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투쟁, 청와대로 향할 수 있을 것인가?

<분석과전망>‘유민이 아빠’가 목숨 걸고 제시해주고 있는 투쟁방향

 

이후 세월호투쟁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그리고 어디로 향하게 될 것인가?

여야 정치권의 특별법이 유족들로부터 두 번이나 거부되고 난 뒤 세월호투쟁에 현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다. 유족 등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로 구성된 가족대책위 그리고 여러 시민단체들과 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된 국민대책위가 풀어야할 문제이다.

수사권 기소권을 포함하는 특별법제정이라는 방향에는 물론 변화가 없을 것이다. 기간 활동 역시 수사권 기소권을 포함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한 활동이었다. 수사권 기소권에 대해 완강하게 반대를 하는 새누리당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과 함께 이를 관철시키려고 했던 것이 세월호투쟁활동의 기간 활동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야합의가 세월호투쟁에서 별다른 의미가 없어진 상황에서 세월호투쟁의 향방과 관련될 법한 몇몇 정치인들의 특별한 행보가 확인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여야유족 3자협의를 주창하는 이재오

 

“야당 원대대표 두 번 해봤지만 이런 협상을 본 적이 없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재오가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박영선에게 특별법과 관련해 새누리당과 합의한 것이 유가족들에게 전면 거부되고 난 뒤에 가한 일침이다.

20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였다. 먼저 유가족과 합의를 하고 이것을 가지고 여당과 합의를 해야되는 사업진행과정에 대한 지적이었다. 유가족을 설득시킬 자신이 없으면 여당에 설득시켜 달라고 해야한다는 조언까지도 했다.

이재오는 광화문 농성장을 찾아가서는 자신은 힘이 없으나 여야와 유족들이 참가하는 3자협의를 새누리당에 건의하겠다고도 했다.

유족들은 고마움을 표했다. 농성장 방문에 대한 기본 예의였다. 그러나 이재오는 농성장을 벗어나기 직전 욕 섞인 소리를 들어야했다. 3자협의라는 말에 격분한 한 유족이 ‘특별법이 그 무슨 협의할 사항이냐’며 고함을 쳤던 것이다. 세월호문제가 여야의 정쟁사안에서 명백히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야의 협의 사안으로 묶어두려는 노회한 정치인의 과학적일 듯한 술수에 대한 타격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재오에게서 노회한 정치인의 영리한 행보을 읽었다. 정부 그리고 여당에로 향해있었던 비판의 날이 무능한 야당에게로 향하게 되자 정부와 여당의 무책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다만 그 틈을 활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 하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을 타격하는 문재인

 

세월호투쟁의 향방과 관련하여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문재인의 행보도 단연 주목된다.

문재인이 광화문농성장을 찾아가 무기한 단식에 합류한 것은 지난 19일이었다. 페북에 ‘단식에 들어가며’라는 글을 실었다. 당시 37일째를 맞는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을 비롯한 유족들의 단식 중단을 호소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짧은 글이었다. “김영오 님을 살리기 위해 그 단식을 제가 대신하겠다”고 했다.

글에는 무기한 단식 투쟁의 정치적 목적이 밝혀져 있었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이루고자 하는 특별법 제정으로 진상규명, 이제 우리가 나서야 한다”라면서 “거기에 고통이 요구된다면 그 고통을 우리가 짊어져야 한다”고 한 것이 그것이다.

특별법 제정으로 진상규명. 명료했다. 그러나 구체적이지는 않았다. 정세는 보다 또렷한 것을 요구했다. 사람들에게서 ‘투쟁을 말리자는 거냐 거들자는 거냐’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구체적이지 못한 데로부터 비롯되었던 문재인 단식투쟁의 애매모호함 즉, 흐릿함은 21일에서 들어서서 말끔히 벗겨졌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뭐하고 있습니까?”

페이스북을 통해서였다. “당신들이 책임지고 당신들이 수습해야 할 일입니다”라는 말과 연결되어있는 문장이었다.

화살이 청와대와 정부여당에게로 정확히 맞추어져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것은 공세내용 또한 마찬가지였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문제를 “여야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니다”고 말끔하게 정리를 한 것이다.

글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나설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는 것으로 끝났다. 간략했고 간결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대한 직격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워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문재인의 무기한 단식농성이 어디까지 가게 될지에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에 타격점을 맞추는 진보당

 

세월호활동의 향방과 관련해서 가장 주목될 만한 행보는 통합진보당에게서 나왔다.

