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잠 못 드는 밤에
권말선
늦은 밤 잠 못 들고 뒤척일 때는
마음 속에 길 하나 만들어 본다
숲길과도 같은 길, 들 사이로 난 길
좁다란 골목길, 길게 뻗은 마을 길
아무 길이면 어떠랴 길 끝에 그대만
그대만 있으면 된다, 어차피 마음의 길
바람 시원하게 부는 길, 아니 꽃길이었으면
소북히 눈 쌓인 길이라 할까 어차피 마음의 길
눈 감고도 걸을 수 있고 어디선가 소리도 들려
새 지지대는 소리 키득대는 꽃들의 수다소리
느린 걸음으로 아주 느린 걸음으로 걸으리
발자욱마다 그리움 부푼대도 아주 천천히
늦은 밤 잠 못 들고 뒤척일 때는
마음으로 만든 길 한없이 걷다가
길 끝에서 손 흔드는 그대 만나면
조용히 길을 접고 숨을 것이다, 그대와 함께
201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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