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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기다리고 있는 평화협정 국면

by 전선에서 2016. 8. 31.

강 대 강 대립구도, 언제쯤 끝날까?

<분석과전망>기다리고 있는 평화협정 국면

 



 

한반도에는 지금 북미 간 강 대 강 대립구도가 형성되어있다. 자세히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너무나도 또렷하다.

 

올해 가해지고 있는 미국의 대북공세는 규모가 최대다. 수준으로도 최강이다. 유엔을 통한 대북제재는 물론 한미연합군사훈련, 76일 김정은 위원장을 인권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인권공세 그리고 2일 뒤 주한미군 사드포대 한국 배치를 결정하는 안보공세 등 모든 것이 죄다 그렇다.

 

미국이 취하는 대북공세의 영역도 한 두 군데가 아니다. 경제적 압박과 군사적 압박, 정치적 압박과 안보적 압박 등 빠진 영역이 없이 전방위다. 총체적인 것이다.

 

최대최강이고 전방위적인 미국의 이러한 대북공세를 이전 사례에서 찾아보기는 어렵다.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더 있다. 미국의 공세에 맞서는 북의 대미공세 역시 전례가 없다.

 

북은 1월과 2월에 수소탄 시험과 인공위성 발사를 연이어 진행했다. 양탄일성을 실현했다는 말을 북은 했다.

북은 그 뒤 곧바로 미사일능력 고도화에 돌입했다. 대기권재진입 시험과 고체연료 시험 그리고 대출력 엔진 시험 등이 그것이다. 일일이 다 공개를 하는 것도 그랬지만 특히 빠른 속도에 많은 사람들이 다들 혀를 내둘렀다. 북이 자주 사용하는 개념인 단숨에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실체를 대북전문가들은 세계와 함께 낱낱이 실감할 수 있었다

은 이어 화성 10호를 필두로 67호를 연속적으로 시험발사해 미사일 능력 고도화의 실체를 세계에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세계는 특히 북의 고각발사 능력에 경악해야했다.

 

세계가 경악한 그 정점에는 수소탄 시험과 고각발사 말고도 전략잠수함탄도미사일(SLBM)발사 시험이 있다. 미국은 순순히 인정을 했다. 성공이라고 한 것이다. 

SLBM은 현대 핵전력 발전에서 최고의 위상을 차지한다. SLBM은 핵선세타격의 군사적 안보적 의미를 무력화시켜버리는 최후의 병기다. 군사전문가들이 SLBM에 대해 게임 체인저로 더 나아가 공포의 균형이라고 규정하는 이유다.

 

이처럼 북은 강 대 강 대립구도를 군사대결전을 중심에 놓고 끌어가고 있다. 그리고는 핵미사일능력 고도화를 그 주선으로 확고히 틀어쥐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강 대 강 구도는 언제까지 갈 것이고 강 대 강 구도가 불러들이게 될 이후 국면은 어떤 것일까

모든 정세전문가들이 제기하고 있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화두다.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북한의 대화 요구에 미국이 화답해 평화협정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한범 국방대 교수가 주장한 내용이다. 30일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이 한국국제정치학회와 공동 개최하는 안보학술세미나를 하루 앞두고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 들어있다.

 

정교수는 발제문에서 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갖는 특별한 효용성을 언급하고 있다. “강경책이 협상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한 것이다. 극히 과학적이다. 북미대결전의 역사를 제대로 아는 전문가들이 구사할 수 있는 논리다. 북미대결전 역사는 미국의 강경책이 협상의 물꼬를 틀곤 했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것을 잘 기록해두고 있다. 예컨대, 북미관계정상화의 로드맵이었던 지난 ‘94년 제네바합의는 영변폭격설 뒤에 나왔다는 것이 그것이다.

 

정교수는 이어, 미국이 올해 초 북의 4차 핵시험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에서 적극적 제재 정책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입장변화라고 했다. 하지만 그 입장변화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며 더 변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화협정 논의를 고리로 한 비핵화 실현이라는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교수가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은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5월 초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협상"이라고 언급한 것이었다. 그럴듯하다.

