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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456

축하하오, 내 사랑 축하하오, 내 사랑 권말선 꽃이니 벌레니 하늘이니 산이니 풍경들 가득하던 휴대전화 앨범에 갖가지 표정으로 모델처럼 뽐내는 그대 모습 무수히 담겼으니 하늘보다 꽃보다 그대 훨씬 이쁜가 보오 축하하오, 내 사랑 자연보다 멋드러진 나만의 풍경이 되셨음을 바라만 보는 풍경말고 이왕이면 든든한 배경이 되는 것은 어떠할까, 내 사랑 2013-03-04 2014. 3. 19.
부부 부부 권말선 실실 비 내리는 퇴근길 막걸리 내음 슬쩍 풍기며 한 남자가 건들건들 흥얼흥얼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다 통근버스 멈추고 한 여자가 방긋 웃으며 내리니 남자는 히힛, 히힛! 거리며 우산을 후닥 펼쳤고 여자는 누가 등이라도 떠민 듯 쏙! 들어갔다. 어깨를 두르고 허리를 감싸 안고 얼굴을 마주보며 남자는 히힛, 히힛! 여자는 방긋, 방긋! 아름다운 뒷모습 남기고 사라져갔다. 그들 동굴 속으로 2013-02-05 2014. 3. 19.
붉은 수건 붉은 수건 권말선 일제와 싸우던 시기 포탄 날아드는 전장을 병사들 식사 보장하려 뜨거운 죽가마 머리에 이고 불길 마다않고 달렸다는 작식대원 어머니 600벌 병사들 겨울군복 동지들 몇 명과 몇 날 밤 새워가며 만들었다는 바느질 하시던 어머니 낮이면 바쁜 농사 일 돕고 밤이면 글 가르쳐 준 그렇게도 곱고 일 잘 하던 그러나 여순항쟁시기의 한가운데 쯤에서 결국에는 끔찍하게 처형당하고 말았다는 이름모를 어머니 한 없이 겸손하고 소박하고 정은 받을 때도 좋지만 줄 때가 훨씬 더 좋다 했다는 어머니, 우리 어머니들의 그 정신 그 사랑 그 열정 붉디 붉은 머리수건, 그 위에 고스란히 전해져 한 사람이 열 사람이나 된 듯 학생들, 근로자들 병사들, 이웃들 멋스럽고 편안한 옷 야무진 손끝 타고 알뜰히 만들어 질 때 어머.. 2014. 3. 19.
그대가 사랑을 말 하던 날 그대가 사랑을 말 하던 날 권말선 그대가 내게 사랑을 말 하던 날, 하늘과 바다 먼 산과 빈 찻집 마당의 소나무와 키 작은 나무의 잔가지들 그 옆을 지키고 선 외등 빨간 우편함과 창가에 진열되어 무료히 창밖을 바라보던 작은 찻잔들까지 어린 토끼마냥 눈 똥그랗게 뜨고 귀 쫑긋 열어 듣고 있었어 익살스런 웃음 쿡쿡 물고서 그대는 춤을 추었고 그대는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라고 말했고 그대는 장난스레 키스했고 그대는 유쾌하게 창가의 찻잔을 훔쳐가자 했고 그대는 시를 읊었고 그리고 나의 그대는 운명을 말했지, 운명을 함께 개척할거라고! 산과 바다, 찻집의 지붕과 온 뜰 가득 하얗게 눈 쌓였던 반짝이던 겨울날에 그대는 사랑을 말했고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 햇살의 축하를 받으며 우리는 따뜻한 볼을 나누었다네 그대와 .. 2014. 3. 19.
한 투사에게 한 투사에게 권말선 뒤척이면 그대 있을 것 같은 밤 지나 다시 아침, 오늘도 많이 그리울 것입니다. 그립다는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할 그리움, 어제도 온통 그대 생각 뿐이었답니다. 2012-12-22 2014. 3. 19.
