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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틸러슨은 왜, 지난해 미국의 대북회담 개최 제안을 공개하는 것일까?

by 전선에서 2018. 1. 9.

대화 굳히기냐 도발 계기냐

<분석과전망> 틸러슨은 왜, 지난해 미국의 대북회담 개최 제안을 공개하는 것일까?

 

 



지난해 말 미국은 북에 북미회담을 제안했다.

 

미국이 지난해 말 북에 조건 없이 북미회담을 갖자고 공식 제안했음을 공개하고 나섰다. 한국의 언론 세계일보를 통해서였다. 미국이 조건 없는 북미회담을 공식적으로 제안했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그에 못지않게 흥미로운 것은 미국이 그 사실을 지금에 와서 공개를 했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7일자 단독보도에 의하면 미국은 한 발 자욱 더 나아간다. 미 정부당국자가 세계일보에게 북한이 이제 미국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 표명을 하면 언제든 북·미 직접 대화가 열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후 북미대화 성사 여부의 결정권이 북에 있다는 것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최근 들어 나온 북미대결 뉴스 중에 최고최대의 뉴스다. 정세구성력이 매우 출중하다는 점에서다. 이는 일단, 6일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별장에서 대북유화발언을 한 배경이 무엇이었는지를 설명해준다. 아울러 그 전인 지난해 1212일 틸러슨이 조건 없는 대북대화를 언급하게 되는 배경을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해 말 미국이 북과의 회담 개최를 공식적으로 제안을 하고 그 제안은 북이 언제라도 받기만 한다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것을 한국언론을 통해 밝힌 것은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후 북미대결전의 향방을 가늠케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남북대화는 북미대화를 앞두고 내린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인가?

 

우선,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대화를 제기한 것이 갖는 전략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알게 해준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은 미국의 회담개최 제안을 받지 않았다. 선뜻 보면 잘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다. 미국이 북에 공식적으로 제안한 회담은 북이 그리도 바라고 강조해왔던 조건 없는 북미 직접 대화였던 것이다. 미국은 북이 안 받은 이유로 미국의 외교·안보팀 개편 가능성 등이라고 했다. 정확한 설명이 못된다.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해 흔히 동원하곤 한는 정치적 수사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의 회담개최 제안을 확인한 뒤 그것을 받을 대신에 1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대화를 제기한다. 이를 두고 관제전문가들은 통남봉미라는 개념으로 설명을 한다. 통미봉남이니 통남봉미니 하는 개념은 사실, 북미관계 남북관계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북미문제와 남북문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매우 정치적 개념이다.

북이 미국의 회담개최 제안을 받지 않고 먼저 남북대화를 제안한 것은 북미 간에 힘의 우위를 확보한 조건에서 즉, 언제라도 북미회담을 할 수 있게 된 조건에서 우리민족끼리의 한 주체인 남측을 먼저 챙긴 것이 된다. 통미를 확보한 조건에서 통미에 앞서서 통남을 먼저 내세운 것이다.

이에 대해 감탄해하는 대북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우리민족끼리의 생활력 즉, 진가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4, 북은 인공위성 발사를 할 것이냐 아니면 북미회담을 하게 될 것이냐

 

트럼프는 평화올림픽 성사를 염원하는 세계 양심세력들에 밀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해놓고 있지만 평창올림픽이 끝나는 4월에는 재개한다는 구상이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은 현실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는 최고최대의 걸림돌이다. 본질적으로는 미국이 대한반도지배전략에서 구사하는 중핵적인 정치안보기제다. 남북관계 개선이 시작되는 현 정세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갖는 의미는 매우 구체적이다. 남북관계 개선사업이 민족공조에 기초해 진행되는 것을 어떻게 해서든 가로막고 한미공조에 기초해 진행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결정적 정치안보기제인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기인 4월에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하려 한다면 이에 대해 북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전술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위성으로 맞서는 것이 그 하나다. 핵시험이나 미사일발사시험 등 높은 수준의 핵전력 강화로 맞서기 보다는 우주개발의 평화적 권리를 앞세워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북의 우주개발 권리와 미국이 유엔을 통해 결의한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모든 활동을 금지한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정면에서 충돌하는 북미 대치국면이 시작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이전과 같은 첨예한 대칙국면은 아닐 것이다. 특히 미국으로서는 중국과 러시아에게서 이전과 같은 수준의 반발을 기대할 수 없다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4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북이 준비할 수 있는 정반대의 전술로 이른바 전략적 차원에서 구사하는 평화공세를 들 수가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북미회담 제안의 전격 수용이다.

