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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안철수의 대권전략

by 전선에서 2016. 4. 16.

돌풍 그리고 '3지대신당론'과 신보수대연합

<분석과전망>안철수의 대권전략

 

 



 

122, 123, 38. 새누리 당은 괴멸적 타격을 입었고 더불어 민주당은 승리했으며 국민의 당은 돌풍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곧바로 레임덕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입들을 모았다. 문화일보는 참패 5의 맨 앞자리에 박대통령을 꼽으며 이번 선거를 박근혜 탄핵선거라고 했으며 민중연합당으로 노원에 출마했던 한 후보는 박근혜시대는 끝났다는 말까지도 했다.

 

새누리당이 분열 양상의 심각한 갈등에 휩싸이게 될 것도 번하다. 친박의 약화가 돋보인다. 유승민 생환 말고도 오세훈 낙선은 치명적이다. 친박이 대권후보 김무성을 비토하며 새롭게 띄우려던 대권주자가 오세훈이었던 것이다.

 

이와는 달리 더민주당은 제1당에 올라선 데 이어 특히 전국정당으로까지 성공함으로써 정권교체의 발판을 일정정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안철수에 주목했다. 국민의 당 돌풍에 대해 안풍이 다시 분 것이라고 했다. 틀리지 않았다. 총선 직후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오랫만에 2위로 올라섰다.

 

안철수의 성공인 것은 분명하다. 3당체제 구축이라는 안철수의 대권전략이 출발선을 뗀 셈이다.





 

안철수의 돌풍은 중원장악전략과 동교동계의 결합

 

안철수의 돌풍은 중원장악 전략 그리고 여기에다 동교동계의 생존욕을 융합시킨 결과였다.

 

한국정치사는 제3의 길을 시도했던 흐름들이 어떻게 명멸해갔는지를 세세하게 기록해놓고 있다. 안철수는 이를 모르지 않는다. 자신이 개척하려는 제3의 길이 강력한 대통령제 하에서는 존립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동교동계는 DJ부재 이후 몰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중이었다. DJ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한 것이 그 몰락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DJ정신을 그나마 계승한 곳은 이른바 친노다. 동교동계가 친노에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못한 것은 DJ정신이라는 대의에 충실할 대신에 권력욕만을 탐한 결과다.

 

동교동계는 상도동계가 하루아침에 사멸해버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사멸에서 그 사멸의 속도를 가능하다면 늦추고 싶은 생존욕을 당연하게도 갖게 된다. 정치적 입지를 개별적으로 연명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한광옥이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동교동계 집단이 그럴 수는 없었다.

 

안철수에게는 동교동계가 필요했다. 그리고 동교동계에도 안철수가 필요했다. 국민의 당이 만들어진 배경이었다. 중원을 두텁고 튼튼히 해보려는 안철수의 이해관계와 어떻게 하든 사멸의 속도를 늦춰보려는 동교동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지점에서 국민의 당이 나온 것이다.

 

안철수는 4.13총선의 기본목표를 3당체제 구축으로 설정하면서 여기에 밀접하게 결부시킨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더 민주를 많이 떨어지게 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안철수가 더 민주의 야권연대를 거부했던 결정적 이유였다. 수도권에서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는 개별의원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번복시켜버렸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철수가 바랬던 더 민주의 약화는 없었다. 오히려 문재인은 승리했다. 야권에서 대권주자를 쥐기 위해 문재인을 약화시키려던 안철수의 애초 구상은 상당히 틀어진 셈이다.




 

안철수의 대권전략 3지대 신당론

 

국민의 당 돌풍으로 3당체제 구조는 안착되고 또한 일정기간 지속되게 될 것이다.

 

선거를 통해 3당 체제가 구축된 것은 20년 만의 일이다.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는 그동안의 양당체제가 갖는 극한 대립과 비효율을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캐스팅보트'의 위력이라고 했다. 과거 양당 체제에선 없었던 완충 역할을 함으로써 각종 현안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목해야될 것은 다른 것에 있다. 3당체제가 이후 전반 대권구도와 맞물리며 정치 재편의 동력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더 민주가 야권 재편의 필요성을 또 다시 들고 나올 것은 당연하다.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재통합론을 앞세울 것이다. 정의당이 진보대통합을 접고 더민주의 왼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는 국면이다. 여기에서 국민의 당은 '확장론'으로 맞서면서 자신의 몸값을 불리는 데에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더 민주 발 야권재편 논의는 강하기는 하되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가 원하지 않아서다. 안철수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 이른바 3지대 신당론이다.

 

안철수는 그동안 '개혁적 보수''보수적 개혁'의 결합을 주창해왔다. 정치적 수사로 낡은 보수낡은 진보를 들고 나와 양측을 공격했던 이유다. 민주의 오른쪽과 새누리의 왼쪽을 겨냥한 것이었다.

 

3지대 신당론은 국민의 당이 총선에서 일으킨 돌풍에 기초하여 짜들어가려는 안철수의 대권전략이다.

 

신보수대연합 '3지대 신당론'은 허상일 수도

 

그러나 '3지대 신당론'이 현실화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원리적으로 그렇다.

