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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한반도비핵화 대 세계비핵화

by 전선에서 2016. 4. 27.

한반도비핵화 대 세계비핵화

<분석과전망>북미핵대결전의 새로운 국면



 

 





북한이 북미핵대결전을 세계비핵화 범주로 진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극히 주목되고 대단히 놀랍다. 그 주목도와 놀라움은 최근에 북한이 보이고 있는 핵미사일능력고도화의 내용과 속도에 버금간다.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면 핵시험을 중단하겠다는 우리의 제안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

북한 외무성 리태송 외무성 부국장이 한 말이다. 26일 중국 베이징에서다. 리수용 북한외무상이 방미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리 부국장은 기자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리 부국장은, 훈련을 중단하면 핵시험을 중단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을 미국이 거절한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리 외상의 방문기간 동안 북미는 미국의 한미군사훈련 중단 대 북한의 핵시험 중단을 둘러싸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리 외상이 지난 23일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미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핵 전쟁 연습을 중단해라. 그러면 핵 시험을 중단할 것이다"라는 말을 했을 때 독일을 방문 중이었던 버럭 오바마대통령이 직접 나서서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보이라. 그러면 대화에 나서겠다고 한 것이다. 또 한판의 북미핵대결전이었다.

 

북한이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북한 핵시험 중단을 연계시켜 상호중단을 제안한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그 제안을 수차례 했었다. 14차핵시험 후에도 그 제안은 나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오는 미국의 대답은 늘 같았다. '()비핵화-()대화'로 일축했던 것이다.

 

북한이 그동안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핵시험을 연계시켜 상호 중단을 요구했던 것은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면 핵동결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북핵동결 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폐기의 대립구도를 북한은 짰던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지금에 와서 리 부국장을 통해 북핵동결 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폐기의 대립구도의 파산을 선고한 것이다. 북한 핵전략 변화의 또렷한 징후다.

 

그렇다면 북한은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에 조응시켰던 핵동결을 벗겨내 어디로 가져가려는 것일까?

그 단서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단서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26일 논평에 있다. '열강들이 불어오는 치열한 핵군비 경쟁시대'라는 제목의 논평이었다.

 

논평은 세계 3대핵강국인 미중러의 핵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먼저 미국이 핵탄두 소형화와 핵투발수단의 최첨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이어 4개의 소형핵탄두를 장착한 새 세대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배치하기 시작하고 해저용 핵타격 수단개발을 추진 중인 러시아를 언급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장거리탄도미사일들에 여러 개의 소형핵탄두들을 장착한 것 그리고 지구상 그 어디에 있는 목표물이든 1시간 이내에 핵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활공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이는 당장에 보면 자신의 핵미사일능력 고도화를 무력화시키려는 미국과 그리고 이에 동참하고 있는 중러를 싸잡아 포괄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특히 중러의 핵미사일능력고도화에 대한 공격이 돋보인다. 중러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고도화를 명시적으로 반대한다. 단순히 미국의 눈치를 보는 수준이 당연히 아니다. 미국과 함께 누리고 있는 핵기득권체계인 비확산체계를 유지하려는 것이 그 본질이다. 이번 유엔의 대북제재가 역대 최대 규모 최강의 강도였음에도 중러가 여기에 기꺼이 동참을 한 것은 이것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않된다. 자신들의 핵기득권체계인 비확산체계가 북핵미사일능력 고도화로부터 위협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응인 것이다.

 

논평은 급기야 세계비핵화를 언급한다. "미국의 핵감축 타령이 자기의 전략적 우세를 보장하기 위한 기만에 불과하다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대국들의 새로운 핵군비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으로 말미암아 세계의 비핵화는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고 한 것이다.

 

논평과 리 부국장의 발언은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핵동결을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에 조응시켰던 것에서 철수시켜서는 전혀 새로운 범주인 세계비핵화에 조응시키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핵동결을 세계비핵화의 범주인 핵감축 영역에 위치시키겠다는 것이다.

 

북한 핵전략 변화의 실체다. 그 구체적인 의미는 한반도비핵화의 위상을 확정짓는 것이다.

한반도비핵화는 6자회담 초기시기에 나왔었다. 미국의 한반도 핵철거를 조건으로 하는 북핵폐기였다.

하지만 6자회담은 그 어떤 진전도 내오지 못했다. 미국의 한반도 핵 배치나 전개로 표현되는 미국의 대북대결정책 역시 폐기되기는 커녕 더욱 강화되었다. 북한이 핵미사일능력고도화에박차를 가하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들이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고도화는 6자회담시기의 한반도비핵화의 위상을 변화시켜내는 결정적 동력으로 작동한다. 한반도비핵화를 미국의 한반도 핵 철거에 조응했던 것에서 세계비핵화에 조응하게 할 정도로 북한의 핵미사일능력이 고도화된 것이다. 한반도비핵화는 현실적으로 세계비핵화의 범주로 들어선 것이다.

 

북한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핵동결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이제 더 이상 연계하지 않는다고 했던 리 부국장은 외무성의 급 낮은 관리다. 한반도비핵화를 세계비핵화에 조응시키겠다는 북한의 입장이 보다 분명하고 공식적으로 밝혀지게 되는 공정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후 머지않아 외무성 대변인의 성명이 나올 수도 있다. 최종적인 공정은 정식화일 것이다.

 

'한반도비핵화는 세계자주화를 위해 세계비핵화를 지향하게 될 것'

이러한 정식화가 5월 6일 열리게 되는 북한의 제7차 조선노동당대회에서 이루어지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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