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분석과 전망

북미대결전 종식국면으로 진입하려는 미국의 태세

by 전선에서 2016. 5. 7.

북미대결전 종식국면으로 진입하려는 미국의 태세

<분석과전망>북미평화협정을 갖고 방한한 클래퍼 DNI국장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DNI)4일 방한을 했다.


클래퍼국장은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등 미국 내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고 있는 미국 최고정보기관의 수장이다. 버럭 오바마 대통령과는 매일 아침 독대를 한다.

그가 우리나라에도 유명해진 것은 지난 2014118일 북한에 억류 중이던 케네스 배와 토드 밀러를 데리고 갔던 인사여서다.

 

그런 그가 방한을 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세계 뉴스거리로 충분하다. 그 정치적 비중에 맞지 않게 왁자하지는 않다. 비밀방한이어서다.

 

그는 왜 왔는가

보도에 따르면 현 시기 북미대결전 정세 그리고 그와 관련된 현안을 한국에 알려주기 위해서다.

 

·미 평화협정 협상과 관련한 한국 측의 입장을 여러 경로로 타진했다

정부고위당국자가 언론에 흘려준 얘기다.

 

획기적이다. 대단한 변화의 징후다.

그동안 미국은 북미평협에 대해 버티기를 지속해왔다. 북미평화협정에 한반도 비핵화를 연동시키는 이른바 선 비핵화 후 평화협정이라는 입장을 견지한 것이 그것이었다. 곳곳에서 나오는 비판을 감내하면서다. 많은 전문가들이 나서서는 그것은 북핵접근법도 평화협정 접근법도 아니라고 공격을 해댄 것이다. 맞는 비판이었다.

 

평협문제에 한반도비핵화를 결부시킨다는 것은 사실, 성립이 안된다.

 

평협문제와 북한비핵화는 범주가 다른 문제이다.


평협문제는 우선,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법적 제도적 측면의 문제다. 정협을 전쟁을 멈추게 하는 데에서 전쟁을 끝나게 하는 종전선언으로 나아가게 해 결국에는 평화체제를 법적 제도적 차원에서 마련하는 문제가 평협인 것이다.

평협문제는 다음으로 안보적 측면에서 한반도에 상존하는 정치안보적 위기를 해소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조성하는 문제다.

평협문제는 이어 민족적 측면의 문제다. 평협문제는 종국적으로는 우리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을 평화적이고 민족대단결적인 방식으로 성취하는데서 요구되는 관건적 조건인 것이다.

 

하지만 북핵문제는 이와는 다르다.


북핵문제는 초기시기에 북미 간 문제로 출발한다. 북핵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은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의 대북핵위협이다. 미국의 핵위협에 맞서는 북한의 사활적인 문제가 북핵문제였던 것이다.

 

하지만 북핵문제는 현 시기에 와서 그 성격이 획기적으로 변화된다. 성격변화의 결정적 동력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고도화다. 수소탄 시험과 인공위성 발사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 핵소형화와 대출력 로켓엔진, 고체연료 그리고 전략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발사시험 등으로 구성된다.

 

북핵문제의 성격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는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저지하려는 미국과 여기에 적극 동참을 하는 중러에 의해 성립된 것이다. 특히 이번 유엔의 대북제재는 역대 최대 규모 최강의 강도였음에도 중러는 기꺼이 동참을 한다.

 

중러가 유엔대북제재에 동참한 것은 미국과 함께 유지하고 있는 핵기득권체계인 비확산체계가 북한의 핵미사일무력에 의해 위협당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오 준 유엔대사가 밝힌 견해와 입장이다. 34일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인터뷰에서였다. 독단적인 견해가 아니다. 미 워싱턴에 형성되어있는 합리적인 견해와 주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북핵문제가 핵강국으로서 핵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미중러와 핵강국을 통해 군사대국을 완성하려는 북한이 서로 대결하고 갈등하는 세계문제로 그 성격이 확장되었다는 것을 정확히 보여준다.


결국, 북핵문제의 본질은 지금에 와서는 핵강국의 핵기득권체계인 비확산체계를 유지하려는 미중러와 이를 깨려는 북한과의 대립인 세계문제인 것이다.

 

이처럼 평협문제는 한반도문제이자 조국통일문제이지만 북핵문제는 북미문제이자 세계문제다.

