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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부부

by 전선에서 2014. 3. 19.

부부


             권말선


실실 비 내리는 퇴근길
막걸리 내음 슬쩍 풍기며
한 남자가 건들건들 흥얼흥얼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다
통근버스 멈추고
한 여자가 방긋 웃으며 내리니

남자는
히힛, 히힛! 거리며
우산을 후닥 펼쳤고
여자는
누가 등이라도 떠민 듯
쏙! 들어갔다.

어깨를 두르고
허리를 감싸 안고
얼굴을 마주보며

남자는
히힛, 히힛!
여자는
방긋, 방긋!

아름다운 뒷모습 남기고
사라져갔다.

그들 동굴 속으로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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