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영화 '우리의 래일은 더 푸르다'의 한 장면
내가 살고 싶은 집
권말선
두꺼운 철문이 굳게 닫힌 집
그런 집 말고 마당 너른 집
대문도 초인종도 필요 없는 집
아침이면 이웃과 들에 나가고
저녁이면 사랑방에 모여앉아
지나 온 역사얘기 내일의 희망으로
마을마다 이야기꽃 넘쳐나는 곳
그런 곳에 작은 내 집도 있었으면
우리집에 달래 냉이 무쳐놨어요
언니, 언니 놀러 오세요.
울타리 너머 큰소리로 불러보면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겠지
그래, 부침개 한 장 부쳐서 갈게
야, 맛있겠다 쪼르르 먼저 뛰오는
아이들 신나는 발걸음 소리
이웃과 정 나누며 살고 싶어라
계절따라 마당가에 방긋방긋
키 작은 꽃들이 예쁘게 피고
텃밭에 딸기 고추 영그는 양을
키 큰 해바라기가 지켜주겠지
야트막한 담가에 골담초 웃고
그 옆엔 호박넝쿨 길게 뻗는 집
장독대 근처에 멍석 펼치고
햇살 좋은 날 소꿉 놀 듯이
그대랑 도란도란 얘기나누다
하루가 곱게 가라앉은 밤
하늘에 총총별 뛰노는 모습
달빛아래 가만히 지켜볼테야
그림에나 나올법한 그런 집에서
그런 집에서 살고 싶어라
영화에서 보았던 그런 집에서
그런 집에서 나도 살고 싶어라
201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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