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나까 이사장이 한 말인가, 미국이 한 말인가? -
“대화 없이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최근 북일 합의와 관련,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일본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이 한 말이다. 9일 서울에서 '통일한국의 외교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국제회의에서 다나카 이사장은 그렇게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그 국제회의에 참석 중에 연합뉴스기자와 별도로 만나 인터뷰를 통해 밝힌 입장이라고 연합뉴스가 10일자로 보도했다.
다나카 이사장은 일본의 대표적인 대북통이다. 지난 2002년 9월 외무성 외무심의관으로 고이즈미 당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 국방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을 만들어낸 주역 중에 한 사람인 것이다.
다나카 이사장의 말은 단순히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북일회담은 복잡할 것 없이 그 목표와 성격을 명확히 하고 있다. 북이 밝히고 있듯이 북일회담은 ‘평양선언에 따르는 국교정상화’를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재일 <조선신보> 김지영 기자가 최근 <관계개선의 로정도/조일정부간합의의 의미>라는 제목으로 6월 4일부터 6일까지 세 번에 걸쳐 내보낸 연속기사를 통해서도 잘 확인된다. 기사는 북일회담에서 쌍방은 “그 목표를 재확인하고 선언리행을 위한 조건에서 일치를 보았다”면서 “구체적인 행동조치를 담은 합의는 두 나라 ‘관계개선의 로정도’(조선외무성 송일호대사) 라고 할 수 있다”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북일회담과 관련되는 언론보도는 북일의 이번 합의가 평양선언 이행을 위한 환경과 조건을 정비하는 과정에 돌입한 것이라는 것을 잘 보여 보여준다.
북일관계는 북미관계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 북미대결전을 비롯해 동북아정세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지난 2002년 평양선언이 국교정상화로까지 나아가지 못했던 것도 북미대결전이 강제한 결과였다. 구체적으로는 북과의 관계개선을 하지 않으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일본의 평양선언 이행의지를 가로막은 결정적 이유로 되었던 것이다.
<조선신보>의 김지영 기자가 “핵과 미싸일문제에서 미·일· 남조선이 보조를 맞출 것을 요구하면서 조일관계의 진전에 쐐기를 박으려고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은 동맹국·미국의 동향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현실론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다나까 이사장의 말이 시사하는 것이 핵심적으로는 북미관계와 관련되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나까 이사장은 이번 북일합의에 대해서 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일본 입장에서는 (재조사)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진상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중요한 언급은 그 뒤에 나온다. “이는 결코 북한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 한국 등의 노력을 저해하지 않는다”라는 언급이 그것이다. 다나까 이사장의 언급은 구체적인 것으로 나아갔다. 한미일 3국의 북핵 공조를 언급하면서 "더 강력한 공조가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한 것이다.
김지영 기자가 “일본은 동맹국·미국의 동향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던 바, 다나까 외상은 그대로를 정확히 교과서처럼 보여주고 있다.
북일수교를 목표로 하는 북일회담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한미일3국의 북핵공조를 강조하는 다나까 이사장의 수사는 형식적으로만 보면 모순된 듯이 보인다. 이 모순은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가 여전히 대북대결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그 어떤 전향적인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부터 더욱 더 예리한 모양새를 띄고 있다.
이 모순을 일본의 영향력 큰 외교가가 모를 리가 없다. 김지영 기자는 연속기사에서 미국과 우리나라가 북일관계 진전에 쐐기를 박을려고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면서 그에 대한 대책이라면서 제시한 것이 있다. 일본이 미국국과 우리나라에게 “(북과) 량국 간에 해결해야 할 고유의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 된다고 했던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다나까 이사장을 통해 그것을 뛰어넘는 언사를 구사한다.
“대화 없이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을 한 것이 그것이다. 다나까 이사장은 한 발 더 나아간다. "모든 당사자가 대화를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이다. 이쯤 되면 외교적 수사의 경계를 뛰어넘는 것으로 된다.
현실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대북대결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에 대한 통렬한 '조언'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제 하나가 발생한다. 대북관계에서 일본이 미국에 ‘조언’을 할 수 있을 나라로 될 수 있는가?하는 것이 그것이다.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 특히 최근에 러시아의 관계에서 확인하고 있는 것처럼 갈수록 세계 패권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악화일로인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패권적 지위가 금방이라도 무너질 정도까지 악화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미국이 대북문제와 관련하여 일본으로부터 ‘조언’을 받을 정도로 약해져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이는 북미관계가 북일관계를 규정짓는 동북아지형에서의 역관계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의미해준다.
따라서 대화를 강조하는 다나까 이사장의 입장은 미국의 입장의 반영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대화 없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모든 당사자가 대화를 시작하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다나까 이사장이 한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눈은 이미 미국으로 향해있다.
미국에게서 말이 아닌 그 어떤 행동을 기대하고 있는 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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