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석과전망>미 고위당국자, ‘금강산관광 재개와 유엔대북제재는 별개’
금강산관광 재개문제를 남북 간의 독자적인 문제로 보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없다. 무슨 소리냐며 반발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이른바 ‘한미동맹’이라는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했을 때만 나올 수 있는 입장이다. 현실은 현실이다.
금강산 관광은 지난 1998년에 시작되어 2008년까지 10년 넘게 진행되어오는 동안 개성공단사업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사업의 대표성을 담고 있던 사업이었다. 아쉽게도 이명박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중단되었다. 2008년 7월 한국인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이 그 계기였다. 2010년 천안함사건 이후 5•24 대북 제재 조치 등과 맞물려 지금까지 6년째 재개되지 않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원해왔었다.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었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진행했던 주체들인 기업인들은 물론이고 야당 의원들도 지속적으로 정부에게 무수하게 재개를 촉구했던 대북사업이었다. 그러나 꿈쩍할 줄 몰랐던 사업이었다.
“금강산 관광에서 발생하는 북한의 수익금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으로 사용되는가 그렇지 않은가”
우리정부가 지금껏 금강산관광재개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왔던 것이 이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상충하는 가의 여부를 금강산관광재개 여부에서 결정적인 문제로 보아왔던 것이다.
이는 금강산관광재개 문제가 경제문제가 아니라 극히 복합적인 정치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금강산관광재개문제를 정치문제로 바라보게 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남북 간의 정치적 문제 또한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경제범주의 문제인 것처럼 보이는 금강산관광재개문제가 실제에 있어서는 남북관계개선사업으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는 정치문제이되 구체적으로는 북미관계 그리고 한미관계를 다 아우르는 범주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금강산 관광에서 발생하는 북한의 수익금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자금 등으로 사용되는가 그렇지 않는가는 유엔이 판단할 문제로 되어있다. 그러나 유엔이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껏 금강산관광으로 발생시킨 미화 4억8천700만 달러를 북한이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구체적으로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강산관광수익금을 유엔의 대북제제문제와 직접적으로 결부시키는 것은 금강산관광재개문제가 미국의 대북대결정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히 본질적인 문제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 유엔 제재와 별개, 한국 판단할 일“
한국을 방문한 미국 재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가 밝힌 견해이다. <미국의 소리>방송이 22일자로 보도한 내용이다. 21일 서울 아메리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는 무관하며, 한국 정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한 것이다.
획기적이다. 사건으로 충분하다. 금강산관광재개문제가 국제적인 문제의 범주에서 단순히 남북 간의 범주로 축소되어 우리 앞에 던져지게 되는 양상을 띨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접근하면 문제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닌 것 또한 사실이다. 그 견해를 밝힌 인사를 미 재무부의 고위당국자라고 한 표현에서 확인된다. 고위당국자로 지칭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그것이 오바마행정부의 확고한 견해로 확정하기에는 수준이 낮으며 또한 불투명한 것이다. 미 당국자의 이 발언을 두고 한국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경우 미국이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 표명으로 확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진일보한 것만은 사실이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에게서 확인된다. 보도에 의하면 김 대변인은 “북한의 관광 대가로 가는 자금이 대량살상무기나 이런 것하고 관련이 없다는 그런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는 그런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하면서도 “미 고위 당국자 언급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지금 확인 중에 있다”고 말한 것이다.
비록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중에 있다는 말은 남북관계개선에 대해 미국이 우리정부에 대해 어느 정도 숨통을 트여주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기대를 갖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도 우리정부가 북한에 제의해놓고 있는 제 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대해서 기대를 접고 있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확인되고 있는 사안이어서 더욱 그렇다.
남북관계개선사업이라는 전체 판에서 더 진전되는 내용이 나오는지 예리하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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