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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비정상적인 박근혜정치

by 전선에서 2014. 8. 26.

<논평>아시안게임은 박근혜정치의 정상화를 시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북한이 다음 달 열릴 인천아시안게임에 273명의 선수단을 보내겠다고 결정하여 우리 측에 통보한 것은 지난 22일이었다. 인천아시안 게임 조 추첨 및 국제 학술회의차 참석한 북한 대표단을 통해서였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17일 판문점에서 남과 북이 실무접촉을 갖고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 문제를 협의했으나 협상이 결렬되고 난 뒤에 난 결정이어서다.

환호하기는 했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 끝에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석 확정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환호의 기색을 쉽게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박근혜정치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확연한 특징 하나가 있다. 정치가 사라져버리고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또렷한 특징이다.

 

세월호참사에서 대표적으로 읽힌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동안 박근혜 정치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특히, 세월호가 기울어지기 시작하여 완전하게 가라앉기까지 박근혜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서 서면보고와 유선보고만 받았을 뿐 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상식을 발동했을 때 기본적으로 해야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대책회의 조차도 없었다. 사실 충격이었다. 국민들이 받았던 것은 전례 없이 큰 절망 그 자체였다.

 

대통령의 7시간. 사람들에게 그렇게 회자되었다. 한 보수언론이 대통령의 사생활과 연계하는, 불순한 듯한 기사를 써내게 된 배경이었다. 세계 유수의 외신에까지 거론됨으로써 국격을 바닥으로까지 추락시키고 말았던 사안이기도 했다.

 

세월호참사는 참사 그 자체보다도 그 이후에 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켰다. 참사가 발생한지 100여일이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과 관련해서 단 한 치의 진전도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진상규명과 관련하여 세월호참사 유족들이 중심이 되어 요구하고 있는 특별법제정에 대해 박근혜정치가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이것이 불러온 결과는 참담하다. 여야의 대립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분열양상까지도 극에 달해있는 것이다. 여야를 아우르고 국민들을 통합시키는 것이 정치의 기본 기능이라고 할 때 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사라지고 만 정치이다.

 

박근혜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의 진면모를 사람들이 너무나도 비극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 세월호참사이다. 박근혜정치의 실체인 것이다.

 

정확히는 정치의 실종이다. 박근혜정치에 맞서 경쟁의 맨 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던 야당 대선주자의 단식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에서도 확인되는 것이 박근혜정치의 실종이다.

그 뿐이 아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나서서 전민항쟁이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정청래의 그 전민항쟁 언급은 박근혜 정치의 실종의 정도가 어디까지 이르렀는지를 과학적으로 반영해주는 정치현상이다. 정치 실종의 수준은 그렇듯, 완벽한 것에까지 도달해있는 것이다.

엄밀히 보지 않아도 사실 이런 정부는 일찍이 없었다.

 

정치의 실종은 그러나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416일부터 시작된 현상이 아니다. 국정원선거개입혐의를 가지고 국민들과 야당들이 대중투쟁을 벌이는 동안 그때부터 이미 실종되어버린 것이 박근혜 정치였다. 야당의원에게 있지도 않은 내란음모혐의를 씌워 탄압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박근혜정치에서 사람들이 누구할 것 없이 한결 같이 경험하는 것은 비극이다.

박근혜정치의 비극은 그러나 국내정치에만 국한 되지 않는다. 남북관계에서도 박근혜 정치는 완벽하게 실종되어 있는 것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통일대박론', '드레스덴 선언'.

박근혜정부가 내놓은 대북정책들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환호를 했다. 그 어느 것 하나 화려하지 않은 것이 없다. 보수 진보할 것이 우리민족의 성원이라면 누구할 것 없이 두손 들어 환영할 만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아쉽게도 실체가 없는 것들이었다. 한결같이 다 그랬다. 현재까지의 상황에 기초해서 평가했을 때 다다르게 되는 결론이다.

손을 잡자고 손을 내미는 실체로서 대북정책이었다면 박근혜정부가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그러한 정책들을 입안했는지 그것은 전혀 상관할 것이 없었을 것이었다. 민족문제 즉 통일문제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그렇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경색되기 시작한 남북관계는 이제 더 이상 나아갈 곳 없는 상태에로까지 도달해 겨울처럼 얼어붙어있는 양상이다.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수많은 주목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북한이 참여하는 인천아시안게임을 남과 북이 스포츠영역에서라도 드러내놓고 환호하고 기뻐할 수 있게 하는 그것에 비정상적인 박근혜정치가 남북관계에서라도 정상성을 회복하는 길은 필연코 열리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정치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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