 

중원은 회색지대다. 정치적으로는 기회주의지대다. 부동층 혹은 무당층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면서 계기가 주어지면 이동을 하게 된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몸값을 불려주는 곳이라면 중원은 그곳이 어디든 가리지 않고 간다

DJP에서의 김종필, 노무현정몽준연대에서 정몽준이 그랬다. 이인제에게서 확인되는 것도 그것이다. 박찬종 문국현처럼 동력이 쇠하면 갈수 있는 곳이 없어 소리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김종인이 총선 때 서울 용산 유세에서 국민의 당을 겨냥해 한국 정당사를 보면 3당은 결국 여당에 흡수되건 야당에 흡수되건 사라지는 것이 운명"이라고 했다. 김종인의 3정당 소멸론을 두고 총선용 정치공세로만 보는 전문가는 없다.

 

'3지대 신당론'이 쉽지 않은 것은 당장에는 야권재편이 더 이상은 어렵다는 현실과 결부되어있다.

 

더 민주는 최악의 야권분열에도 불구하고 정권심판론으로 새누리당을 괴멸적 참패로 몰아넣으면서 승리를 쥐었다. 이후 더 민주는 야성을 회복하면서도 수권정당으로서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중원확장력을 더 높혀내게 될 것이다.

 

특히 중원확장력과 관련해 더민주의 실력은 국민의 당 못지않다. 더민주에는 안철수와는 다른 방식으로 중원을 껴안고 있는 거물정치인들이 많이도 포괄되어있다.

애초 손학규다. 그리고 충청도에 튼튼히 기반하고 있는 안희정 지사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을 통해 '대구의 혁명' 혹은 '한국 정치의 축복'으로 불리워지며 급부상하는 김부겸 또한 있다.

 

결정적으로는 더 민주당의 중앙인 김종인이다. 김종인은 문재인이 분단체제의 특성상 개혁세력만의 단독집권은 어렵다는 현실에 기초해 마련한 탁월한 집권전략이다. 중원장악을 통한 집권전략인 것이다.

 

야권의 재편이 어려운 조건에서 3지대 신당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따라서 여권 재편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정권심판론을 정면에서 맞아 거의 초토화되다시피했다. 이는 새누리당이 이후 당권 장악을 둘러싼 친박과 비박의 쟁투가 사활적인 수준에서 벌어지게 될 것을 예고해준다.


공세는 김무성을 중심으로 하는 비박계가 쥘 것이다. 청와대를 향해 진박계 후보를 무리하게 세우려 했다는 것만으로도 쟁투는 치열해질 수 있다. 정권심판론을 받아들인 민심을 앞세우는 공격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김무성은 권력투쟁에 밀려났다가 생환한 유승민에 특별히 전략적 공을 들일 것이다.

 

비박의 공세에 맞설 인사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이 거론된다. 비박 수장 김무성과 친박 수장 최경환은 당내 갈등을 증폭시킬 것인가? 아니면 적정한 선에서 타협을 이루어낼 것인가?

 

타협을 한다면 비박은 새대표 최경환을 받아들이고 친박은 대권주자 김무성을 인정하는 것이 그 적정한 선이 될 것이다. 전략적 타협이다. 전략적 타협을 통해 외견상 총선 발 갈등은 봉합되고 권력재편은 마무리될 것이다.

 

물론 안정적이지 않으며 위험성 또한 다분하기도 하다. 최경환이 대표가 된다는 것은 대권주자가 김무성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으로 교체될 수도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무성과 최경환의 전략적 타협이 결코 쉬울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타협이 이뤄지지 못하게 되는 경우 새누리당은 분열을 피할 수가 없게 된다. 총선 전 야권분열에 버금가는 수준과 내용을 가질 수도 있다.

 




안철수가 가장 바라는 구도다. 이때 안철수는 유승민이나 김무성을 향해 나아가서는 연합을 시도할 수도 있다. 이른바 신보수대연합이다. YS가 걸었던 길과 유사하다. 안철수는 신보수대연합을 형성해 제 3지대에서 신당을 결성, 여권의 대선주자를 도모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안철수의 3지대 신당론은 안철수가 야권 대권주자가 되기 어려운 조건에서 여권의 왼쪽으로 그 영역을 돌려 제3의 대권주자가 되는 길이다.

 

이에 따르면 총선이 김무성, 김종인, 안철수 구도였다면 대선구도는 반기문, 문재인, 안철수로 될 수도 있다.

 

이렇듯 안철수의 중원장악론에 기반한 '3지대 신당론'은 새누리의 분열을 전제로 해서 성립되는 것인만큼 정치허상일 가능성이 높다. 돌풍 그리고 신보수대연합으로서의 3지대 신당론으로 구성되게 될 안철수의 집권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결정적 이유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쉽게 단정하지 못한다. 한국이 분단체제라는 것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나라의 자주성의 최고 표현인 군사적 자주권을 외국에 의탁해놓고 있는 현실을 강조한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을 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된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총선에서 발휘되었던 국민의 위대성에 의해서만 무력화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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