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단추 그리고 우리민족끼리
김정은 위원장 2018년 신년사
김정은 북 조선노동당 중앙위원장이 1월 1일 9시30분 2018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지난 해를 총화하고 새해 분야별 과업을 제시하면서 대내정책, 대남메시지, 대외정책 등의 순으로 구성되어있다. 핵심은 두 가지였다.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핵 단추가 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지난해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했다"고 하면서 한 말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면서 그렇게 말했다.
미국의 심장부를 향해 날린 정치공세다. 핵무력에 대해 "그 어떤 핵 위협도 봉쇄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됐다"고 규정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 핵무기를 실전 배치했다는 의미다. 핵미사일양산체제에 돌입하게 된다는 것을 선포한 것이기도 하다. "핵탄두·탄도로켓 대량생산해 실전배치 박차 가해야한다"고 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핵전력 강화의 구체들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에 기초해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미 일각에 여전히 남아있는 선제공격론 등 전쟁론에 대한 타격이다. 그리고는 “평화수호의 위대한 보검을 틀어쥐었다”는 말로 정리를 한다.
미국에게 전쟁할 생각도 대결할 생각도 버리고 대화로 나와야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핵단추가 위협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한 것이 갖는 구체적 의미다.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 있는 해"라며 한 이야기다. 북의 건국70돌과 남의 올림픽경기를 같은 위상에 올려놓았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이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평창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한 계기로 설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남북관계 개선 전반에 대해서는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족자주’, ‘우리민족끼리’ 등을 많이 강조하면서다.
미국에게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면서 자신은 핵전력 강화 행보에 탄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의미가 깊다. 최근 문재인정부와 유엔에서 강조하고 있는 남북 간 핫라인 개설의 가능성을 높혀주는 대목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는 북이 미국과 힘의 균형을 실현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었다. 그리고 북미관계에서는 ‘핵단추’ 등으로 미국 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제공격론 등을 타격하는 가운데 대화로 나아가자는 것이었으며 남북관계에서는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적 환경 마련으로 나아가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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