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군사훈련 중단, 그리 어려울까?
<분석과전망>광복 70주년에 떠올려보는 한미군사훈련과 북핵, 그 선순환의 추억
버락 오마마 미 대통령이 지난 22일 유튜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해 “군사적 압력은 답이 아니다”고 발언한 것이 북미군사대결전에서 미국의 패배를 인정한 것으로 되지만 지금 당장의 현실에서는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이 그렇게 묻고 당연히 특별한 눈길을 보내는 대목이 있다. 미국의 한미연합훈련이 다. 사람들은, 미국이 방어훈련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연례적으로 벌이는 한미군사훈련을 북미군사대결전의 가장 대표적 표현 중에 하나로 꼽는다.
지금처럼 한미연합훈련이 정세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각된 경우는 그리 흔치 않았다.
만일 미국이 일시적으로라도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게 된다면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까지도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은 가히 필연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9일 미국에 한미연합훈련과 자신의 핵 시험을 동시에 임시 중단하자는 요청한 사실을 공개했을 때 획기적으로 주목을 끌었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특히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최고위급회담을 언급하는 등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강조하고 난 뒤에 나온 것이라 더욱 그러했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과 핵 시험을 연동시키고 있다는 것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구실로 핵 시험을 하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미국이 곧바로 ‘암묵적 위협’이라고 발끈해 나선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문제를 오직 단순하게만 접근했을 경우에 도달할 수 있는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미국의 그 단순한 반응은, 서로 유기적으로 그것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런 저런 현실을 고찰해야지 무턱대고 형식논리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안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의 옹졸할 정도로 단순한 그 반응을 보면서 상기했던 것이 지난 1991년 말이었다.
미국이 전격적으로 한미군사훈련 ‘팀스피릿’ 중단 결정을 한 사건이다. 세계 3대군사훈련 중에 하나로 꼽혔던 ‘팀 스피릿’을 중단한다는 것은 세계를 주목시킨 일대 사변이었다.
다음해인 1992년 1월 7일, 부시 대통령이 그 내용으로 노태우 대통령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갖는다.
당연하게도 북한이 가만있지 않았다. 같은 날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협정에 가입해 핵사찰을 받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그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나왔다. 북핵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첫 공정이 진행되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남북 간에도 획기적인 대변화, 대변혁이 이루어진다.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된 것이다.
북핵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이 그릴 수 있는 선순환은 그렇듯 화려했다. 그때 많은 전문가들이 환하게 열리는 북미관계정상화의 경로를 보았다. 남북관계개선에 따르는 통일의 경로가 전망성있게 그려지는 것 또한 당연했다.
핵 시험과 한미연합훈련을 연동시켜 동시에 임시로라도 중단하자고 한 북한의 이번 제안은 이렇듯 지금 악순환되고 있는 북핵과 미국의 한미군사훈련의 관계에서 그 오래된 선순환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 것이다.
확대해석이겠지만 군사적 압박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마치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를 미리 깔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확대해석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992년 북핵과 한미군사훈련의 선순환이 곧바로 악순환으로 되돌려졌을 때의 암울했던 추억 또한 생생하기 때문이다.
그해, 우리나라의 대선 두 달을 앞둔 시점에서 미국은 급기야 훈련 재개 결정을 하고 말았다. 우리정부가 요청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형식일 뿐 그 자세한 경위나 배경이 밝혀진 것은 없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듬해인 19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을 했다. 정세는 전쟁접경을 넘나들었다.
광복 70주년이 되는 올해 2015년, 북핵과 한미군사훈련은 여전히 악순환을 지속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선순환의 추억을 다시 한번 현실화할 것인가?
오직 미국에 달려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미군사훈련이 결정하게 되어있는 것이다. 수위를 최하에 묶어두고 규모는 최소로 하여 언론에 대서특필되지 않는 낮고 조용한 방식으로 하는 이른바 ‘로우 키(Low-Key)’에 대한 기대까지도 나온다.
'분석과 전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화가 아니라 대결 (0) | 2015.02.01 |
---|---|
북미대결전의 한 축, 북러군사협력강화 (0) | 2015.01.31 |
대북대결적인 남북관계개선사업 (0) | 2015.01.30 |
대화, 물 건너갈 것인가? (0) | 2015.01.29 |
5.24조치를 둘러싼 남북대립 (0) | 2015.01.29 |
북한의 핵 시험과 북러정상회담 (0) | 2015.01.25 |
‘전략적 인내’ 정책 파산의 뒷 풍경들 (1) | 2015.01.24 |
오바마, 북미군사대결전 패배 인정 (0) | 2015.01.24 |
이산가족상봉 대 5.24조치 (0) | 2015.01.23 |
패권몰락-북러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이 미국에게 차려줄 것 (0) | 2015.01.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