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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새롭게 짜지고 있는 트럼프의 대북정책

by 전선에서 2017. 4. 15.

중국역할론과 대북군사옵션 폐기
<분석과전망>새롭게 짜지고 있는 트럼프의 대북정책





​트럼프대북정책은 언제 쯤이나 완성돼 나올까?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지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당췌, 골격조차도 안 보인다. 사실, 심각하다. 대북정책이 기반해야할 원칙이나 철학은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는다.
횡행하는 것은 선제공격이니 뭐니 하는 즉흥적인 말일 뿐이다. 그리고 그 말들도 오락가락 이리저리 튀어다닌다. 여기에 반북언론들이 나서서 트럼프의 워딩을 저 맘대로 확대하거나 왜곡해서 보도하는 바람에 더 어지럽다. 북폭설 등 가짜뉴스들도 물 만난 고기다.

북이 변화시켜 내보여주고 있는 안보현실을 기본에 놓고 짜면 다 되는 것이 미국의 대북정책이다. 단언컨대, 가장 과학적이고 실용적이며 현실적인 대북정책은 담박에 나오게 되어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북중관계문제를 그 실체에 맞게 결부시키게 되면 더 실속이 있다.

예리한 매의 눈으로 자세히 찾아보면 그 징후가 보이기는 한다. 물론 찾는 일이 조금은 고생스럽기는 하다.

​폐기되는 중국역할론

‘10분 간 시진핑의 얘기를 듣고 나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한 이야기다.

북중관계의 실체를 잘 아는 전문가들이 자기일처럼 환호했다.

트럼프가 몇일 전, 중미정상회담에서 시진핑에게 대중무역적자 문제를 눈감아 줄 수 있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을 줘야한다는 옵션을 달았다는 것을 말했을 때 북중관계를 잘 아는 전문가들은 쯧쯧 혀를 찼었다.
일단, 경제와 안보문제를 딜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상자체가 이치에도 현실에도 안 맞아서였다. 치명적으로는 북중관계를 과거처럼 여전히 잘못 보고 있어서였다.
'이봐, 트럼프! 오바마북핵문제 접근법에서 치명적 문제가 뭔줄 알어? 북중관계를 잘못 설정해서 개입시킨 것이었다구! 그것에서 교훈을 좀 뽑으면 안되겠니!"
그렇게 전문가들은 짜증을 내며 트럼프한테 훈수를 던지고도 싶었다.
그런 와중에 트럼프가 북중관계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는 말을 한 것이라 전문가들의 환호는 클 수 밖에 없었다. 박수를 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트럼프가 했던 그 말이 이전 처럼 즉흥적인 워딩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기대해 볼만하다.

현실을 보면 그 변화가 즉흥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트럼프는 요즘, 그동안 자신이 입이나 트윗으로 뱉어냈던 말들을 뒤집는 작업에 열중이다.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이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 번복이다. 선거과정에서는 물론이고 백악관에 입성하고 나서도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중국환율조작문제를 강조했었는데 일 순간에 바꿔버린 것이다.
조건을 붙인 것이기는 했지만 대중무역적자 문제를 눈감아 줄 수 있다고 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트럼프가 대중 적대감을 누그러뜨리게 되는 데에 뭐가 작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유추만 가능하다.

미중정상회담 뒤 트럼프는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시진핑에 대한 극찬도 했다. 중국이 대미 투자를 확대했을 수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가 북중관계의 실체에 정확히 접근했다는 것은 북미대결전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바마정부 때 존 케리 국무장관이 만들었던 이른바 '중국역할론'을 트럼프가 나서서 직접 폐기시켜 버린 의미를 갖는 것이다.

북중관계의 실체를 알아차린 이상 트럼프는 중국에 대북압박을 그리 쉽게는 주문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국내용으로나 정치수사로서는 간헐적으로나마 써먹기는 할 것이다.

​폐기되는 대북군사옵션

트럼프의 말 뒤집기에서 북미대결전상 획기적으로 주목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트럼프는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에서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다 올리라고 했었다.
하지만 몇일 지나지 않아 트럼프는 그것을 스스로 뒤집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11일자 보도가 확인해준다.
WSJ이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채택된 새 대북 접근법은 군사옵션은 당장이 아니라 장기적인 것으로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이후에 취하게 될 트럼프의 행보에서 읽힐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이 뒤집기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장회의 안보보좌관의 북핵보유국 인정발언과 맞물려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띠게 된다.

이는 북미문제가 군사적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트럼프가 정확히 인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엄청난 진전이다. 북미대결전에서 갖게 될 의미는 가히 전략적이다. 북이 미국과 '공포의 균형'을 성립했음을 미국이 현실로 받아들인 것이다.

​북핵문제에서 중국역할론 그리고 핵심적으로는 군사옵션을 폐기할 태세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트럼프의 이 변화는 반세기 넘게 진행되어온 북미대결전 그리고 20년 넘게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북미핵대결전이 대화 이외의 다른 데에서는 종식의 계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최고로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끄럽고 복잡할 듯이 보이는 북미대결전은 북이 만들어 차려놓고 있는 안보현실에 의해 점차적으로 제갈 길로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곡절이야 여전히 동반되겠지만 때문에 긴장하기는 해야겠지만 찬찬히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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