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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제2의 6.15시대를 불러올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

by 전선에서 2017. 4. 24.

전작권 환수와 평화협정 체결에 적극적인 개혁정치세력

<분석과전망>26.15시대를 불러올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

 

 


문재인이 2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안보공약을 발표했다. '담대한 한반도 비핵화 평화구상'이라는 이름이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이다.

맘 잡고 주목해볼 만하다. 그에 상응할 만한 내용들이 줄기에 따라 올라오는 고구마처럼 풍성하다.

 

무엇보다도 주목되는 것은 햇볕정책과 대북포용정책을 계승한다고 한 점이다. 전직 대통령들이 이룩해놓은 조국통일 성과들을 일일이 강조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7.4공동성명, 노태우 대통령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대통령의 6.15공동선언, 노무현 대통령의 10.4정상선언까지의 성과를 소중히 이어가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특히 "국민이 참여하지 않는 정치권만의 통일논의는 색깔론을 넘어설 수 없다"고 해 민간통일운동진영의 역할을 강조한 것 그리고 "남북 정상 간 합의는 국회 비준동의나 법제화를 거치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오락가락하지 않는 영속적인 대북정책을 수립하겠다"고 한 것은 더욱 돋보인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은 강력한 국방개혁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을 조기 환수하겠다고 했다.

극히 정상적인 것이고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전작권을 그냥 받아오는 것이 아니라 국방개혁과 연동시키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매우 현실적이다. 미국은 전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 우리 국군을 전작권 없이 돌아가는 군대로 만들어놨을 것이다. 자세히 볼 필요도 없이 엉망일 것이다. 따라서 전작권과 연동되는 국방개혁은 방산비리나 없애는 그런 수세적이고 엉뚱한 개혁이 아니라 자주국가의 자주군대를 만드는 데에서 요구되는 기본일 것이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에 평화에 대한 새로운 개념규정이 등장하는 것도 볼 만하다. 평화는 흔히 안보를 지키는 담론으로 이야기되어왔다. 그러나 문재인은 평화를 통해 안보를 만들겠다는 적극적인 평화론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정치수사가 아니다. 구체적인 함의를 갖는다. 안보를 만드는 평화개념에는 한반도 평화가 갖고 있는 세계사적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것이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이 강조하는 평화협정체결문제가 원론적인 언급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은 그러나 두어 가지의 거짓말도 담고 있다.

문재인은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전쟁을 막겠다"고 했다. 전형적인 정치수사 즉, 거짓말이다.

한미동맹은 그동안 전쟁을 막아왔던 기제가 아니다. 한반도 긴장 조성에 가장 핵심적 기제가 한미동맹이다. 미국의 대한반도지배전략의 본질상 그렇다. 미국은 6.25전쟁 이후 전쟁이 아니라 평화가 아니라 긴장을 위력한 정치기제로 삼아 한반도지배전략을 구사해왔다. 전쟁도 평화도 아닌 그 중간지대의 파이를 잔뜩 키워서는 그 안에 긴장을 조성시켜서는 전략전술적으로 적절히 조절 유지 관리해왔던 것이다.

한미동맹으로 전쟁을 막겠다"는 것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한미동맹의 위상과 역할을 변화시켜 평화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주한미군의 역할변경과 관련 있을 법하다.

 

또 하나의 거짓말과 다름 없는 정치수사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고집하다 결국 고립에 이은 궤멸의 길로 갈 것인지 핵을 포기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한 점이다. 1960년 대 후반 중국의 핵미사일능력고도화를 둘러싸고 벌인 중미 간 대결국면에서 미국이 주구장창 내냈던 정치공세를 연상시킬 법한 워딩이다.

