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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북미핵대결전은 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인가?

by 전선에서 2016. 4. 27.

핵에는 핵으로

<분석과전망> 북미핵대결전은 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최근, 북미가 또 한판의 북미핵대결전을 벌인 것을 확인하고 있다


수준은 심각했고 양상은 치열했다관전하는 사람들에게는 한편의 드라마 같았다

주연은 방미한 리수용 외무상과 독일 방문 중이었던 버럭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또 다른 주연도 있었다. 북한의 전략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이었다. 북미핵대결전이 벌어진 장소는 그런 점에서 미국의 뉴욕과 독일의 하노버 그리고 북한의 동해인 셈이다

구성이 정연했다. 그리고 중요하게는 여운이 남는 드라마였다.


리 외상은 방미가 예고되었을 때부터 주목받았다

무엇보다도 리 외상의 방미가 유엔안보리 역사상 최고 최대의 대북제재가 실행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 말고도 많다. 리 외상의 방미가 특히 북한의 5차 핵시험 준비 징후가 포착되는 때 그리고 역대 최강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이루어졌다는 것도 함께 주목받았다.

 

호사가 같은 일부 전문가들에게서 리 외상이 케리 국무장관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느니 아니면 최소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회동 정도는 있을 수 있다는 예상들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연출자의 콘티에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를 모르지 않았을 미국무부였다. 대변인을 통해 케리는 리수용을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주는 것으로 가지들을 쳐냈다.

 

"핵 전쟁 연습을 중단해라. 그러면 핵 시험을 중단할 것이다"

리 외상이 23일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미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처음에는 별 주목받지 않았었다. 북한이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북한 핵시험 중단을 연계시키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그 제안을 수차례 했었다. 14차핵시험 후에도 그랬다.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핵을 연계하는 것은 북한의 기본입장이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북한은 리 외상이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했듯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의 표현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국의 외교당국자가 나서서 언론을 통해 미국은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핵시험을 연동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을 밝혔다. 다들, 그것이 끝일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불현 듯 국면은 전환되고 내용은 풍부해진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보이라. 그러면 대화에 나서겠다

오바마 대통령이 24일 독일 하노버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렇게 말을 한 것이다. '()비핵화-()대화'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입장을 재천명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의아해했다. 북핵과 직접 관련 있는 나라들에서야 자주 강조하는 것이었지만 독일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의외였던 것이다.

그 의아함은 금방 풀렸다. 북한이 리 외상과 오바마 대통령의 인터뷰에 앞서서 동해에서 SLBM을 쏘아 올린 것을 주목해서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반응을 끌어낸 것이 북한의 SLBM 발사시험이었던 것이다.

 

리 외상의 인터뷰가 북한이 SLBM을 쏘아 올린 뒤 곧바로 이루어진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성동격서라고 했다. 일반적인 외교행보가 아니라는 것이었다결국, 오바마가 외국에서 직접 나선 것은 북한이 외교활동을 통해 벌이는 전략적 정치군사활동에 대해 침묵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북미핵대결전의 치열성을 보여준다.

 

항상 그렇듯 긴장되고 팽팽하다. 한 치의 타협점도 허용치 않을 듯한 공고한 대결구도다.

언제까지 이 공고한 대립구도는 지속될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누구할 것 없이 갖는 문제의식이다. 그 문제의식의 복판에는 그 대립구도가 무엇에 의해 깨지게 될 것인가 하는 핵심이 자리 잡고 있다.

리 외상이 그 단서를 준다.

 

핵에는 핵으로

지난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SDG) 고위급회의'에서 리 외상이 한 연설에 나오는 말이다. 이것 역시 새삼스러울 것 없이 익숙하다. 잘 알려져 있는 북한의 핵전략이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정책이 계속되는 한 핵무력 강화를 지속해나가겠다는 것을 한두 번만 강조하지 않았다. 핵무력 강화를 통해 미국의 선 비핵화 후 대화입장을 타격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번 SLBM 발사시험을 비롯해 북한의 전반 핵무력강화를 바라보는 가장 현실적인 관전법이다.

 

이와 관련 재일 <조선신보> 25일자 실물로 증명된 조선의 핵억제력이라는 해설기사는 주목할 만하다.

 

기사는 “3월 이후 김정은 원수님의 지도 밑에 진행된 핵무기 병기화 사업, 탄도로켓 대기권 재돌입 환경모의시험새형의 ICBM 대출력 발동기(엔진)의 지상분출시험, 탄도고체 로켓 발동기의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 등은 조선이 미국본토를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실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이처럼 다계단으로 이루어진 핵전쟁 억제력의 과시는 조선의 적대세력들에게 뼈아픈 타격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결론은 간단했다. “오바마 정권이 나라와 국민의 안전을 중시한다면 상대방의 실체에 부합하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에 대해 대북제재 국면의 출로로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다.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24일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인터뷰를 세세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 인터뷰 내용은 리 외상 제안을 일축한 것이 다가 아니다. 두 가지가 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을 압박할 수 있도록 중국과 협력을 구축해왔다. 그렇지만, 아직 원하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중국을 향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는 중국역할론을 재차 강조했었다.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발끈이었다. 25일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 제재 이외에 (북핵 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했는지 묻고 싶다"고 논평을 한 것이다. 제재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며 각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동시에 대화·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노력도 기울여야한다는 것으로 논평은 마무리되었다.

선비핵화를 조건으로 내거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화접근법은 그렇게 중국으로부터 강하게 비판을 받은 것이었다.

 

"대화라는 것은 도발적 행위를 잇달아 저지른 뒤에 나온 언론 보도를 토대로 이뤄질 사안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 인터뷰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발언이다. 대화제의에 대해 도발적 행위와 연계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언론을 통해 알리는 방식도 문제라는 것이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중지할 용의가 있다면 언론 보도를 통해 발표하는 것보다 더 진지한 방식을 택했어야 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사실, 의외다. 물론 흐름이 아닌 미세한 움직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분명 주목할 만하다

북한의 5차핵시험은 지도부가 결정만 내리면 당장 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중론이다.


핵에는 핵으로라는 북한의 전략이 미국에 대화를 강제하는 실질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그리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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