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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괴물, 북한

by 전선에서 2016. 7. 5.

괴물, 북한

<이야기,시사>북한 '화성-10호'에 대한 이야기

 

자주통일연구소는 주로, 북미대결전을 기본으로 민주, 통일과 관련된 정세분석글 그리고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갈구하는 시로 구성됩니다.

여기에 자통연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새롭게 담는 그릇 하나를 더 만들려고 합니다. <이야기,시사>입니다. 시사콩트인 셈입니다. 이 란은 한 달에 서너번 나오게 되며 필자는 '하여'라는 사람입니다

특이하게도 이라는 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가다를 거쳐 노점상을 하는 등 사회의 맨 바닥에서 살고 있어서인지 말은 거칠고 싸가지는 없는 그런 캐릭터입니다. 기대하셔도 됩니다. 그 첫 작품, <북한, 괴물>입니다.

                                                                                                                                             -편집자 주-

 

                                                                                                                     향 하여

 





"쓰벌, 괴물이여"

북한은 물론 북미대결전에 대한 내용 전반을 잘 꿰차고 있는 친구녀석이 씩씩대며 내뱉은 말이다. 욕인지 그냥 쓰는 말인지는 그 경계가 흐릿했다.

니답게 북한 또 디스하는게야?”

원래라면 골백번은 나자빠지고 진즉에 실려나갔어야 했어"

단숨에 들이킨 술잔을 내게 돌리고 있는 녀석의 표정은 적당히 상기되어있었다.

"근디 한숨은 왜, 그리 흘리고 그랴"

 

잘 나가는 신문사의 대북기자로 일하고 있는 녀석이 그날 도우미가 날라다 주는 비싼 안주 대신 특별한 안주로 삼은 것은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지난 달 30일에 발표한 성명이었다. 조평통이 국가기구로 격상된 후 처음으로 발표한 성명인지라 많은 전문가들이 주목을 했던 터였다.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인 화성-10발사성공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는 성명이었다.

 

성명은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했다. 핵보유에 이어 화성-10발사의 의미를 밝히면서 성명은 그렇게 주장했다. 화성-10호 발사 성공에 대해 "민족의 존엄과 안전을 감히 건드리려는 자들은 지구상 그 어디에 있건 완전히 초토화해버린다는 우리 천만군민의 불굴의 의지와 자력자강정신의 위대한 결실이며 민족사에 길이 빛날 중대사변"이라고 규정을 한 것이다.

 

성명이 특히,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에 의한 주체적인 핵선제타격태세의 완성이라고 못을 박은 것은 단연 눈에 들어왔다. 선제핵공격능력에 대해서는 실제로 선제공격을 한다는 점 보다는 미국 등의 핵위협으로부터 나라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더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읽혔다.

 

성명은 이어 정세도 달라졌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핵보유와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에 의한 현실적인 핵선제공격 태세 앞에서 미국 자신이 고민하고 미국 자신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갈 출로를 새롭게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고 한 것이다

생존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갈 출로를 모색해야한다는 말이 유독 꽂혔다.

더 꽂히는 것은 많아

뭔데

장쾌한 메아리는 이 시각도 전 세계를 뒤흔들며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어

멋있다

그치, 그 무슨 싯구 같지? 화려한 싯구라니까

"외교적 수사인 게여. 선동한다고도 할 수가 있지"

"아녀 그건 싯구도 수사도 아니여. 선동도 아니구"

"그럼 뭐여?"

"팩트야"

니 시방 북한을 고무찬양하고 있다는 거 알어? 자기검열 잣대를 버려버리기라도 한게야?”

지랄 마. 팩트라니까

 

짧은 치마를 입은 도우미의 엉덩이를 툭 쳐 양주 한 병을 더 주문하고 있는 녀석에게 넌지시 물었다.

근데 왜, 괴물이야?”

까놓고 얘기 함 해보자구. 이때까지 정상적인 나라치고 지금의 북한처럼 국제적으로 강력하고 전면적인 제재와 압박을 받아본 나라가 있었어? 그것도 60년이 넘어. 인류사에 없었어. 북한이 정상이라면 이미 오래 전에 망했어야 했어. 근데 멀쩡하쟎여. 그래, 괴물인게야

 

맞는 말일지도 몰랐다. 냉철하게 접근하면 쓰러지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이 아니었다. 버티는 것만 해도 경이로운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북한은 쓰러지지도 않고 버티고만 있는 것도 아니고 외려 미국한테 치명적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쉼 없이.

