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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회오리를 치며 대지각변동으로 향하는 동북아 정치지형

by 전선에서 2016. 8. 12.

회오리를 치며 대지각변동으로 향하는 동북아정치지형

<분석과전망>중국사드 반대 그리고 선 평화협정 후 한반도비핵화



 



중국이 미국의 한국사드배치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북미평화협정을 한반도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기까지 해 동북아정세의 구성력을 어느 때보다 크게 발휘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규탄 성명을 채택하려는 것에 중국은 곧바로 딴지를 걸었습니다. 성명에 미국의 사드 한국배치 반대를 집어넣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러시아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위도 있어선 안 된다라며 같은 태도를 취했습니다결국, 안보리 성명은 무산됩니다. 미국은 물론 일본 그리고 한국은 크게 기분이 상해야했습니다.

 

이는 북의 핵미사일능력고도화와 미국의 사드 한국 배치가 서로 맞물려 동북아정치지형을 요동치게 하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언뜻보면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가시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때문에 지금의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를 두고 지난 시기 신 냉전체제의 도래의 징후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 과도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진단입니다. 변화된 현실에 기초하지 않은 진단이라는 점에서입니다.

현 시기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구도는 내용과 성격을 보면 그 방향이 과거의 신냉전체제를 복구하는 것에로 향해 있지는 않습니다.

단정해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북이 핵미사일 강국이라는 현실이 그것입니다. 북의 핵미사일능력고도화가 미국이 원하는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의 명분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핑계이고 구실일 뿐입니다.

물론,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으로 한미일 동맹이 획기적으로 세워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에 조응하는 북중러 동맹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북의 핵미사일능력 고도화는 북중러를 하나로 묶어내는 정치안보기제가 될 수가 없습니다. 북의 핵미사일능력고도화는 미국에게는 물론 핵강국인 중러에게도 견제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핵강국들끼리의 동맹은 애초 성립될 수가 없습니다. 미국에서 말하는 동맹은 그런 점에서 명백히 동맹이 아닙니다. 일본에 대한 그리고 한국에 대한 지배체계를 동맹이라는 정치안보적 수사로 포장하고 있을 뿐입니다.

 

북의 핵미사일이 동북아 지형에서 갖는 본질적 의미는 동북아 정치지형 변화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점입니다

추상도 원론도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동북아에 형성된 미국의 패권을 거세하거나 최소한 약화시키게 되는 결정적 동력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 북의 핵미사일능력입니다. 중국의 경제대국화로 미국이 받게 되는 외상과는 비교될 수 없는 위협으로 되는 것이 북의 핵미사일능력고도화인 것입니다.

 

미국의 사드 한국배치도 이와 밀접한 관련을 갖습니다. 북이 미국에 가하는 위협을 구실로 삼아 한국에 사드배치를 하고 이를 계기로 미국의 동북아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여 한미일3각군사동맹을 완성하려는 목적에서 수행되고 있는 것이 미국의 사드 한국배치인 것입니다.

 

이것이 동북아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 그리고 그에 걸맞는 실사구시적인 입장을 내오고 있는 데가 중국입니다. 중국이 올 초 새롭게 확정한 한반도해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를 비핵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평화협상과 한국전쟁 이후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을 통해서 하는 것 뿐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11일자 논평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북미평화협정 없이는 한반도비핵화가 없다는 뜻입니다. 선 평화협정 후 한반도비핵화입니다.

이는 지난 217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중국의 새로운 한반도해법으로 공식화한 평화협정·비핵화 병행 추진론에 대한 구체적 상을 관영언론이 나서서 공개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됩니다.

 

왕이 외교부장의 병행론이 나왔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경악을 했었습니다. 중국이 북미평화협정문제를 공식적으로 부각시켰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중국의 한반도해법이 획기적 변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안정 평화 대화라는 극히 원론적이고 추상적이어서 모호하기까지한 한반도문제 해법을 보다 구체화시켰던 것입니다.

중국의 입장변화는 동북아지형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이후 획기적으로 바꾸어지게 될 동북아 정치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동북아지형의 대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으로 충분했던 것입니다.

 

중국의 입장 변화는 한국사회의 평화운동진영에서 전략적 과제로 범주화되어있는 평화협정문제를 당면과제로 올려세우는 데에도 한몫을 할 정도로 그 정세구성력이 컸습니다

물론, 중국이 자체의 힘으로 내온 구성력은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북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연설을 통해 북미평화협정체결을 제기함으로써 시작된 흐름이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말 북미가 평협을 놓고 탐색대화를 한 것에 대한 반영이기도 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이 병행추진론을 처음 공식화했을 때 한국의 평화운동진영의 일각에서는 왕이프로세스라고 높이 평가를 하면서도 한반도비핵화 없이는 평화협정은 없다라는 말을 돌렸습니다. 왕이 병행추진론에서 투트랙이 이른바 시간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공간에 대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간상의 문제로 왜곡한 데에 따른 결론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차이나데일리의 논평은 북미평협과 한반도비핵화를 등가로 연동시키는 잘못된 조류를 약화시키는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사드정국에서 확인되는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과 태도 그리고 북미평협체결을 한반도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중국의 입장 변화는 이렇듯 단순히 한··일 대 북··러 구도를 가시화시키는 것으로 그 의미가 국한되지 않습니다

요동치며 진행되는 동북아 정치지형의 재구성 과정에서 나오는 풍경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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