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분석과 전망

사드와 AIIB

by 전선에서 2015. 3. 17.

사드와 AIIB

<분석과전망>우리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은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16일 방한을 했다. 다른 한편 같은 날 미국 대니얼 러셀 차관보도 방한을 했다.

 

중국과 미국 고위관리들의 연이어지는 방한은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때문이다.

 

AIIB는 아시아 지역의 사회간접자본 개발을 지원하는 중국 주도의 국제기구다. 이미 인도와 뉴질랜드, 동남아, 중앙아시아 국가 등 모두 22개 나라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말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영국에 이어 호주도 가입의사를 결정함에 따라 미국을 패닉상태로 몰아가는 등 국제적 파란을 일으켰다.

 

미국의 사드 한국배치문제는 최근 리퍼트 미 대사 피습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여당이 적극적으로 부상시키고 있는 사안이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과 연계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태세는 사뭇 공세적이다. 지난해 한국에 사드배치 지역을 구체적으로 실사했다는 사실까지도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사드와 AIIB에 대해 우리정부는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의 요청도, 협의도, 결정된 바도 없다

미국의 사드 한국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입장이다. 16일 한중 외교차관보 협의에서도 중국에 그렇게 피력했다. 이른바 '3NO' 입장이다.

 

중국의 AIIB가입요청에 대해서도 우리정부는 마찬가지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적 실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들은 강대국 사이에 낀 입장에서 불가피한 태세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대치의 외교적 태세라는 것이다.

 

유용한 측면에 대해서 강조를 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한쪽 편에 서지 않음으로써 강대국들로부터 예봉은 피하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치가 않다. '양다리 걸치기'라면서 미·중 양측 모두로부터 얼마든지 공격을 받을 수가 있다.

미국과 중국이 언제까지 기다려줄 것이냐하는 문제는 가히 결정적이다. 우리정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선택의 순간은 조만간 오고 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실,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외교적 태세에 대해 탄식을 했다.

사드배치는 중국의 반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미국의 이해관계가 중심이지 우리나라에서는 사활적인 것이 아니다. 미국의 아시아중시정책에 따라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드 한국배치인 것이다.

 

AIIB 역시 마찬가지이다.

 

시의적절한 시도

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을 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희망했을 때 우리나라 박근혜 대통령은 그렇게 화답을 했다.

 

AIIB에 대한 박대통령의 호의적인 입장은 당연하게도 우리나라의 많은 경제인들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현실적이어서였다. 우리나라의 중국과 경제교역 규모는 최대이다.

 

박대통령의 입장이 경제인들로부터 동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이유는 실용주의적 관점에서다.

 

중국은 낙후된 서부지역 개발과 더불어, 과거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 국가들을 연계해 개발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개발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서 AIIB는 아시아에서 유럽, 아프리카까지 뻗어있는 개발계획의 자금줄 역할을 하게 된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2020년까지 연 8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800조원이 넘는 규모의 아시아 인프라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갖고 있는 독보적인 노하우 중에 하나가 개발사업이다. 우리나라 경제인들이 AIIB 가입에 적극적인 결정적 이유가 이것이다.

 

그러나 AIIB에 대한 박대통령의 호의적 입장은 곧바로 미국의 반발을 불러왔다. 지난해 한중정상회담이 끝나고 난 뒤 워싱턴 외교가의 흐름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정부가 가입 시기가 이달 말로 다가와 있는 지금까지도 AIIB가입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이것 말고는 없다.

 

우리정부가 사드 배치를 빨리 받고 AIIB에는 일본처럼 가입불가 입장을 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미국의 기본입장이다.

 

일정에도 없었던 갑작스러운 러셀 차관보의 방한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이 크게 주목하는 이유다.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일이 많다"

러셀 차관보가 방한 첫날 울린 일성이다. 이미 전제를 깔아놓은 것처럼 보인다. 사드와 AIIB에 대한 우리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은 러셀 차관보 앞에서 과연, 어떤 운명을 맞게 될 것인가?

 

무수한 전문가들이 말하는 대로 우리나라는 참으로 슬픈 나라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