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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지원, 인규에게

by 전선에서 2014. 3. 19.


 

▲ 이병진 교수와 2009년 헤어질 당시의 자녀들 모습. 이지원(왼쪽 위, 현재 초5), 이인규(오른쪽 위, 현재 초3)  




지원, 인규에게
뿌리가 꽃들에게
  
                   권말선

  

세상 풍파 그대로를
오들오들 떨며 맞듯
담 밑 비를 맞고
추위에 떠는
여린 분홍꽃잎 두 송이


'비바람에 흔들리고
부대낀대도
땅 위로 꽃잎
떨구면 안 돼,
모진 바람에도
두 손 꼭 잡고
서로를 지켜줘야 해!'


깜깜한 어둠 뚫고
울리는 뿌리의 외침,
숙였던 고개 드는
작은 꽃들의 의지!

역사를 거스르는
못나디 못난
국가보안법 때문에
두터운 벽
깜깜한 어둠에 갇혀도
쩌렁하게 울리는
아빠 목소리


'지원아, 인규야
아빠 여기 있다!
너희들 사랑하듯 우리민족 사랑하는
아빠는 평범한 사람이란다.


너희들 너무 보고 싶어,
아빠 여기 있다고 말하고 싶어,
너희들 꼬옥 안아 줄
그 날을 앞당기려
오늘도 통일을 부르는
글을 쓴단다.


아빠 곁에 없다고
아빠 보고 싶다고
고개 숙이고 눈물 떨구면 안 돼,
둘이서 작은 손 꼭 잡고
서로를 지켜줘야 해!  

비 그치고 해 뜨면
빗물 툭툭 털어내고
찬란한 아침 햇살 흠뻑 받으며
꽃들은, 분홍 꽃들은
방긋방긋 노래할테지


지원아, 인규야
아빠도 햇살처럼
환한 기쁨, 행복, 사랑
세상 모든 따사로움
다 가져다 줄게
통일된 조국에서
북녘의 다정한 삼촌, 이모
만나게 해 줄게


지원아, 인규야!
아빠 여기 있단다
힘을 내거라,
내 고운 아이들아!'

▲  국가보안법으로 전주교도소에서 3년째 수감중인 정치학자 이병진 교수(왼쪽)와 903차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목요집회때 시 '지원,  인규에게'를 낭독하는 민가협 조순덕 상임의장(오른쪽)   

* 이 시는 이병진 교수가 전주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아이들과 헤어진 아픔을 읊은 시입니다.
2009년 아이들과 헤어진 후 현재까지 3년간 한 번도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병진 교수는 김형직 선생의 '지원'사상에 감동 받아 첫째(딸)에게 '지원'이란 이름을,
북녁에서 만난 친한 형님의 아들 이름을 따서 둘째(아들)의 이름을 '인규'로 지어 줄 만큼
남다른 민족애로 통일된 조국을 염원하고 있습니다. 201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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