 

정교수의 그 주장에 대해 사실, 놀라워 한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정교수가 일반대학교가 아니고 국방대 소속이어서다. 더구나 정교수가 하게 되는 세미나 역시 일반 학술세미나가 아니라 안보학술세미나여서다. 안보학술세미나에 나오게 되는 국방대학교 교수의 대북관련 내용은 거의 대부분이 반북일변도의 내용과 기조를 띄어왔다는 것이 상식이다. 극히 정치적이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 교수의 그 주장은 정교수가 몸담고 있는 대학의 성격 그리고 세미나의 성격을 고려해보았을 때 쉽게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의 놀라움은 따라서 상식이 깨져나간 데에 대한 반응인 셈이다.

 

그렇지만 엄밀히 접근하면 정교수 주장은 놀랄 일이 전혀 아니다. 정교수의 정세인식은 정체성을 떠나 현실 특히 변화되는 정세의 추이를 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극히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인식은 미국의 복판에서도 이미 충격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미국 공화당이 전당대회에서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하는 내용의 새로운 정강을 채택한 것이 그것이다. 지난 718일이었다.

미국 내의 많은 합리적인 대북전문가들은 북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한다. 정치인들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미국 정치의 반을 차지하는 공화당이 새롭게 만든 정강에 북을 핵보유국으로 적시했다는 것은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북미 간에 평화협정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정교수가 깐 전제가 있다. ‘어떤 계기가 주어진다면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어떤 계기가 무엇일지 유추해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웬만큼 합리적인 정세분석가라면 쉽게 유추할 수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CNN방송의 국제정치 분석가인 조쉬 로긴이 지난 달 29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긴의 글에는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지만 핵무기 제조는 협상을 통해 중단할 수 있다는 대목이 있다. 북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이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동북아협력대화(NEACD) 자리에서 한 이야기라고 했다.

북으로서는 얼마든지 할수 있는 이야기다. 지난 57차당대회 결정서에 핵경제병진노선을 확정하면서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이 계속되는 한이라는 전제를 깔았었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폐기된다면 현 수준에서 핵동결을 하겠다는 함의가 그것에는 포함되어있는 것이었다. 핵동결의 최대는 핵시험 중단이다.

 

결국, 5차핵시험이다. 정교수가 말한 계기란 북의 5차핵시험에 대한 것으로 모아지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5차핵시험 유예를 조건으로 삼아 미국이 평화협정에 나올 수 있게 하는 일련의 움직임을 북은 진행하고 있을지 모른다. 주문이 아니라 내내 강제고 협박일 수도 있다. 외교적 예를 갖추는 주문이든 힘을 동원한 강제와 협박이든 그러나 그것과 상관없이 결정하는 것은 미국의 몫이다.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간이 미국 편이 아니어서다. 물론 오바마 정부가 할 일은 없다. 차기 들어설 정부의 관료들이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11월 미 대선이 끝난 뒤 미국이 내보이는 행보에서 그 윤곽을 알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래가지 않을 것은 근본적으로는 현 정세의 특질 때문이다. 지금의 강 대 강 대립구도는 이전의 대립구도와는 질을 달리한다. 핵미사일능력고도화가 전면에 나서서 구사되고 있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강 대 강 대립구도는 한반도에 이전처럼 뜨뜨미지근한 상황, 즉 전쟁도 평화도 아닌 일상적으로 긴장과 대립이 온존하는 그러한 상태를 더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멀지 않았다. 북이 5차핵시험을 강행할 날이 멀지 않았거나 아니면 미국이 평화협정 탁에 끌려나올 날이 멀지않았다는 뜻이다

북미평협탁에 끌려나오는 미국의 겉모습에 대해서는 물론, 세련된 모양새로 포장을 시켜줄 것이다. 북이 얼마든지 차릴 수 있는 예의다. 미국이 별다른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항복은 그러한 모양새로 머지않아 우리 눈 앞에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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