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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흰 수건 만지작대기 시작하는 미국

by 전선에서 2016. 7. 20.

흰 수건 만지작대기 시작하는 미국

<분석과전망>미 공화당의 북 핵보유국 인정과 미국의 아름다운 퇴로

 



미국의 보수당인 공화당

북과 대립을 쳐도 그 수준을 한결 다르게 치는 당이다. 그 공화당이 마침내,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만다

우리나라 상공에서 핵폭탄 하나만 터지더라도 전력망과 다른 민감한 하부구조가 붕괴되고 수백 만 명의 목숨을 잃을 수 있다북한은 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이란은 핵 미사일 보유 단계에 근접해 있다전자기파 폭탄(EMP)은 더 이상 이론상 우려가 아니라 실제 위협이다"

7월 18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은 그렇게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새로운 정강을 발표한 것이다.

놀라운 일이다. 최근 들어 나온 뉴스 중에서 최고다. 


정강의 내용에는 핵 포기를 지속적으로 압박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에 비하면 별 중요하지가 않다. 일종의 수사일 뿐이다.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에 대해 일정하게 나오게 될 반발에 대응하는 공화당의 대항 논리를 매뉴얼처럼 적시해놓은 것이다.

 

공화당이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했다는 것은 북핵을 놓고 북과 협상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미문제 해결을 바랬던 많은 사람들이 수도 없이 바랬던 바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트럼프가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북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한 것이 단순히 선거용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이 핵문제로 북과 협상을 하게 된다면 세계비핵화를 목표로 핵군축대화를 하겠다는 것을 그 핵심내용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그 무슨 정치적 견해나 주장이 아니다. 현실이 그렇다. 미국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북의 핵미사일능력 고도화가 불러온 현실이다. 

 

사실, 경천동지 할 일이다. 어찌 보면 비명이다. 권투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마디를 거들 법도 하다. 코치 입장에서는 전세가 불리해지고 돌이킬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 목에 걸고 있는 흰 수건에 자꾸 손이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은 냉철하다. 공화당의 급격한 변신이 북이 주도하는 정세 변화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많은 전문가들이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공화당의 이 행보를 두고 상대당인 민주당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진짜 비교해야할 데는 중국이다

중국은 북의 핵보유를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해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미국과 중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가 있다. 그런데 북과 대립을 쳐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쳐왔던 공화당이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미 공화당이 중국보다 더 앞서 나가는 셈이다. 하기에 공화당의 북 핵보유국 인정에 대해 민주당보다도 더 충격을 받을 곳은 중국이다. 구체적으로는 시진핑 주석이다. 북이 지난 57차당대회를 통해 핵보유국이라고 천명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모르지 않을 시진핑이다


이제 호사가들은 권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벤치마킹하게 될 지도 모른다선수가 회생하기도 버티기도 어려운 지경 즉그로기상태에 이르른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미국, 흰 수건을 만지작대고 있다'라는 말을 거침없이 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미국의 반쪽이 내보이는 항복. 물론, 나머지 반쪽은 반발을 한다. 이해는 충분히 된다. 민주당 입장에서야 그럴 수 밖에 없다. 한국에 사드배치를 해 한국을 미국의 동북아 미사일방어체계(MD)에 끌어들이고 종국적으로는 한미일3각군사동맹을 구축해 흔들리고 있는 동북아패권전략과 한반도지배전략을 유지해보겠다는 것이 오바마 정부다.

그렇지만 민주당도 머지않아 공화당의 인식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앞에 펼처진 현실이 민주당 앞에 펼쳐진 현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최근 들어 북핵을 언급할 때면 비핵화보다 비확산에 방점을 찍곤 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는 머지않아 미국의 흰 수건이 링 위로 던져지고 그 장면이 TV화면을 장식하게 되는 장면을 접하게 될 지도 모른다. 물론, 그 장면은 외양적으로는 특기하게 포장될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퇴로

미국 내에서 한 때 유명세를 탔던 대북전문가 김명철 박사가 아주 오래 전에 사용했던 말이다.


그로기 상태에서 코너에 내몰리고 맞아가며 코피 흘리는 모습이야 그런대로 봐줄만하다. 허지만 링 위에 나동그라져 양팔 양다리 다 벌리고 헐떡대고 있는 모습은 실로 아름답지 못하다


지금 미국에게 최적최선인 것은 흰 수건이다. 북이 세련되게 내주고 있는 아름다운 퇴로를 미국은 이제 서서히 받아들여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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