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땜에 멍든 마음
권말선
친구들이 거리에서 꽃을 사고 있어
새빨간 장미꽃, 향기 그윽한 국화꽃
친구가 내게 꽃을 사라 해
사랑하는 네게 꽃을 주라 해
그럴까 잠시 생각도 했지
새빨간 장미꽃, 주황색 국화꽃
넌 어떤 꽃을 좋아할까
샐쭉한 표정으로 내가 말했어
며칠 전 다퉜어, 꽃 주기 싫어
친구의 한마디 나를 웃게 해
‘보라색 꽃 건네주며 말해
너 땜에 멍든 내 마음이야’
너 땜에 멍든 내 마음...
그냥 돌아가려다 한 다발 샀지
주황색 국화와 그 안에 보라꽃
네 책상위에 꽂아주며 말했지
너 땜에 멍든 내 마음이야
그리고 속으로 또 말했지
나 땜에 멍든 네 마음이야
보라색 꽃 시들면 바꿔주겠니
붉은 꽃으로 바꿔주겠니
화려한 장미 아니어도 괜찮아
수수한 진달래면 좋겠어
너 땜에 멍든 내 마음
나 땜에 멍든 네 마음
따뜻하게 감싸줄 사랑의 꽃
화려한 장미 아니어도 괜찮아
발그레한 진달래면 좋겠어
사랑이 꽃잎처럼 활짝 피어나는
내가 좋아하는, 네가 좋아하는
그 꽃이면 좋겠어
네가 있어 행복한 내 마음이야
'시::권말선 > 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작동화] 강현이의 풍선여행 (2) | 2014.10.29 |
---|---|
가을산책 (0) | 2014.10.28 |
괴물의 이유 (0) | 2014.10.27 |
농부의 곡괭이 (0) | 2014.10.24 |
다시, 정상회담을 꿈꾸며 (0) | 2014.10.20 |
세포등판 (0) | 2014.10.02 |
사잇길 (0) | 2014.09.25 |
빈 방 (0) | 2014.09.11 |
나이 (2) | 2014.09.03 |
100일, 광화문에서 (1) | 2014.07.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