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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대화, 물 건너갈 것인가?

by 전선에서 2015. 1. 29.

대화, 물 건너갈 것인가?

<분석과전망>남북 간 비방 가열 그리고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






 

북한이 대남비판을 갈수록 높이고 있는 가운데 영변 원자로도 재가동시키는 등 남북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가 물 건너가고 긴장과 대립의 악순환이 또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가얼되는 남북 간의 비방전

 

북한의 대남 비판은 이른바 종북몰이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28일 노동신문을 통해서였다.

 

신문은 우리정부가 재미동포 신은미씨를 강제출국시키고 희망정치포럼 황선 대표를 구속한 것을 '광란적인 종북 소동'으로 규정하고는 "조국통일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우리 공화국과 결부시켜 가혹하게 탄압하는 종북 소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비판을 날렸다. '겨레의 통일 염원을 짓밟는 종북 소동'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이어 29일 우리정부가 5·24 조치의 해제를 거부하고 있다며 “'전제조건이 없는 대화''대화를 통한 해결' 운운"하는 것을 "심각한 모순"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5.24조치와 이산가족상봉문제를 연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이 지난 26일 북한이 대화에 조건을 달아서는 안되며 남북 간의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한다고 한 것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대결의 빗장을 벗겨야 협력의 문이 열린다'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글은 "5·24 조치의 골자는 한 명의 인원, 의 물자와 한 푼의 자금도 북에 흘러들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수백 명의 인원이 오가는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이 어떻게 진행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북한의 대남비판공세는 한미 합동군사연습에 대해서도 나왔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은 '아직까지 외세의 민족이간책동에 놀아나는 것은 수치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은 외세와 함께 벌이기로 계획한 '키리졸브', '독수리',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을 무조건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조건이라는 말에 실려 있는 무게가 남 다르다.

 

이것들은 북한이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내건 한미 합동군사연습과 대북전단 살포 중지, 5·24 조치 해제 요구에 대해 우리 정부가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적극적인 비난전이다.

대남 비판은 29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보도가 그 정점을 찍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 대한 비난이었다. 윤 장관이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15 한국의 밤' 행사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남북관계의 '암 덩어리'에 비유하며 비핵화가 평화통일의 전제조건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문제를 삼은 것이다.

 

현재 남북관계가 '대화냐 대결이냐'의 엄중한 기로에 놓여 있다면서 "이런 때에 도발적인 망언을 늘어놓는 것은 북남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몰아가려는 흉악한 속심의 발로"라고 윤 장관을 비난한 것이다.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망발

윤 장관의 발언에 대한 이 규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단순한 반발로는 보이지 않는다. 결코 예사로울 수 없는 사태진전인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이후 눈에 띄게 대남 비난을 자제해왔던 것이 현재에 이르러 마침내 종료되고 만 것이다.

 

북한 영변 5MW 원자로 재가동

 

종료된 것은 더 있다. 북한 영변 5MW 원자로 가동중단이 그것이다.

 

북한 영변 5MW 원자로. 1985년에 가동을 시작한 북한의 대표적 핵 시설이다. 북미핵대결전에서 중심을 구성한다. 1994년 북미제네바 합의에 따라 그 가동이 중단되면서 일약 세계적 이름으로 떠올랐었다. 20022차 핵위기가 발생하자 재가동된다. 그렇지만 3년 후 20059.19 공동성명이 나오자 다시 가동 중단되었다.

 

이처럼 영변 원자로는 핵을 둘러싼 북미대결전의 추이를 그대로 직접 반영하는 가장 대표적인 실체이자 또한 상징이다.

 

20138월 말부터 다시 가동되었다가 작년 8월 말에 중단되어 12월 중순까지 이어졌던 영변 원자로가 5개월 동안의 그 가동중단 상황에 종지부를 찍고 또 다시 재가동되고 있다는 것은 당연히 주목될 수밖에 없다.

 

북한 영변 5MW 원자로의 재가동을 알려준 것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였다. 28일이었다. 상업용 위성사진이 원자로가 작년 1224일부터 올해 111일 사이에 새로운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영변 원자로 재가동이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은 북한이 지난 9일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핵 시험을 임시 중단하자는 대미 제안과 연동된다.

 

미국은 물론 곧바로 거절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북한의 제안과 관련된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보는 사람은 없었다. 북미 간에 물밑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북미 간에 기대할 만한 진전이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일각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 기대가 한갓 욕심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이 영변원자로 재가동이다.

영변 원자로가 재가동에 들어갔다는 것은 결국 북미 간의 물밑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도 무방하다.

물밑 협상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는 징후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을 물론 배제할 수 없다.

 

과연, 남게 될 것은 전과 다름없는 북미 간 대립과 갈등이며 남북 간의 대화를 둘러싼 성과 없는 공방이고 말 것인가?

 

기대를 가질만한 여지, 갈수록 엷어지고 있다. 불안하다. 그렇지만 누구도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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