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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붉은 수건

by 전선에서 2014. 3. 19.

 

 

붉은 수건


                   권말선



일제와 싸우던 시기
포탄 날아드는 전장을
병사들 식사 보장하려
뜨거운 죽가마 머리에 이고
불길 마다않고 달렸다는  
작식대원 어머니

600벌
병사들 겨울군복
동지들 몇 명과
몇 날 밤 새워가며 만들었다는
바느질 하시던 어머니

낮이면 바쁜 농사 일 돕고
밤이면 글 가르쳐 준
그렇게도 곱고 일 잘 하던
그러나
여순항쟁시기의 한가운데 쯤에서
결국에는 끔찍하게 처형당하고 말았다는  
이름모를 어머니

한 없이 겸손하고 소박하고
정은 받을 때도 좋지만
줄 때가 훨씬 더 좋다 했다는  
어머니,
우리 어머니들의

그 정신
그 사랑
그 열정
붉디 붉은
머리수건, 그 위에
고스란히 전해져

한 사람이 열 사람이나 된 듯
학생들, 근로자들
병사들, 이웃들
멋스럽고 편안한 옷
야무진 손끝 타고
알뜰히 만들어 질 때

어머니
넘치게 따사롭던 情,
포근한 미소는
환한 햇살처럼
사람들 가슴 가슴마다
찬란히 퍼져 가리라.

 

201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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