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권말선
기억이 맴맴 돌아 날 듯 날 듯 나지 않을 때
집중력이 오래 가지 않아 읽다가 딴 생각에 산만해 질 때
자꾸만 게으름 피우고 싶을 때
너를 탓한다
술 마시면 졸릴 때
술 보다 잠이 좋을 때
네 핑계를 댄다
울퉁불퉁 살이 삐져나온 걸 확인할 때도
역시나...
부끄럽구나,
너 없으면 어쩔 뻔 했냐
예전엔 네가 많아지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했지만
이제는 지혜도 쌓이길 바라는
여유를 갖게 되는구나
좋은 것들은 잘 보듬어 키우고
나쁜 것들은 휘 휘 버려가며
더 따뜻한 사람으로
먹어갈 수 있다면
참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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