 

평협에 북핵을 연동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다.


북한은 4차핵시험이 수소탄 시험이라고 한 뒤 자신이 2016년 부로 양탄일성(원자탄과 수소탄 그리고 인공위성)의 나라가 되었다는 취지의 선언을 한다. 이에 대해 미국의 최고 대북전문가인 조엘 위트가 인정을 한다. 북한의 4차핵시험 당일 연합뉴스의 논평 요구에 대해 "충분히 수소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던 것이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사실상 양탄일성의 나라인 셈이다.

 

북한의 양탄일성이 현 시기에 갖는 가장 획기적 의미는 북한이 북미평협을 하기 위해 핵 폐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정해준다는 데에 있다

이는 단순히 북한의 입장문제가 아니다. 핵 폐기를 북미평화협정과 맞바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례도 없다. 카다피 시절 리비아가 핵 포기를 한 것은 리비아의 핵이 일천한 수준이어서였다. 이란 역시 핵능력이 높지 못하며 미국과의 협상내용도 핵 폐기를 한 것이 아니다.

 

평협문제와 북핵문제가 서로 다른 범주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것들을 억지로 연동시켜서는 선 비핵화 후 평협을 주장해왔던 것은 본질적으로는 미국 대북대결정책의 또 다른 표현이다.

 

클래퍼 국장이 북미평협문제를 가지고 방한을 했다는 것이 획기적인 이유가 이것이다. 클래퍼국장의 방한은 미국이 대북대결정책을 폐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쉽게 되는 문제도 하루아침에 될 수 있는 문제도 결코 아니다.

 

미국이 대북대결정책을 폐기하고 북미평협에 들어간다는 것은 세계패권전략의 수정 내지는 폐기를 의미할 수 있는 사변적인 일이다.

현 시기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은 오바마의 아시아귀환정책으로 외화되어 있다. 그리고 아시아귀환정책의 중추는 한미일3각동맹이다. 한미동맹은 물론 한미일3각동맹은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에 기초하고 있다. 평협과는 양립할 수가 없다.


대북대결정책 폐기와 평협은 동시에 미국의 한반도 지배체제인 분단체제가 끝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분단체제가 무력화되게 되면 7.4공동성명,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 온전하게 되살아나 조국통일의 길이 열릴 것은 필연이다.

 

북미평협은 물리적으로도 금새 되는 문제가 아니다.

1953년 북미 간 정전협정에 걸린 시간이 거의 2년이었다. 1973년 미국과 베트남의 평협도 미 국무장관 키신저와 월맹 정치위원 레둑토가 나서서 완성시키기까지 3년이 걸렸었다.

 

지난 3일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워싱턴의 한 토론장에서의 연설을 통해 지금은 비핵화에 집중할 때이고 평화협정 논의는 한참 뒤의 일이라고 했다.

이는 언뜻 보면 클래퍼의 북미평협 보따리와 충돌하는 것, 즉 정보라인과 외교라인이 갈등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니다. 이후 북미평협 논의의 속도나 내용을 규정하는 요인들을 드러내주는 것일 뿐이다.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과 관련한 논의를 할 경우 한국이 어느 정도까지 양보할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클래퍼 국장의 방한에 대해 정부고위당국자가 한 말이다. 가십거리이기는 하지만 문의라는 말이 눈에 띈다. 한미관계의 속성이나 역관계 상 문의라는 것은 없다. 외교적 수사일 뿐이다. 현실적으로는 통보. 앞으로 북미평협논의를 시작할 터이니 그리 알고 잘 처신하라고 통보를 한 셈이다.

 

물론 완결성을 갖는 대화일 리는 없다. 북핵문제 해결도 평협을 위한 것도 아닌 다만 북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의 속도를 조금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화일 것이다. 당장에는 5차핵시험을 막는 것에 그 방점이 찍혀있을 것이다

평협을 받는답시고 트랙 하나를 새롭게 운용할 것이고 동시에 북핵문제와 관련한 또 하나의 트랙인 기존 6자회담을 재개하려는 모색이 그 구체적인 상이다.

 

임기 말에 도달한 오바마대통령이 할 수 있는 대화의 최대치다. 클린턴 시절인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한 것과 같은 적극성을 띠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는 이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