“세월호 특별법,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합니다”

진보당 원내대표인 국회의원 오병윤이 21일 다른 의원들과 함께 청와대 앞에서의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면서 진보당 의원단 명의로 밝힌 서면브리핑에 있는 문구이다. 그 문제의식은 유족들이 여야 재합의를 거부했다는 것에 가장 크게 방점을 찍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에 더 이상 연연해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진보당은 세월호진상규명과 관련된 모든 것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아울러 대통령이 결단할 일로 규정했다. 수사권, 기소권이 있는 특별법 제정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며 결단하라는 것을 목표로 하여 의원단 집단단식농성을 결행한 것이다.

 

매우 각별하다. 투쟁의 과녁을 명확히 청와대로 하고 있는 것이어서이다. 정당이 채택할 수 있는 전형적인 장외투쟁 형태이기도 해서이다. 매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촛불집회에 참가하겠다고 했다. 밤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단식농성단과 함께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청와대를 향해 함께 목소리를 높여 주십시오”

브리핑에 나오는 마지막 문구이다. 국민들에게 세월호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면서 한 말이다.

 

진보당의 이러한 전형적인 장외투쟁은 여야의 합의과정에서 확인되었던 새정치의 무책임하고 무능한 행태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보다 결정적으로는 여야합의에 대한 비난이 높아질 무렵,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가 청와대 행을 매일 시도했던 것을 종자로 본 것에 따른 정치적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로 향하는 세월호투쟁

여야합의 과정에서 특별검사의 추천권과 관련한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되었을 때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야했다.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정확히는 우려였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되어 제기되어있는 의혹들을 비롯한 전반적인 문제의식은 그 어느 것 하나도 단순한 것이 없다.

지난 5월 12일, 세월호참사 수사를 진행했던 검경합동수사본부가 당시 변침에서 침몰에 이르르기까지에 48분간의 골든타임이 존재했으며 그 시간에 구조활동을 제대로 했다면 전원구조가 가능했다는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을 그 하나의 비근한 예로 들 수 있다. 왜 해경은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하지 않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사고 당일 박근혜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있으며 10시 경에 두 차례에 걸친 구조지시만을 했을 뿐 왜, 7시간 동안 그 어떤 대책회의도 주재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것 역시 세월호참사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내용 중에 하나이다.

세월호에서 발견된 노트북에 국정원의 백 여 가지의 지시사항이 있었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것들은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내는 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되어야하는 것을 입증해주는 대표적인 요인들로 된다. 특별법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법이 세월호 참사가 갖고 있는 내용과 규모에 정확히 부합해야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수사권과 기소권이 특별법에 포함되어야 할 결정적으로 합리적인 근거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되는 특별법 제정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평가됨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극렬하게 반대를 했다. 특별법에 수사권 기소권이 포함되면 법체계에 혼란을 불러온다는 것을 이유로 세웠다. 그렇지만 이는 정치공세라는 것이 곧바로 확인되었다. 유수의 형법학자들을 위시하여 대한변호사협회 등 신망 있는 법률단체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함하는 특별법이 형법체계를 교란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던 것이다.

 

“야합”

특검추천권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켜 합의에 이르른 여야합의에 대해 사람들은 그렇게 비판했다. 비난 수위였다. 새정치의 박영선 지도부가 새누리당과 대립전선을 치는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워하고 있는데 따른 정치적 흥정이라는 것이었다.

재협의는 없다고 했다. 더 이상의 협의는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은 새누리 뿐이 아니었다. 새정치 역시 같은 입장이었다.

특별법에 대한 여야합의 과정은 결국 특별법에서의 본질인 수사권과 기소권을 특별법에서 없애버리는 과정이었다.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러가겠다고 청와대행을 본격적으로 시도했던 것은 그때부터였다.

병원에 실려 가기 직전까지 경찰의 제지를 뚫으며 끊임없이 청와대로 향하려 했던 김영오씨에게서 많은 사람들이 선명하게 읽은 것이 있었다. 세월호투쟁의 향방이 그것이었다. 문재인도 오병윤과 김재연과 김미희도 심지어는 이재오까지도 분명히 읽었던 것이었다.

유민이 아빠가 제시한 투쟁방향은 그렇게 청와대였다.

 

이재오가 여전히 여야합의를 강조하고 다른 한편에서 문재인은 청와대와 여당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으며 진보당은 오직 청와대를 타격해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조건에서 유민이 아빠가 제시한 청와대로의 투쟁방향은 이후 과연 어떤 양상으로 현실화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