 

결국, 북은 4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시키기 위해 인공위성 발사 전술이나 북미회담 개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다.

 

북이 북미회담을 수용하는 경우 이것은 단순히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우선, 남북관계 개선을 민족공조에 기초해 진행되게 하고 더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이 우리민족끼리의 궤도에 제대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올라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북의 북미회담 수용은 본질적으로는 이른바, 불가역적인 북미대화를 목표로 삼는 전략태세일 것이다. 불가역적 북미대화는 북미대결전 종식의 필수 공정이다.

북은 불가역적 북미대화를 미국에 강제할 물리력을 완벽하게 확보한 상태다. 지난 해 1129ICBM 화성-15형 발사가 그것이다. 더 있다. 이른바, 핵전력 강화다. 핵전력 강화의 핵심내용을 북은 이미 공개적으로 언급 해놓은 상태다. SLBM 북극성 3형 시험발사를 비롯해 태평양상에서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 그리고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인공위성 발사 등이다. 화성-15형을 태평양이나 미본토를 가로질러 대서양에 탄착시키는 실각발사하는 시험을 관측하는 국제정세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우리민족 대 미국 간의 대결구도 그리고 우리민족끼리

 

북미대결전 종식국면은 일사분란하게 진행될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다. 북미대결전은 우선, 미국 내 정치지형 변화를 필연적으로 추동하게 된다.

지난해 말 미국이 북에게 회담 개최 제안을 했을 때 사용한 통로가 뉴욕채널이었다. 틸러슨이 수장으로 있는 국무부가 유엔 주재 북 대표부와 개설한 대화창구다. 틸러슨은 북이 회담을 수용할 수 있도록 회담장소로 북이 선호하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로 특정까지 해주었다. 이는 틸러슨이 북미대화를 얼마나 바라는지를 보여준다. 12일 한 토론회에서 틸러슨이 직접 나서서 조건 없는 북미대화를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알려진 것처럼 북미대화를 놓고 백악관 내부의 알력과 갈등은 만만치가 않다. 구체적으로는 틸러슨과 한반도정책의 수장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과의 갈등이다. 맥매스터는 틸러슨의 조건 없는 북미대화발언이 있고 난 하루 뒤 국제외교연구기관인 제임스타운 재단이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거나 그들의 어떤 요구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추구해야 하는 단 하나의 목표는 비핵화다라고 강력하게 반발을 했다. 대북강경파다웠다. 백악관 내의 치명적인 엇박자였다. 이 엇박자는 일단, 트럼프에 의해 해소되는 듯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 트럼프가 6일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전화 통화 의사를 밝히는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이다.

 

이것들은 틸러슨이 지난 해 말 북미회담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을 지금에 와서 공개를 한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설명해준다. 북미대화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전임 오바마정부 때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통괄하는 국가정보국장을 지냈던 제임스 클래퍼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최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의 핵프로그램 중단 가능성과 관련해) 그 기차는 한참 전에 역을 떠났으며 북은 비핵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협상은 유일한 길이고 다른 현실적인 옵션은 없다고 한 뒤 북이 핵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결코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냉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 대화굳히기로 나섰다는 것에 대해 무턱대고 크게 기대하거나 낙관하기는 이르다. 맥매스터를 비롯해 미국의 대북강경파들이 남북관계 개선을 한미동맹에 기초해 진행될 수 있도록 개입하고 간섭할 것은 가히 필연이다. 그 무슨 구체적인 정황이나 근거를 대지 않아도 된다. 전문가들이라면 기본적으로 내 놓을 수 있는 관측이다. 미국의 소리방송(VOA)9일 느닷없이 미 중앙정보국(CIA)4년 전 해제한 기밀문서의 내용이라면서 북한 정권이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방해를 위해 한국 내 학생 운동을 활용해 허위 불안 조성 등 다양한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는 것 등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반세기 넘게 한반도분단체제를 유지해오면서 한반도를 지배지휘해왔던 미국이다. 더구나 미국은 본성이 제국주의다. 이후 남북관계 개선은 우리민족 대 미국 간의 치열한 대결구도 하에서 전개될 것이다. 때문에 정세 돌파를 하면서 들어야하는 기치는 오직 하나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우리민족 성원이라면 누구할 것이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무이하고 위력적인 기치, 바로 우리민족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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