[동영상] 세포등판  (0) 2014.11.13
되돌아본다  (0) 2014.11.06
그대와 나  (0) 2014.11.05
광화문으로 오세요  (0) 2014.10.29
가을산책  (0) 2014.10.28
괴물의 이유  (0) 2014.10.27
농부의 곡괭이  (0) 2014.10.24
다시, 정상회담을 꿈꾸며  (0) 2014.10.20
너 땜에 멍든 마음  (0) 2014.10.2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