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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북한의 '반미공조'에 발 맞추는 중국

by 전선에서 2014. 10. 27.


북한의 '반미공조'에 발 맞추는 중국

<분석과전망> 난관에 봉착하는 미국의 대북인권공세




 


미국의 대북인권공세에 대해 '반미공조'를 언급하는 북한


북한 국방위원회가 1026일 발표한 성명 <우리 공화국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극악무도한 인권소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다>를 보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인권문제를 구실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추구하는 불순한 침략공조를 정의와 진리의 반미공조로 철저히 짓부셔버릴 것"

 

여기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반미공조'라는 표현이다.

 

언론은 미국의 대북인권공세 그리고 그에 대한 북한의 반발에 대해서는 그 때 그 때 잘 보도를 해준다. 그렇지만 이와 관련된 다른 나라들의 반향은 취급을 잘하지 않는 편이다. 이로 인해 미국의 대북인권공세가 마치 국제사회의 대세인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3일 북한의 인권 유린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려는 국제적 움직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서였다.


미국의 대북인권공세에 반격을 가하는 중국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은 인권상황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화춘잉 대변인이 한 말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최근 유럽연합(EU) 등이 북한과 관련한 유엔 인권 결의안을 추진하는데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입장은 대북인권공세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에게 적잖은 타격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

 

화춘잉의 브리핑에는 이것 말고도 주목을 요하는 내용들이 적지가 않다. “우리는 평등과 상호 존중을 기초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인권 분야에 대한 견해차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한 결 같이 주장해 왔다고 말한 것이 그것이다.

 

'상호존중', '대화와 협력', 그리고 '견해차' 등의 표현이 주목해야할 대목들이다. 단순히 외교적 수사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들이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인권문제 언급에는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상호존중'은 찾아볼 수가 없다.

'대화와 협력'이 없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는 특히 지난 923일 존 케리 미 국무부장관이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그리고 탈북자까지 불러 뉴욕 맨해튼에서 '북한인권고위급회담'을 열었을 때 여기에 참석하겠다는 북한의 요구를 거부했던 데에서 대표적으로 확인된다.

 

이것들은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의 언급이 유엔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는 '인권'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대북인권 문제 취급을 두고 본질적으로 미국의 대북정치공세라고 보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견해차'라는 표현 역시 주목할 만하다. 화춘잉은 '입장차'를 말하지 않았다. '입장'은 그 전제로 '견해'를 필요로 한다. 견해가 먼저 서야 그에 대한 입장이 나오는 것이다.

화춘잉이 극복해야할 것으로 입장차가 아니라 견해차를 언급했다는 것은 따라서 북한인권문제 성립 자체를 부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것들은 화춘잉이 구사하고 있는 개념에 대한 단순한 해석의 문제가 아니다. 논쟁거리도 복잡한 것도 아니다. 매우 구체적인 정치무게를 갖고 있는 문제이다.

화춘잉의 입장은 대북인권결의안이 유엔안보리로 넘어온다 하더라도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밝힌 것으로 된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이 보아도 이는 명백히 미국에 대한 중국의 공세이다. 위협으로 볼 여지까지도 있다. 공세 내지는 그 위협의 수준 또한 심각하다. 미국의 대북인권공세에 대한 중국의 반격으로 분석해도 과하지 않다.

 

북한을 고립시킬 것을 목표로 구사되고 있는 미국의 대북인권공세가 중국에 의해 유엔안보리에서 거부되게 되었을 때 미국이 겪어야할 것은 '고립' 이 외에는 없다.

 

중국의 입장이, 안보리에서 거부될 수 있는 사안을 가지고 친미국가를 중심으로 국제적 흐름을 조성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에 찬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이러한 점에서 화춘잉의 발언은 북한인권문제를 놓고 미국을 정점으로 일본과 유럽연합 그리고 우리정부 등이 구성하고 있는 반북대열에 균열을 불러올 것으로도 보인다.

 

미국의 대북인권공세에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은 결국, 북한 국방위 성명이 언급하고 있는 '반미공조'에 대한 실체에 다름 아니다. 중국이 그 반미공조에 선두에 서는 모양새를 중국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후 우리정부의 입장에 변화는 있을 것인가?

 

중국도 반대해나서는 미국의 대북인권공세에 대해 우리정부가 이후 어떤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게 될지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할 것이다. 우리정부가 북한과 2차고위급접촉을 가질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 아래와 같은 북한 국방위 성명 내용은 참고할 만하다.

 

"사대와 굴종의 노예가 되여 인류공동의 원쑤인 미국의 추동질에 넘어가는 것보다 더 가련하고 불쌍한 일은 없다. 오늘은 비록 미국에 추종하여 일시 덕을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단 미국이 주린 상태에 들어가거나 심사가 뒤틀리는 날이면 승냥이의 그 마수가 자기에게 미친다는 것을 순간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통일뉴스 26일자 보도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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