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북한만 남겨두게 된 미국
<분석과전망>이란핵협상 마무리 후,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화할 것인가?
“이제 북한 밖에 안 남았다”
미국의 대 이란 핵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말이다.
지난해 말 미국이 쿠바와 국교정상화에 합의한 것과 연동해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취임 하기 전 북한·이란·쿠바를 거명하며 '적과 대화'를 약속했을 때 사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핵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계’를 주창한 것 역시도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쿠바와는 정상화에 성공을 했고 이란과의 핵협상 또한 성과를 예고하고 있지만 북한과는 팽팽한 대립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북핵폐기로 일반화되어있는 북핵문제 해결은 사실상 요원해진 상태다. 그 때문이겠지만 6자회담의 전망은 그 어디를 뒤져봐도 밝은 징후의 자락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북핵문제 해결의 국제적 틀인 6자회담이 사실상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미국 곳곳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능력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북핵문제가 요원해진 것은 그러나 미국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다. 북핵문제가 핵폐기가 아니라 비확산으로 이미 그 성격을 바꾸고 말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그 정도로 북한의 핵능력은 발전해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 발전과 관련, 북한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이제 무의미하다. 그것은 반북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북핵문제가 풀리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무조건적인 대북대결정책의 후과라 할만하다.
돌이켜보면 무엇보다도 2012년 2·29 합의가 중요했다. 고위급 회담을 통해 핵시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잠정 중단한다는 것이 그 합의의 골자였다.
중요한 만큼 당시 미국은 그 2.29합의를 중시 여겼어야했다. 그 뒤 머지않아 북한이 자신들이 주장하는 '실용 위성'을 발사한 것을 문제 삼지 말았어야 했다.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무시하고 장거리미사일로 규정을 하고 대북제재를 가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과한 것이었다. 북한은 이에 대해 3차 핵시험으로 응수를 했던 것이다.
그 뒤 북미는 더 깊은 대결과 대립의 길을 걸어야했다. 그 대결과 대립의 과정은 다름 아니라 북핵 능력의 발전 과정이었다.
미국은 여전히 대북대결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그에 따라 미국은 북한에 대해 대화보다는 압박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 ‘전략적 인내’정책이 효용성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0년에는 북한이 최대 100개까지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미국의 심장부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다.
북한에서는 핵경제병진노선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핵강국으로 자처하며 핵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가운데 경제발전까지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핵경제병진노선은 2013년 3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것이었다. 그때 북한은 '핵무력 건설'과 '경제 건설'의 병진노선을 새로운 전략적 노선으로 채택하면서 세계를 향해 핵 억제력 강화로 안보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31일 북한은 핵경제 병진노선 채택 2주년을 맞아 병진노선이 북한의 평화와 번영을 이룰 길이라며 이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신문에 따르면 병진노선이 보장해준다는 북한의 평화 번영은 ‘미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 도발 책동을 짓부수게 하는’하는 평화이며 ‘조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유일한 출로‘로서의 번영이다.
북한이 핵능력을 크게 발전시켜놓고 있고 핵경제병진노선까지 채택하고 있는 상황은 핵 관련 미국의 대북협상력이 거의 상실되어버리고 말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는 '탐색적 대화'를 미국이 모색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이 현실성을 얻기 힘들어 보이는 이유다.
핵과 미사일을 둘러싼 북미대결전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북한은 언젠가는 붕괴하고 말 것이라는 오바마 대통령 그리고 전직 관료 크리스토퍼 힐 등이 했던 그런 언사는 어떤 경우에도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다. 공허함의 극치다.
공허한 말은 전혀 다른 내용으로도 나온다.
지난 3월 10일 미국 보수언론 워싱턴타임스(WT)가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비밀 회담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것이 그것이다.
빌 거츠 WT부장이 미 정부 취재원의 전언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결국 관계 정상화로 이어질 계획의 일환으로서 북한과 비밀회담을 갖기 위해 조용히 활동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버나뎃 미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곧바로 부인했다.
그런 부인이 아니어도 그 보도는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그 어떤 신뢰도 받지 못했다. 해프닝으로 혹은 ‘여론 선동’ 정도로 치부당하고 말았다. 감지되고 있는 미국 내의 기류와 조응하는 측면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한 주장이어서였다.
북한은 붕괴할 것이라는 언사나 북미수교를 위한 비밀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도 등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된 북한에 대해 미국이 그 어떤 협상력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들일 뿐이다.
어쨋거나 미국에게는 이제 적국은 북한만 남아있게 된 셈이지만 그렇지만 북한에 대한 미국의 협상력은 고갈된 상태다.
이러한 현실은 이란핵협상이 마무리 되는 것과 맞물려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지 않으면 안되는 구체적인 당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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