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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오바마는 평화협정을 받을 수 있을까?

by 전선에서 2016. 5. 4.

오바마는 평화협정을 받을 수 있을까?

<분석과전망>평화협정은 자연스럽게 강제되는 것 







평화협정에 응하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2일 미국이 북한의 평화협정을 받아야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일반기사가 아니라 사설을 통해서였다. 강하다. 물론 새롭지는 않다. 제재를 하면서도 대화를 해야한다는 것은 NYT의 일관된 입장이다.

 

하지만 흥미롭다. 주장자체도 그렇지만 그 주장을 위해 동원시키고 있는 여러 근거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다른 여타의 분석들 또한 흥미롭다.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사설 내용들을 하나 하나 짚어볼 이유가 충분하다.

 

NYT는 이번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대해 "영향력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단정에 가까웠다. 확대하면 대북제재 무용론으로도 읽혔다.


불편해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오바마 정부 특히 박근혜정부 심기를 흔들어 놓을 법도 하다. 미국과 한국은 이번 제재가 최고최강의 제재라는 것에 입을 모았었다. 그 제재로 인해 북한이 보게 될 피해가 역대급이라는 평가도 줄창 내놓고 있는 터다. 이른바 '친박'언론들의 보도기조에 따르면 북한은 최강최대의 대북제재로 인해 망할 직전의 상황에 진입해가고 있다.

 

NYT는 한발자국 더 나아간다. 제재는 효과가 없고 북한 핵활동은 더 강해지고 미국과 중국의 '무력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NYT"제재가 중요하긴 하지만,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완화하는데 불충분하다"는 말도 했다

많이 듣던 소리다. 4차핵시험 후 존 케리 미 국무부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날선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 왕이의 입에서 끊임없이 나왔던 얘기다.

 

NYT는 오바마 정부에 평협을 속도는 빠르게 그리고 내용에서는 창의적으로 검토해야할 것이라는 주문을 했다.

시기까지도 특정을 했다. "북한의 제7차 노동당대회가 끝나면 대화를 진행할 기회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한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북미 간 물밑접촉이라도 있었던 것일까?’라며 귀를 쫑긋했다. 그렇다면 NYT가 그 정황을 파악한 셈이 된다.

 

NYT는 북핵문제 대화도 동시에 언급했다. "어느 시점에서, 미국은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와 함께 북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대화의 부활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6자회담 재개론이다.

 

NYT 입장 전반은 미국 내 실력 있는 대북전문가들인 조웰 위트를 비롯하여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 그리고 윌리엄 페리 전 국무장관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

 

아시아회귀전략을 파괴시킬 평협

 

오바마 정부는 NYT의 주문대로 빠르고 창의적으로평협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쉬운 문제가 아니어서다. 오마마 대통령이 임기 말이라서 어려운 것은 아니다.

 

미국이 평협을 쉽게 받지 않는 것은 미국이 아직도 베트남 악몽을 상흔처럼 갖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미국은 73년 월맹과 평화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그 2년 뒤 월맹은 전쟁을 통해 흡수통일을 하고 말았었다.

일부 전문가들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등을 강조하며 남북 간에는 베트남식 흡수통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를 하지만 그러나 미국의 베트남 악몽은 그러한 충고들로 없어질 정도로 만만한 것이 아니다. 물론 당시 베트남 문제와 지금의 북한문제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는 하다.

 

오바마대통령이 평협에 선뜻 응하지 못하고 발을 빼고 있는 근본적 이유는 다른 것에 있다. 미국이 평협에 응하는 것은 미국이 나락으로 떨어질 각오를 할 때에야 만이 가능한 일이다.

 

평협이 대륙간탄도미사일처럼 날아가 닿게 될 과녁이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이라는 것을 미국은 잘 알고 있다

현 시기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은 오바마의 아시아귀환정책으로 외화되어 있다. 그리고 아시아귀환정책의 중추는 한미일3각동맹이다. 한미동맹은 물론 한미일3각동맹은 평협과는 양립할 수가 없다. 물과 기름이다. 평협이라는 미사일을 정통에 맞아 파괴될 것이 한미동맹 그리고 아직 구축되지는 못하고 얼개만 짜여져 있는 한미일3각동맹인 것이다.

 

평협은 동시에 미국의 한반도 지배체제인 분단체제의 숨통을 끊어버리는 것이기도 한다. 평협이 분단체제를 무력화시켜놓게 되면 7.4공동성명,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 온전하게 되살아나게 된다. 평협이 조국통일로 이어지게 될 환한 길인 이유다.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데가 미국이다.

 

오바마대통령이 평협을 받는다는 것은 당장에는 미국의 아시아귀환정책을 폐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바마대통령이 평협을 받지 못하는 까닭은 자신이 만든 아시아귀환정책을 제 손으로 폐기할 수는 없어서인 것이다.

 

평협은 자연스럽게 강제되는 것

 

이것들은 이후 평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북미 역관계 그리고 정세에 의해 강제되는 것임을 확정시켜주는 것이기도 하다.

 

오바마대통령은 자신이 아니어도 미국이 평협에 응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미국이 북미전쟁을 불사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예외다.


NYT"협상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말을 했다. 과정상의 어려움을 말한 것이지만 물리적 시간이 적잖게 소요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1953년 북미 간 정전협정에 걸린 시간이 거의 2년이었다. 1973년 미국과 베트남의 평협도 미 국무장관 키신저와 월맹 정치위원 레둑토가 나서서 완성시키기까지 3년이 걸렸었다.

 

이에 따르면 지금 오바마대통령이 북핵문제 그리고 평협문제와 관련해 할 수 있는 한가지 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북핵문제를 지금상태 보다 더 어려운 문제로 만들어서는 그리고 여기에 평협문제까지 패키지로 엮어서는 후임자에게 넘기는 일이 그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이다. 오바마대통령이 평협을 못받는다는 것이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곧바로 등치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바마대통령은 대화모색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완결성을 갖는 대화일 리는 없다. 북핵문제 해결도 평협을 위한 것도 아닌 다만 북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의 속도를 조금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화일 것이다. 적정한 시점에 이르러 깨면 되는 그런 대화다.


임기 말에 도달한 오바마대통령이 할 수 있는 대화의 최대치다. 후임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정치적 책임성이기도 하다. NYT의 주문대로 평협을 받는답시고 트랙 하나를 운용하고 동시에 북핵문제와 관련한 또 하나의 트랙을 운용하는 것이 그 구체적인 상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북한이다. 북한은 이미 5차핵시험 준비를 다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종 지시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세를 총괄해보면 북한의 5차핵시험에 대한 결정권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의 손에 달려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사실, 비극 내지는 딜레마다. 빠르고 강하게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해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으면서도 그렇다고 손을 벌려 평협을 덥석 안을 수도 없는 처지다. 오바마 대통령은 손을 둘 데가 없는 셈이다.

 

그렇지만 오바마가 어떻게 나오느냐는 사실, 중요치가 않다. 오바마대통령이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후임 대통령이 평협협상탁에 강제적으로 끌려나올 것은 필연일 것이기 때문이다


평화협정은 자연스럽게 강제되는 것. 정세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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