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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북미대결전의 전략적 국면과 연석회의

by 전선에서 2016. 7. 13.

북미대결전의 전략적 국면과 연석회의

<분석과전망>연석회의의 의의와 전망


 

▲ 6.15서울본부와 300인 서울평화회의가 1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북측의 8월 연석회의 제안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밝히고 있다.


북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정당.단체 연석회의'를 열고 남측과 해외를 향해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갖자고 제의한 것은 지난 달 9일이었다. 815일 광복절을 계기로 평양 혹은 개성에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자주통일을 위한 북,,해외 제정당,단체,개별인사들의 연석회의'를 열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북은 지난달 27일부터 황교안 국무총리, 홍용표 통일부장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에 공개편지를 보냈다.

 

박근혜정부야 일축했고 종북공세를 피하려는 야당정치인들과 지자체장들은 소극적이었지만 그 이외에서는 속속 환영입장을 밝혔다. 이후로도 지속될 행렬이다. 그리고 환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 태세들 또한 나오게 될 것이다.

 

남북해외 제정당 사회단체 개별인사들의 연석회의는 왜, 중요한가?

 

당장에 든다면 딱 한가지다. 끝 모르게 높아져 있는 한반도 전쟁위기를 남북해외가 힘을 모아 어떻게든 막아야겠기 때문이다. , 평화 때문이다. 특히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벌어지게 될 8월이 매우 위험해져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8월을 이때까지와는 다른 주목도를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 이유다.

 

연석회의가 보다 본원적으로 중요한 것은 다른 것에 있다.

 

북의 연석회의 제안은 느닷없이 나온 것이 아니다. 북은 지난 5월 초 열린 당 제7차대회에서 남북군사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했었다. 이후, 북은 당시 국방위원회 그리고 인민무력부를 통해 남북군사회담 실무접촉을 제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것들에 기초하여 나온 것이 연석회의인 것이다.

 

연석회의는 어떤 객관정세 하에서 나왔는가? 이는 연석회의의 의의를 밝히는 데에서 극히 중요한 대목이다.

 

미국은 유엔을 동원해 유엔역사상 최고 최강의 대북경제제재를 가했다. 그것만으로도 한반도는 위험에 빠져들었으며 북미관계는 완전 얼어붙었다.

미국은 이어 8일에는 한국 사드배치 결정을 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적극적인 반북태세였다. 북은 물리적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반북은 급기야 정치적인 데에서 최고의 정점을 찍는다. ‘인권문제를 북의 최고지도자와 직접 결부시키고 만 것이다. 북은 선전포고라고 했다. ‘조미사이의 모든 외교적 접촉 공간과 통로를 즉시 차단하고 미국과의 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조선의 전시법에 따라 처리한다고 천명하면서다. 그리고는 미국과의 유일한 대화창구인 뉴욕채널중단조치를 취했다.

 

최악에 이르른 것은 북미관계만이 아니다. 박근혜정부의 반북 역시 정점에 있다. 개성공단의 일방적 폐쇄에서 선명히 확인된다. 이어 북이 7차당대회 이후 제안한 남북군사고위급 회담을 일거에 내쳤다. 그리고 연석회의 제안에 대해서도 통일전선적 차원의 대화공세라며 간단하게 일축하고 말았다.

 

이처럼 연석회의는 북미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남북관계 역시 최악인 정세 하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이 유엔을 통해 사상최고최대의 경제제재를 가하고 인권공세를 북의 지도자와 결부시킨 데 이어 중러의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한국사드배치 결정 등을 하고 있는 것은 북이 핵미사일능력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7차당대회를 개최하는 것 등을 통해 북미대결전을 주도하려는 것에 대한 대응이다.

이것들은 북미대결전이 전략적 대결국면에 진입해가고 있음을 선명히 보여주는 것들이다. 수위를 보아도 모양새를 보아도 그렇다. 현 시기 최악의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북미대결전 상 전략적 대결국면의 반영으로 보아야하는 이유다.

 

연석회의를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주객관적인 정세는 연석회의의 의의가 현 시기 최악인 정세를 돌파하자는 것에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연석회의 의의는 현 정세 돌파에만 국한되어있지 않다.

