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서운 반발, 위태로워질 한국경제
<분석과전망>서울에 뜬 ‘나라 꼴이 개판이다’이라는 글귀가 돋보이는 까닭
원주, 평택, 부산.
대한민국에 있는 이 세 개의 도시.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일까?
문화일보는 12일, 이 세 곳을 격할 정도로 급부상시켰다. 미국이 한국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인 사드를 배치하게 되면 그 사드포대가 들어설 곳이라고 보도를 한 것이다.
정통한 정보 소식통의 말을 빌은 보도라고 했다. 신뢰할만한 것이어서 사람들이 받은 충격은 더 컸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해 상반기에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 위해 국내 5개 지역에 대한 실사를 했다. 이 가운데 경기 평택 주한미군기지, 강원 원주시, 부산 기장군 인근 등 3곳을 사드 포대 배치를 위한 유력 후보지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문화일보의 뉴스를 접한 많은 사람들이 곧바로 떠올린 세 사람이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 그리고 나경원 외통위 위원장이 그들이다. 최근, 미국의 사드 한국배치압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선 정치인들이다.
유 원내대표의 사드배치 찬성론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9일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3월 새누리당 정책 의총을 통해 당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사드는 북핵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등 국가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를 하면서다.
리퍼트 미 대사의 피습사건이 일어나자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의 한국 사드배치 압력이 물밀 듯이 밀려올 것으로 예상을 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그 전문가들조차도 혀를 내둘렀다. 그 신속성이 가히 비교할 데가 없었던 것이다. 웬디 셔먼 미국무차관이 말해서 유명해진 ‘빛 샐 틈 없는’ 한미동맹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을 만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의 사드 한국배치론 또한 유명하다. 그는 9일 기자들에게 사드배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반대를 한다면 중국에 북한에 핵을 폐기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야한다고 했다. 과거 국방위원장 시절에 북핵에 맞서 ‘조건부 핵무장’을 주장하기도 했던 터라 놀라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나경원 위원장에게서는 사드배치가 되면 남북관계가 긴장은 되겠지만 방어태세의 완성이라는 측면을 더 중시해야한다는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 9일 MBC '시사토크, 이슈를 말한다'에 출연해서다.
"한국, 중국서 돈 벌어 중국안보 위협“
중국 정법대 문일현 교수가 한 말이다. 중국 언론들이 갖고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12일 베이징 현지에서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서 밝힌 사실이다.
문 교수는 중국 언론들이 한중 양국 간 주요 교역규모가 3천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는 것, 작년 한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는 것 그리고 또 작년에 히트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김수현이 30여개 중국 광고에 출연해서 벌어간 돈이 한국 돈으로 350억 가량이라는 점을 상기하면서 그런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했다.
이는 미국의 사드 한국배치가 ‘안보’문제에서 경제문제로 전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의 반발은 피할 수 없는 사태로 인식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경제보복에 가까운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많은 경제인들이 사실 무서워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보수 안보전문 온라인매체인 <워싱턴 프리 비컨>의 9일자 보도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 시 사드 배치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하면서 "미국의 사드 배치계획을 허용하지 않으면 한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과 경제 교류가 늘어날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사드배치를 받지 않으면 중국이 경제적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사드 배치 압력에 굴복할 경우 중국이 경제보복을 하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정부당국은 <워싱턴 프리 비컨>의 보도를 부정했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정부의 말을 부정하고 만다. 현실이 그렇다.
중국이 무섭게 반발하고 이에 따라 중국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극히 어려운 지경으로 빠져들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구체적으로 체감하게 될 수도 있을 이 위기상황에 대해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인가?
정세는 비관적이다. 미국의 안보 관련 최고위급인사들의 방한이 줄줄이 잡혀있어서다. 물론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음 달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박대통령이 상반기 중으로 방미를 하게 되는 것 역시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만들고 있다.
집권여당의 수뇌부들이 미국의 사드배치 압력을 앞장서서 받아들이고 있을 정도로 미국에 붙어 있는 한국의 안보 그리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한국의 경제, 이 두가지는 분명 위태로워지게 될 양상이다.
서울 장안평에서 시민 몇 사람들이 집회를 하면서 들고 있는 현수막의 ‘나라 꼴이 개 판이다’라는 글귀가 유독 돋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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