성명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이 유엔을 동원하여 주도하고 있는 그 사상 최대.최강 제재와 압박에 대해 북한은 화성-10호로 대답을 해버린 것이다. 그것은, 현대전을 아는 군인이라면, 아니라도 세상 돌아가는 것을 조금이라도 아는 전문가라면 경악을 하면서도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멋있는 말은 더 있어

짖어 봐

오늘의 세계정치는 강자들의 무대이며 가장 강력한 언어는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이다 라는 것이 그것이여

맞는 얘기쟎여

그치? 니도 자기검열잣대를 버렸군

 

근데 화성-10호가 무섭기는 한게야

알려진 것만 해도 200기야, 발사대는 50대고

직접 봤어?”

미국 놈인 브루스 벡톨이 한 얘기야

벡톨은 미국의 국제한국학회 (ICKS) 회장으로 꽤 명성이 있는 대북전문가다. 미 국방정보국 (DIA)과 합동참모본부의 동북아담당 분석관, 미 해병대 지휘참모대학 교수를 거쳐 지금은 현재 텍사스의 안젤로주립대에서 동북아 안보 문제를 다루고 있는 전문가인 것이다.

벡톨은 5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서 "무수단이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실전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핵탄두를 장착한 무수단 6기를 괌을 향해 동시에 발사했을 때 5기를 공중에서 타격하고 1기만 떨어진다 해도 적어도 8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끔직한 말을 했다.

 

“6대 중에 5대라. 84%나 명중률이 있다고? 그거 개뻥 아니야?”

북한 과학기술 영역에 대한 전문가인 강호제박사가 지난 3일 인터넷 언론 <민플러스>에 글을 기고해서는 이번 화성10호발사시험에서 북한은 대기권재진입 기술은 기본이고 여기에 대기권을 벗어나서 움직이는 방법 그리고 재진입 이후 조종법까지도 시험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방법을 미국은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미군이 가지고 있는 레이더의 탐지범위는 대부분 500km 수준이고 X밴드 레이더 정도가 되어야 1000km를 겨우 넘어서는데 북한의 최신 로켓을 효과적으로 탐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마하10을 훌쩍 뛰어넘는 화성-10의 속도는 마하3~5, 더 빨라야 마하7인 미사일이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강 박사는 덧붙혔다.

그렇기는 해

 

성명은 미국에 강력하게 경고를 하면서 동시에 특별하게 요구까지 하고 있었다.

화성-10의 대성공은 대세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미국과 박근혜패당에게 달라진 상대의 전략적 지위를 똑바로 보고 오늘의 중대시점에서 바른 선택을 하라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엄숙한 경고라고 일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성명은 우리를 대하는 미국과 주변나라들의 전략적 시각과 정책방향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까지 했던 것이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뭐여

간단해미국한테 근본적으로 달라진 자신의 전략적 지위와 정세변화의 본질을 바로 보고 늦기 전에 현명한 선택을 하라는 거야. 한대 얻어 터지기 전에 대화에 동작 빠르게 나오라는 것이지

협박이구먼

협박은 미국한테만 하지 않아

미스박한테도 했다는 거여?”

최후통첩을 이미 여러 번 보냈다면서 말야 과거를 불문하고 조국통일과 민족의 운명개척을 위해 동반자로 불러주며 통일의 력사를 새롭게 쓰자고 내밀어준 선의의 손길을 잡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차례진 운명전환의 기회마저 영영 사라져버린다는 충고를 깊이 새겨듣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 거여

말이기는 해도 무섭네. 진짜 협박이네

괴물의 특성이야

듣고 보니 괴물이 맞네

 

북한은 성명에서 핵을 핵보검이라고 표현했다. 핵보검이라고 한 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핵보검에 주체적이라는 말까지도 앞세웠다. ‘주체적 핵보검이라고 한 것이다

설명이 없어도 금새 이해되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성명은 깨알 같으면서도 뼈대만 간추린 설명을 친절히 보태주었다. ‘민족의 존엄과 운명을 사수하며 나라의 통일과 평화번영의 휘황한 미래를 열어나가는데에서 결정적 조건이 주체적 핵보검이라고 한 것이다.

 

녀석이 그날 고급진 그 술집으로 나를 불러내 내내 사용했던 괴물이라는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

괴물하면 떠오르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봉준호가 만든 영화 괴물이 그 하나이고 투수로 한창 잘나가던 때의 류현진의 별명인 괴물이 또 하나였다.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중요하지 않아서였다. 내게 중요한 것은 술자리가 끝날 때 쯤 끈도 없는 신발을 오래 신으며 녀석이 술값을 낼 수 있는 시간을 잘 보장해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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