 

북의 핵미사일능력고도화는 현실에 있어서는 세계역학관계상 고립과 궤멸의 길이 아니라 북을 핵보유국 반열에 진입시키는 데로 향하고 있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 허버트 맥매스터가 공개적으로 북한은 현 시기에 이르러 핵을 보유한 불량국가라고 한 것이 갖는 의미다

완결된 핵무기를 가진 나라가 저 스스로 혹은 다른 나라의 강요에 의해서 그 완결된 핵무기를 포기한 경우는 없다. 핵무기는 다만 감축할 수 있는 대상이다. 핵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세계핵패권을 세계5대핵강국이 적절하게 나눠 갖고 있는 것도 이것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문재인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한국사회가 분단체제이기 때문이고 문재인이 개혁정치세력이기 때문이다. 개혁정치세력은 분단체제를 용인할 수 밖에 없으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휘력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개혁정치세력이 분단체제에서 살아가는 기본존재방식 즉, 팔자다. 분단체제를 정면에서 부정할 없는 현실에서 그러한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개혁정치세력은 수권하기 어렵다. 논리라기 보다는 현실이 그렇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북미 동시행동을 북핵문제 접근법의 주요 기조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현 시기 북미 간 강 대 강 대결구도는 이전의 북미대결전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양국의 핵미사일 능력에 의해 형성된 공포의 균형위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 현 시기의 북미대결전이다.

일반적 형태의 강 대 강 대결구도는 위태롭기 짝이 없는 성질의 것이다. 힘을 타산해 무조건 충돌하는 것이며 역사가 증명해주듯이 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그러나 공포의 균형위에서 전개되는 강 대 강 대결구도는 이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공포의 균형하에서의 강 대 강 대결구도는 출구전략을 그 안에 필연적으로 내재하고 있기 마련이다. 그동안 북미 간 강 대 강 대결구도가 가장 높은 수준에서 2년여 가까이 오래 동안 지속되고 있는 결정적 이유가 이것이다. 긴 기간은 출구전략 요소들을 추출해내는 데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이었으며 대립의 첨예하고 뜨거운 정도는 출구전략 요소들을 구성완성해가는 공정이었던 것이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이 제기하는 북미 동시행동은 두 가지 점에서 구체적으로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우리가 주도해 '북한의 선()행동대신 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관련 당사국들의 '동시 행동'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선명하다. 미국이 대북정책에서 일관되게 유지해왔던 대북접근법인 '북한의 선()행동론을 문재인이 나서서 폐기한 것이다. 획기적이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은 이어 "'중국 역할론'에 기댈 게 아니라 '한국 역할론'을 실천적 전략으로 삼아 정책의 새 틀을 짜야 한다"고 했다. 이 역시 획기적이다. 이는 오바마정부 때 국무장관이었던 존 케리가 만들어내 지금 트럼프정부까지도 써먹고 있는 미국의 중국역할론을 문재인이 나서서 폐기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이 강조하는 북미 동시행동은 사실 새로운 것이 전혀 아니다. 북미가 북미대결전 과정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서 이룩해낸 합의였던 9.19공동성명의 기본문제의식이 바로 이 북미동시행동이다. 중국의 대북접근법의 핵심이기도 하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은 북미 동시행동의 끝에 평화협정을 배치해놓고 있다. 이 역시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국 내의 수많은 합리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전문가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해놓은 것이며 핵동결 대 북미평화협정입장인 중국의 의도와도 상통한다.

 

북미대결전을 중심으로 하는 중미 간 미러 간 그리고 북중러의 전반 정세는 미국이 머지 않아 대화테이블에 끌려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거의 확정적 수준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은 이후 정세가 북미대화로 갈 수밖에 없다는 과학적 정세인식에 탄탄히 기초해있다. "중국을 설득해 6자회담을 재개하고, 미국을 설득해 북미 관계 개선을 유도하고, 북한을 설득해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겠다"는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 워딩이 단순히 정치수사로 읽히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부족한 것이 없지는 않다. 허나 그것은 우리민족 전체가 지혜와 힘을 모아 채워넣어야할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민간통일운동진영의 몫이다.

 

문재인의 한반도평화구상은 결국, 북미대화정세가 시작될 것이고 그 정세 하에서 제26.15시대가 우리민족끼리의 힘으로 활짝 열릴 수 있다는 것을 바라보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기대해 볼만하다

물론, 가만히 앉아서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세가 만만치가 않다. 촛불대선을 안보대선으로 바꿔보려는 미국과 사이비개혁정치세력들의 무분별한 준동을 적극 저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그 과정에 남북해외 3자의 뜻 깊은 민족공동행사로 제출되어있는 전민족대회를 성사하겠다는 태세를 높이는 일이 요구되어진다. 

기간 조국통일운동 역사가 또렷이 알려주고 있듯이 투쟁없이 제2의 6.15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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