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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오바마는 왜, 성김 대북특별대표를 잘랐을까?

by 전선에서 2016. 5. 30.

오바마는 왜, 성김 대북특별대표를 잘랐을까?

<분석과전망>북미핵대결전의 새판, 비핵화를 자르고 비확산으로

 







 

미 오바마정부가 최근,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필리핀대사로 지명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오바마정부가 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완전히 접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럴듯하다. 하지만 지엽적인 분석이다. 더 나아가면 본질을 오도하는 분석일 수도 있다.

 

북핵정책을 총괄하는 인사인 김 대표를 물러나게 한 것은 이후 북미대화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맞다. 6자회담 차석대표였던 시드니 사일러 국무부 6자회담 특사를 지난해 하반기 국가정보국(DNI)으로 원대복귀시킨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성김을 사일러에 이어 북핵문제 담당 자리에서 뺀 것은 이와는 다른 중요한 정세적 함의를 담고 있다.

 

"북한에는 핵기술을 확산시킨 과거가 있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2NHK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다음날 베트남을 방문해 미국과 베트남이 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대량 살상무기 수출 등 북한의 확산 행위 차단에 협력하기로 했음을 발표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 역시 북한의 핵확산이 아태지역에서 최대의 위협이라는 말을 했다.

 

이는 오바마정부의 북핵문제접근법이 비핵화에서 비확산문제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획기적 변화다.

 

비핵화가 물러가고 그 자리에 비확산이 부각되고 있는 이러한 정세변화는 미국의 의도가 아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발사 시험을 해 미국을 비롯해 반북적인 나라들을 경악시켰다.

SLBM은 핵무기 소형화의 완성이다. 결정적으로는 핵강국들이 구사하는 현대핵전략의 정점이다.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것이자 선제핵공격을 무력화하는 것이 SLBM인 것이다.

 

북한은 이어 올 164차핵시험을 한다. 수소탄시험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능력고도화는 여기에서 멎지 않는다. 4번째 인공위성발사에 성공한다.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발전을 보여주는 것으로 고체연료를 비롯해 대출력 로켓엔진 그리고 대기권재진입 기술까지도 선 보인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관련하여 가장 정점을 차지하는 정세는 북한의 이번 제7차노동당대회다.


북한은 당대회를 통해 핵보유국을 확정하고 핵경제병진노선을 당규약에 명시해 핵미사일능력고도화를 지속할 것임을 밝힌다. 또한 북핵3원칙을 천명한다. 북핵3원칙은 비확산 그리고 핵군축 의미인 세계비핵화를 담고 있다.




 


이것들은 북핵문제를 비핵화 문제에서 비확산 문제로 전환시켜내는 동력이 북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에 있는, 합리적인 대북전문가들은 물론이고 핵과학자들이 공히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자 현실이다.

 

세계적인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가 이른바 3No원칙 제시를 통해 미국이 북핵문제를 비확산문제를 중심으로 틀어쥐어야한다는 주장을 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 대 한미연구소선임연구원,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장관 등 많은 대북전문가들로부터 동의를 받고 있는 북핵접근법이다.

 

지난 426~27일 미국 워싱턴 정가의 정치·외교 정보지 <넬슨 리포트>을 발행하는 크리스토퍼 넬슨 편집장을 비롯한 미국 측 인사들이 한국에 왔었다. 이들은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비핵화에 초점을 둔 미국의 기존 북핵 정책을 비확산으로 변경할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처럼 북핵접근법으로서 비핵화는 지고 비확산이 부상하고 있다.

 

성김 대북특별대표도 사일러 6자회담 특사도 북핵문제의 범주에서 다들 북한의 비핵화문제를 다뤘던 인사들이다. 북핵이 비핵화에서 비확산으로 바뀌고 있는 정세국면에서 성김이나 사일러는 이제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이다.


결국 오바마대통령이 사일러에 이어 성김을 북핵문제에서 손을 떼게 한 것은 북한문제가 비핵화에서 비확산문제로 전환되고 있는 정세변화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현상이다.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비핵화가 비확산으로 바꾸어지고 있는 것은 북미핵대결전의 새판이 짜여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핵화문제는 북한의 핵을 인정을 하되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비확산문제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야만 성립되는 문제다.


이후 미 대통령에 힐러리와 트럼프 중 누가 되든 상관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새로운 북미대결전 구도다. 북핵문제 관련 오바마정부 8년이 남겨준 결과다. 그 누구 그 무엇에 의해서도 차치나 부정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되면 북미정상회담을 하겠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주목할 만하다. 힐러리 측에서 말하는 위험한 돌출발언으로만 볼 수 없다. 북한 고위외교관들이 말하는 선거용으로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의 핵미사일능력고도화가 불러들인 정세변화에 나름 조응하려는 미국의 현실적이고 합리적 태세인 것이다.

 

11월에 새로 나오게 될 미 대통령은 성김이 나가고 비어있는 그 자리에 비핵화가 아니라 비확산을 담당할 인사를 앉히게 될 것이다.


정세의 추이를 잘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조언을 할 수가 있다.  미 정부관리로 수차례 방북을 해 북미핵대결전에 관여를 했고 북핵문제 전문가로서 명성은 물론 실력까지도 출중하게 갖추고 있는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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