 

북은 연석회의 제안을 하면서 위임에 따라라는 언술을 사용했다. 북에서 자주 나오는 언술이 아니다. 이는 연석회의 사업 전반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통한 대북소식통들이 확인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김정은 위원장이 연석회의 관련해 조직도 인선도 임명도 직접 했다는 것이다. 연석회의 북측 준비위원회는 이미 결성되었다. 위원장에는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부위원장에는 로두철 내각부총리 등이 맡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북의 연석회의 제안을 단순한 것으로 예컨대, 올해 정세와만 조응시켜 보지 않고 있는 결정적 이유다. 현 시기의 정세를 정면에서 돌파하는 것이자 동시에 이후 정세의 획기적 변화를 내다보고 그에 대한 예비로 보고 있는 것이다.


 ▲ 68년전 김 구 선생이 민족의 분단을 막기 위해 38선을 넘었던 것처럼 당면한 전쟁 위기를 막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연석회의를 실현하자는 의지를 담아 단일기를 들고 휴전선 철조망을 넘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연석회의를 둘러싸고 있는 정세 그리고 연석회의에 대한 북의 적극적 태세 등 이 모든 것들은 연석회의의 의의가 현 시기 최악인 정세를 돌파하자는 것이며 동시에 정세의 획기적 변화를 예견하면서 이후 변화되는 정세에 주동적으로 대처하자는 것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원론이나 추상이 아니다. 구체적 의미를 갖는다. 연석회의 상설화가 그것이다. 남북해외 3자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가장 폭넓게 갖게 되는 상설기구로 연석회의는 제안된 것이다. 이점에서 북의 연석회의 제안은 우리정부가 말하는 진정성 없는’, ‘통전적 차원의 공세가 아니다. 김정은 시대에 북이 마련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방도가 연석회의일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2016년 연석회의를 접하면서 1948'남북 제정당사회단체대표자연석회의를 상기하고 있는 까닭이다.

 

48년 연석회의는 북 김일성 주석이 194710월 북조선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 중앙위원회에서 '남북협상방안에 대하여'라는 주제의 연설을 통해 한 제안이었다. 유엔에 의한 남한 단독선거가 추진되어 분단이 시작되려던 때였다.

 

48년 연석회의에는 남북 56개 정당, 사회단체를 대표한 695명이 참가했다. 연석회의는 '조선 정치정세에 대한 결정서', '전조선 동포에게 격함', '미소 양국 정부에 보내는 전조선 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 요청서'를 채택했다. 단선단정을 반대한다는 것 그리고 총선으로 통일정부 수립을 하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소 양군 군대 동시 철수 등도 담겼다.

 

연석회의의 결정에 따라 북은 195067'조국전선 중앙확대회의 호소문'을 통해, 85~8일 사이 총선, 815일 서울 최고입법기관회의 소집하기 위해 615일에서 17일까지 해주나 개성에서 남북 제정당사회단체대표자협의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48년 연석회의는 여기까지였다. 몇 일 뒤 전쟁이 터지고 만 것이다.

 

정세를 보면 2016년 연석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안건 또한 만만치가 않다. 북은 7차당대회를 통해 연방제 통일과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했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도로 북미평화협정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박근혜정부는 핵 포기, 인권 개선 등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정면에서 팽팽하게 충돌하는 사안들이다. 합의에 도달케 하는 공통점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다

힘의 역관계에 의해 돌파될 수 있는 것이 정세다. 아울러 남북이 그간 축적해놓은 통일자산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조국통일운동 역사는 한반도에 평화를 불러들여 조국을 통일할 수 있는 조국통일운동의 대강들을 완벽한 수준에서 마련해놓고 있다. 체계는 가히 전일적이다. 조국통일운동의 원칙인 7.4공동성명을 기본으로 조국통일의 이정표인 6.15공동선과 그 실천강령인 10.4선언이 그것들이다. 누군가 부정한다고 해서 없어질 것들이 아니다. 다만 현재, 이행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미국을 추종하며 반북의 정점을 치고 있는 박근혜대통령조차도 존중한다고 했던 것들이다.

 

북미 간 정세가 제 아무리 위험한 지경에 도달해있다고는 하지만 결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남북 간에는 이처럼 소중한 통일자산들이 마련되어있다. 이 가운데에 연석회의가 있다. 연석회의는 승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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