지원, 인규에게 ▲ 이병진 교수와 2009년 헤어질 당시의 자녀들 모습. 이지원(왼쪽 위, 현재 초5), 이인규(오른쪽 위, 현재 초3) 지원, 인규에게 뿌리가 꽃들에게 권말선 세상 풍파 그대로를 오들오들 떨며 맞듯 담 밑 비를 맞고 추위에 떠는 여린 분홍꽃잎 두 송이 '비바람에 흔들리고 부대낀대도 땅 위로 꽃잎 떨구면 안 돼, 모진 바람에도 두 손 꼭 잡고 서로를 지켜줘야 해!' 깜깜한 어둠 뚫고 울리는 뿌리의 외침, 숙였던 고개 드는 작은 꽃들의 의지! 역사를 거스르는 못나디 못난 국가보안법 때문에 두터운 벽 깜깜한 어둠에 갇혀도 쩌렁하게 울리는 아빠 목소리 '지원아, 인규야 아빠 여기 있다! 너희들 사랑하듯 우리민족 사랑하는 아빠는 평범한 사람이란다. 너희들 너무 보고 싶어, 아빠 여기 있다고 말하고 싶어, 너희들.. 2014. 3. 19.
꽃잎에... ▲ 꽃그림 흉내 내기/자주민보 국보법 투사 3인(이창기 대표, 한성 기자, 이병진 교수)께 드림 꽃잎에... 권말선 강원도 금당계곡 맑은 물가엔 초록바탕에 연보라꽃 송이송이 이슬이랑 벌레 안고 노래 불러요 사랑의 노래, 그리움의 노래 가만히 그 노래 들으며 꽃송이에 깃들은 님 얼굴 보고 있자면, 나도 몰래 또르륵 흐르는 이슬방울 강원도 금당계곡 맑은 물가에 벌판 가득 피어난 작은 꽃잎들, 그 중 몇 송이 고이 따다가 그리운 님, 님, 님에게 보내 드려요. 2012-09-14 2014. 3. 19.
다시 솟는 태양 앞에서 다시 솟는 태양 앞에서 권말선 자본주의 모순의 수레바퀴 굴리다 지쳐 쓰려져 버리면 저 어린 것들 누가 돌보나 하는 두려움, 혼자 뒤척이며 잠 못 들곤 했는데 생각해 보니 어릴 적 내 아버지 나와 동생 안쓰럽게 바라보시며 '눈동자 새까만 어린 것들 때문에...' 하시다 더 말 못 이으시고 허공으로 눈길 돌리셨었다 물려받은 가난 대물림도 싫지만 그렇다고 돈을 쫓아 살기는 싫고 무엇하나 변변히 잘 난 것 없는 그저 그런 삶이 무의미하게 흐르는데 무엇에 내 남은 열정 바쳐야 하나? 마흔 넘어 겨우 자각하게 된 나란 존재의 생 앞에 던져진 커다란 물음표 하나, 나를 흔들었다 그러다 발견하게 되었다 민족과 역사 민족과 운명 민족과 철학 통일된 조국 하나되는 우리 민족! 언제부터 나는 민족을 떠나 살고 있었나 누가 .. 2014. 3. 19.
대동강과수종합농장 2 대동강과수종합농장 2 권말선 사과꽃 하이얀 꽃바다에 꽃보다 환한 웃음 또다시 활짝 피어났네 벌 나비야 네 가는 길 내 마음도 함께 실어다 주렴 붉은 사과랑 온갖 과일 한가득 따다가 나도 님께 드리고 싶구나 들판가득 알알이 사과 맺히고 사람들 웃음 태양아래 넘쳐나는데 훨훨 날아가고만 싶은 내 꿈은 언제 닿을까 벙긋벙긋 웃으며 손짓하는 우리들 꿈은 언제 만날까 벌 나비야 네 가는 길 그리운 이 마음 싣고서 하이얀 꽃꽃송이에 담뿍담뿍 뿌려다 주렴 (2012. 5. 16) 2014.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