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권말선
할머니 호옥호옥 낮은 숨소리
자식손주 먹으라 고구마 구워놓고
업어 가도 모를 초저녁 깊은 잠
호옥호옥 후 호옥
나를 왜 구웠냐 스물스물 화내는
고구마 달래느라 후후 호호
접시 가득 노오란 속살
딸 아들 한 입씩 먹여 놓고
엄마는
달콤한 행복 한 입
배고픈 달님
기웃기웃 킁킁
나도 한 입... 입맛 다시며
아까부터 달빛으로 창문 두드리다
빈 접시에 투덜 터덜 되돌아서서
'내일 또 고구마만 울겠군!'
노랗게 시샘하는 밤
201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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